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신학 각론에서 현재까지는 한 인간이 하느님 앞에서 그리고 자연 속에서 자기의 삶을 영위하는데 요청되는 원리와 원칙에 관한 윤리성을 살펴 보았다. 이제 세번째로는 한 인간이 같은 인간인 이웃과 함께 살아가면서 형성하고 유지해야 할 삶을 중심으로 보게 된다. 이는 곧 이들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윤리적 원리와 원칙을 살펴보는 부분이다. 이는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구별하여 생각할수 있다. 하나는 한 개인과 이웃의 관계를 중심으로 고찰하는 것이고 다른 한부분은 사회성을 지닌 인간으로서 의무와 책임이 드러나는 사회성의 윤리이다.
대인윤리의 원리
윤리생활이란 실제로 대인관계에 기초를 두고 있다.모든 윤리성은 어떤 모습으로나 인간 상호관계에서 싹트고 유지되고 완성된다. 동양의 윤리규범이라고 하는 삼강오륜도 결국 인간관계의 기본을 천명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이웃」은 과연 누구이며 그 이웃에 대하여 서로간의 의무와 권리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를 원리적으로 살펴보고 중요한 항목을 몇가지 다루어 보고자 한다.
1,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이웃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하는 하느님 계명을 실천하기 위하여『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반문하는 율법교사에게 예수님은 사람들 중에서 『이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모든 이가 이웃이며 각자는『이웃이 되어야 함』을 설교하였다(루가 10, 25~37). 대인관계의 윤리는 결국 자기와 이웃의 영육간의 생명을 유지하고 돌보는 원리와 원칙이라고 하겠다.
가, 인간은 누구나 서로 이웃이다 : 누구나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을 지니고 태어난다. 따라서 존엄성과 평등성에 기초를 두고 인간은 누구나 서로 이웃이 되는 것이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만민을 위해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심으로 인류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 한 형제로 불리웠다.
나, 인간은 누구나 이웃을 위해 봉사할수 있을때 그 성숙이 드러난다. 인간은 각자 자기의 재질과 성품을 타고 나지만 그 활용은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고 사회를 위한 역할이고 소명이며 책임이여야 한다. 능력있고 소질이 있는 사람일수록 타인을 위해 활동하고 봉사하도록 되어 있다. 부모나 선생이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봉사자들이듯.
다, 아무도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인간은 하느님을 닮은 존재이므로 「이웃」을 통해서 하느님을 만나게 되며 (1요한 4, 20~21)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에게는 이웃이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성사적 존재이다.
2, 만남의 원리
인간은 이웃을 통해 하느님을 보고 사랑하는게 된다. 그러므로 이웃을 만남에 있어 다음과 같은 정신을 지녀야 한다.
가, 위격적 만남이어야 한다. 인간은 대화적 존재로서 서로간의 인격의 존중과 사랑의 기초에서 만나야하고, 이때 이웃 사랑은 곧 하느님께 대한 사랑으로 승화된다.(마태 25, 31~46)
나, 이웃 사랑은 하느님 사랑의 반영이어야 한다. 인간의 사랑은 욕망이나 이기심에 지배되기 쉬우므로 하느님을 기초로하여 사랑해야 한다(l요한 4, 8.16). 그리고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사랑 예수그리스도처럼 살아가야 사랑은 완성된다(1요한 4, 17).
다, 형제적 사랑으로 서로 받아 들이고 진실하게 끝까지 받아들여야한다(로마 12, 9~21:13, 8~10). 사랑은 해보는것이 아니고 하는 것이다. 사랑하는것이 의미다.
라, 이 사랑은 구체적이고 실천적 사랑이어야 한다(1요한 3, 11~18:야고 1, 22..2, 14~16) . 실천이 없는 이념적 사랑이란 공허할 뿐이다.
대인윤리의 실천
1, 기도하는 자세
인간의 관계가 하느님을 닮은 존재로서의 관계이고 성사적 관계의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 기도에 기초를 두고 있어야 한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하여 사람이 되신 예수님은 인간을 위하여 기도하셨고 또 함께 기도하자고 우리를 기도에 초대하셨다. 그분을 따르는 그리스도인들도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하고 함께 기도해야 한다. 이 기도에는 아무도 제외시키지 말아야 하며 제외시켜서도 안된다. 성금요일의 신자들의 기도에서 이 정신은 잘 드러내고 있다.
2, 착한 표양
예수님은 우리에게 모범을 남겨주시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셨으며 바울로 사도는 『내가 그리스도를 본 받듯이 여러분은 나를 본받으시오』 (1 고린 11, 1) 하셨듯이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본받고 이 세상에서 볼수 없는 그리스도를 이웃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며 (1요한3, 22~24:요한 14, 15) 자선을 베푸는 것으로 성취된다(마태 25, 31~45).
3, 형제의 충고
각자는 자기 몸을 돌보듯 이웃을 돌보아야 한다. 이 의무는 적극적 사랑뿐 아니라 잘못을 지적해주고 선도할 의무를 내포한다.
자기의 충고가 힘이 없고 개선이 안되면 능력과 권위가 있는 사람이나 공동체에 정식으로 품하는 상고나 고발을 할수도 있다. (마태 18, 15~17:로마16, 17:1 고린5, 11참조)
4, 악한 표양의 경제
이웃에게 악한 표양을 주어 죄짓게 하는 것은 사랑에 위배될뿐 아니라 하느님을 하느님을 닮은 존재로서 악마의 앞잡이가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나를 믿는 이 보잘것 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그 목에 연자맷돌을 달고 깊은 바다에 던져서 죽는 편이 오히려 나을것이다. 사람을 죄짓게 하는 이 세상은 참으로 불행하다. 이 세상에 죄악의 유혹은 있게 마련이지만 남을 죄짓게 하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하다(마태18, 6~7). 악한 표양도 일종의 살인과 같은 것이다.
5, 공범(共犯) 관계나 죄의 방조(幇助)도 죄악이며 자신과 이웃을 해치는 것으로 그 정도와 양상에 따라 보상의 의무로 생기며 비윤리적행위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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