사순절과 한마음한몸운동
사순절은 성체성사의 신비와 깊은 연관이 있다.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그리고 부활과 떼어서 생각할수 없기 때문이다.
사순절은 회개의 기간이다. 회개는 근본적인 회심、즉 변화를 의미한다. 사순절의 변화는 빠스까의 신비 즉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의미한다. 죽음은 바로 우리를 내어주는 사랑의 아픔을 말하고 부활은 새로운 생명、새로운 삶을 의미한다.
사순절 첫째 주일에 우리는 세가지의 유혹을 묵상한다. 재물과 명예와 권력의 유혹이다. 세상이 추구하는 가치이다. 우리는 이를 거절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결단을 내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재물ㆍ명예ㆍ권력을 갖고 있다면 남을 위하여 내어놓고 남을 위하여 쓰도록 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이 결단이 쉽지는 않다. 그렇기에 이것이 우리가 죽어야 할 죽음이며、이것이 괴로운 십자가이다.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결단을 내렸다면 우리에게는 부활이라는 댓가를 받을것이다. 새로운 삶이다. 기쁨이요 희망이다. 「한마음몸운동」은 이렇게 작은 삶의 변화、작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실천하는 운동이다.
이제 한마음한몸운동은 지금까지 해온 운동의 추진방안을 한차원 높여서 추진해야 될 것이다. 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이 강화될것이며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성체대회는 한마음한몸운동을 통하여 지금도 우리 삶속에서 계속되고 구체화 되고 있어야 한다.
한마음 한몸운동은 1989년10월 서울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성체대회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시작한 한국형 신심운동이며 생활운동이고 일치와 평화와 사랑과 나눔의 운동이기에 한국교회의 핵심 신앙운동으로 지속돼야 한다.
일치는 그리스도의 유언
그리스도께서 짧으신 이 지상 생활에서 자신의 사명이며 소명으로 줄기차게 추구하셨던 바는 바로 하느님나라였다. 하느님의 창조사업의 완성이며、스스로 하느님과의 관계를 단절한 죄많은 인간을 위한 구원계획의 종착점이 하느님 나라라면 바로 일치는 이 하느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동시에 완성된 하느님 나라의 구체적인모습이기도하다.
그러기에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는 수난과 죽음의 길을 가시면서 일치를 위해 기도하셨다.
일치는 사랑으로 이루어진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일치를 이뤄가야 할 소명과 함께 사명도 받았다. 이를 이뤄갈 수 있도록 그리스도는 사랑의 계명을 우리에게 주셨다. 사랑의 계명은 이러하다. 첫째로、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둘째로、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 계명은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하느님을 사랑할때 이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성체성사는 일치와 사랑의 성사
성체성사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은 바로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이다. 이는 자신을 송두리째 내어주는 사랑이다. 그분의 몸을 먹고 피를 마심으로써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는 것이다.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는 것보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는 것이 더욱 큰 신비이다. 이것은 바고 우리가 그리스도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어 먹고 마심으로써 그리스도로 변화된 우리가 할일은 무엇인가? 다른 말로 성찬을 사는 삶은 어떠한 삶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내어 주셨듯이 우리도 우리자신을 내어놓는 일이다.
내어 놓는 삶인 이기적인 삶과는 정반대의 삶을 사는 것이다.
요즈음 우리는 신문지상을 통해 우리와 같은 그리스도를 믿는 개신교 형제들이 벌이고 있는 「사랑의 쌀 나누기」에 대한 소식을 듣고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성체성사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이러한 노력들은 비록 종파는 다를지언정 바로 하느님 안에서 우리 모두가 한형제자매라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말하여 주고있다.
또한 원불교에서도 1991년 내년부터 이와 유사한 운동을 시작할 계획으라고 한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고통받는 가난한 이들을 기억하고 힘자라는데 까지 나누어야 한다. 또한 사순절에 세계성체대회에 참석키를 그렇게 바라고 고대했던 북녘의 형제자매들을 기억하고 기도해야 한다. 우리 가정안에서 온 식구가 「한마음 한몸」이 될수 있도록 노력하자. 우리 본당공동체가 참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친교와 사귐을 사는 공동체로 변화되도록 조그만 희생을 바치도록 하자. 암담한 오늘의 현실에서 자유와 평화와 정의가 이루어질수 있는 작은 일들을 내 주위에서 부터 찾아 나서야겠다.
이러므로써 우리 가정、본당、사회、이 민족이 진정으로 주님안에서 하나될 수 있는 조그만 등불을 우리 모두 켜들도록 해야겠다.
(고침:지난주 3면에 보도된 사순절 특강 중 청담동본당주임으로 기재된 오태순 신부는 천호동본당 주임이므로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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