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 집안에서 태어나 1930년대 경제대공황을 겪으면서 가톨릭운동과 노동운동으로 일생을 보냈던 도로시 데이 여사의 전기 「잣대는 사랑」은 오늘날 현실과 논리의 틈을 그대로 둔채 현실참여를 기피하는 언론과 언론인의 찬피동물 같은 태도의 많은 생각을 품게하는 책이다.
대학시절 「노예를 돕기만 할것이 아니라 노예 제도를 없애려는 성인 등은 어디에 있는냐」는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의식에 눈뜨면서 대학을 자퇴, 사회주의 신문인 「부름」지의 무보수 기자로 뛰어들어 「현실참여」를 시작했던 도로시는 사회노예 질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사회개혁적 개혁론을 갖게 된다.
이러한 10대시절에 겪는 격렬하고 일면 거친 경험들이 도로시로 하여금 급진주의 신문기자가 되게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그녀 역시 어디까지나 감성 있는 여성으로서 임신에 대한 동경과 사랑ㆍ실연을 겪기도 한다.
과격한 노동운동가이면서 현실참여를 주장하는 신문인이면서도 연인의 배신에 울기도 했던 그녀가 진정한 내면의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은 딸을 갖고부터 신앙에 깊이 빠지고 나서였다.
도로시의 변화를 그린 전기에서 우리는 한 여인이 임신이라는 가장 인간스러운, 그리고 자연스러운 변화를 통해 보이지않는 신비의 힘에 대한 경외-그것이 바로 종교라고 해도 좋겠지만-에 의해 종교속으로 급속히 빠져들수 있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묘사해 보여주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 이후 그녀가 정열을 쏟기 시작한 일 「가톨릭 노동자」지의 창간과 노동자운동의 뿌리는 항상 가톨릭과 연계된 것이었고 새벽미사에서 자정의 기도 시간으로 이어지는 평화로운 신앙생활 그 자체였다. 신문일과 노동운동이 그러한 신앙을 기초로 한 운동으로 바뀌어지고 나서 그녀는 「내 구두는 먼지로 덮였고 구두뒷축은 땅으로 빠진다」고 썼을만큼 노동자의 현장과 현실속에 뛰어들어서 살아있는 노동운동ㆍ언론의 실천으로 일관했다.
만년에 그녀는 미국뿐 아니라 인도ㆍ동유럽ㆍ아프리카ㆍ러시아까지 두루 돌아가며 자신의 신앙과 노동운동을 실천해 나갔다.
월남전때는 반전운동을 벌이는 등 정치적 참여도 잊지않았으나 증손자를 보고난 노년에도 글을 계속 썼고 주제는 역시 「오 주여 저를 버리지 말아주옵소서」등 신앙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도로시라는 한 여인의 일생을 통해 의식이 성숙치 못한 시대의 어떤 과격한 의식도 종교라는 신앙의 여과기를 거치게 되면 보다 깊이있는 인생의 본질을 깨닫게 되고 실천적 행동속에도 신의 사랑이 깃들게되면 모든 삶의 가치와 기준의 잣대는 역시 신앙적 「사랑」이라는 「진실」을 깨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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