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리스도인의「가정공동체」가 어떻게 성찬의 신비를 생활화하고 또 삶을 통해 증거할 것인지를 묵상하기로 합시다.
제2차 바티깐 공의회에서『일반적으로 혼배성사는 미사 중에…집전해야 한다』(전례78)고 한 이유는 이 두 성사간에 깊은 관련성과 유사성이 있기 때문 입니다.
이 성사들은 여러 면에서 대조되는 특성들을 지니고 있습니다.우리는 성체 성사를 「사랑의 성사」라고 하고 본 혼배성사는 사랑하는 남녀가 결합해「한 몸」을 이루는 성사라고 합니다. 두 성사는 인간의 삶에 풍요와 일치와 성장을 가져다 주며 용서와 화해의 자리를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묵상은 세 가지 측면을 상호 대조하면서 하자고 합니다.
1、신비의 대조
성체성사는 예수님께서 당신이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십자가 위에서 희생 되시며 당신을 남김없이 우리에게 내어 주신 신비입니다.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음식으로 주시며 우리의 살과 피가 돼 주시므로 떨어질 수 없는 일치를 선사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밥이 돼 주셨습니다.
혼배성사는 그리스도인인 남녀가 창조주이시며 구원자시인 하느님의 뜻을 따라『서로 자신을 주고 받는 인간 행위로』(사목48) 성립되는 신비입니다.
이 신비를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사랑의 모형이며、당신과 교회와의 일치가 되는「신비체」의 상징으로 삼으셨습니다.
예수님이 당신의 신부인 교회에 당신의 신부인 교회에 당신을 온전히 내주셨듯이 부부가 유보 없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완전히 내어주고 또 그러한 상대를 받아들임으로 부부일신이 되며 취소 될 수 없는 일치가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는 파기 될 수 있는 조건부의 계약이 아니라 일생을 걸고 봉헌하는 약속입니다.
그러므로 두성자는 일치의 성사이며 생활의 성사라 할 수 있습니다.
2、긴장을 내포한 선물
성체성사를 합당히 받기 위해서는 마땅한 준비를 갖추어야 하지만 평생 완전한 준비를 갖출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실존입니다.
혼배성사를 앞둔 남녀도 최선을 다해 합당한 결혼식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요구하시고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시는 대로 거룩하고 합당하게 완전한 준비를 갖출수 있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결혼을 하는 사람들도 연정에서 부부의 사랑으로、부부의 사랑에서 부모의 사랑으로 성장 성숙하며 다른 성사의 힘으로 하느님의 은총과 도우심으로 혼배성사의 은혜와 신비를 살아내는 것이 아닙니까?
3、상징적 의미의 삶(성찬적 삶)
빵과 포도주는 인간의 노력으로 얻어진 것입니다. 빵과 포도주가 제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봅시다.
빵이 되기 위해서는 밀이 갈리어 가루가 되고 반죽이 돼 불에 구어져야 합니다. 포도주는 익은 포도알 들이 으깨지고 삭아서 괸 다음 익어야 됩니다.
밀알이 그대로 남아있고 포도알이 생 것으로 남아있는 한 예수 그리도의 몸과 피로 변할 빵과 포도주로 되지 않습니다. 하나의 빵 한잔의 포도주를 나누지만 그 빵과 포도주는 수많은 밀알들과 포도송이로 된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삶을 순교적「증거적」삶으로 표현하고 일상에서 겪는 시련을 빵과 포도주가 되는 과정에 비유한 가르침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줍니다.
하루를 이루는 삶의 번잡함、성격과 취미의 차이、직장과 반복되는 가사의 지루 함등 하루의 생활을 형성하는 요소들은 밀알 하나하나 포도송이 하나하나에 비 길수 있겠습니다.
이것이 서로 부딪히면서 어려움을 가져올 때 인내롭게 견디어 내면서 봉헌하면 부부의 하루 24시간은 하느님께 기도가 될 것 입니다.
이때에 가정생활 및 부부생활을 하는 이들이 어떻게 그리스도의 사제 직에 참여하게 되는지도 분명하게 되며 미사 중에 혼배성사를 봉헌하는 전례적 의미도 부각될 것입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가 로마인들에게 보내신 편지 말씀대로 시행하는、신정한 성찬적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이토록 크시니 나는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그것이 여러분이 드릴 진정한 예배입니다.
여러분은 이 세상을 본받지말고 마음을 새롭게하여 새 사람이 되십시어. 이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그분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를 분간하도록 하십시오』(로마12、1~2)
여러분의 가정이、여러분의 부부생활이 모두 성찬적 삶으로 꾸며지고 봉헌돼 참된 행복과 축복의 샘이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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