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사회 분야에 진출、전문직 혹은 일반직 근로자로서 그 위상을 정립해 나가는 것과 함께 가정에서 가사 노동을 하는 30~40대 여성들 중에도 무엇인가 자기 일을 갖고 싶어하는 주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자아를 찾기 위한 한 방편으로 부업을 갖는가 하면 각종 문화센터를 중심으로 한 취미활동 혹은 교회와 사회 단체에서 펼치는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생활이 안정되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서 주부들에게는 자신을 돌아 볼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가사 노동과 육아 문제로 인해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와는 달리 생활의 여유를 찾은 주부들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일터를 갖고 싶어 하지만 이를 수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무리가 따른다.
자신의 일을 갖고 싶어하고 일터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열려 있는 직업은 판매직이 대부분이어서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돈벌이보다는 성취감과 사회 참여란 측면에서 자신의 일을 찾는 많은 주부들이 실적을 요구하는 판매 경쟁에서 오히려 좌절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84년과 85년 주부사원 공채를 실시했던 D사의 경우 공채된 2~3백명의 주부사원중 대부분이 어렵게 구한 직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 주고있다.
반대로 유명 백화점, 방송국, 기업체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주부 모니터제도는 각광받고 있는 부업중의 하나로 꼽을수 있다.
10여년전부터 일부 기업체에서 운영돼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니터 활동은 시간에 구속받지 않고 가사와 사회활동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킬수 있어 중산층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한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고민을 들어주는 상담원(카운슬러)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상담원은 여러 방면에 걸친 상식과 풍부한 인생 경륜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경험이 있는 대졸학력 이상의 주부들에게 유망한 부업이기도 하다.
한국 카운슬러협회에 따르면 수료자의 75% 정도가 기업체 등에 취업했고 각종 상담소를 개설、봉사하는 경우도 있다.
경제적 목적뿐 아니라 봉사적 측면에서도 상담원의 활동은 늘고 있는데 가톨릭 사회복지회「나눔의 전화」에도 주부 상담봉사자가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부업등으로 인해 바깥일을 하는 주부들이 많아지면서 육아나 살림을 대신해 주는 일이 새로운 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많은 주부들에게 탁아사업은 좋은 일터인 동시에 봉사활동인 셈이다.
방문 탁아모·가정 탁아모 등이 맞벌이 부부가 많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탁아법을 개정、육성하고 있어 그 전망은 밝은 편이다.
탁아모는 현재 한국 평생교육 기구, 기독교방송 문화센터, 평화방송 문화센터, 서울 YWCA, 여성 개발원 등에서 1~6개월의 교육을 받은후 활동 할 수 있다.
기독교 방송 문화센터에서 탁아 교사교육을 받고 있는「한마음 놀이방」을 운영하고 있는 박영순씨는『내 아이를 기른다는 마음으로 맡겨진 아이를 돌본다』면서 『육아에 대한 신념만 있으면 놀이방은 가정에서 집안일을 하면서 운영할수 있는 좋은 부업』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부들이 각종 부업을 통해 아자실현을 추구하는가 하면 취미생활을 통해서도 끊임없이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언론사와 백화점이 부설로 운영하는 문화센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여가활동도 다양하다.
최근 주부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은 노래부르기, 볼룸댄스, 어머니 영어, 서예, 지점토, 소설 작법, 염색공예 등.
노래부르기, 볼룸댄스 등은 단순회 즐기기 위한 취미 생활로 인기가 높은 반면 서예, 지점토, 공예, 염색공예, 도예, 아트 플라워 등 공예부문은 부업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이러한 취미생활과 더불어 많은 주부들이 교회 및 사회단체의 봉사활동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서울 시내 많은 본당에서 활용하고 있는 주일학교 어머니교사가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어머니교사는 이미 자녀양육을 통한 풍부한 경험과 사회 가정적 경험을 토대로 교리교육 생활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장점이있다 .
나아가 교육학을 전공했거나 아동 청소년 문제에 관심있는 주부신자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시켜 주일학교 전문 봉사자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덕동본당 주일학교 교감 이인숙(베로니까)씨는『전직교사였던 자신의 탈랜트를 주일학교를 위해 쓸 수 있어 기쁘다』면서『아이들이 성장하고 나니 성당의 봉사활동에도 큰 무리는 없다』고 강조、교회내 모든 분야에서 자신과 같은 전문인의 활용이 보다 활발해지기를 바랐다.
주일학교 교사뿐 아니라 본당에서 개발하기에 따라 여성인력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문제에서부터 장애자, 어린이, 청소년, 학생, 노동문제, 각종 가정 문제 등 각 분야별로 유휴 전문 여성인력을 결집시켜 활용한다면 교회는 지역 사회속에서 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같은 여성인력의 활용을 통해 일하고 싶고 봉사하고 싶은 여성들의 강한 욕구를 해소、여성문제 해결에도 성큼 다가 설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