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 상담자는 문제가 있어 자기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정신 내면에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갖는다. 내담자가 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느냐에도 관심을 갖고、내담자가 삶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효과적으로 처신할 수 있느냐에도 관심을 갖는다. 이런 관심을 나타내기 위해 사목상담자는 여러 심리학파의 학설을 공부하고、치료 방법을 연구한다. 그러나 사목상담은 사목적이라는 이유 때문에、내담자의 초자연적 노력과 움직임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러한 초자연적 인간의 신비에는「하느님」이라는 개념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인간의 신비 안에는 자연 뿐 아니라 초자연의 세계가 있고、인간의 체험과 행동에는 영원과의 관계가 있다.기독교인에게는 매사에「예수」가 관련되는데、역사적 예수 안에 인간적 요구가 최종적으로 충족된다. 나자렛 예수의 생애、가르침、인격 안에 인간의 완성이 이루어진다.
사목상담자로서 나는 문제가 있어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의 인간 내면과 인간 상호간의 문제점들이 해결되어 상담성과가 좋으면 대단히 만족스럽다. 그러나 가장 만족스러울 때는 내담자가 현세의 체험을 초월하는 신비스런 발전을 보일 때이다. 가령 내담자가 용서ㆍ회개ㆍ신뢰ㆍ신앙ㆍ사랑등의 반응을 보일 때、나는 가장 큰 사목적 만족을 느낀다. 이런 경우 사목상담자가 예수의 역사적인 생애와 풍부한 그리스도교적 전통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내담자의 내면을 파고들 때 상담은 하느님을 새롭게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
내담자가 고통·죽음·부활 또는 회개 등의 문제와 직면할 때、신구약 성서는 큰 도움이 된다. 상담하는 방은 하느님을 만나는 지성소가 된다. 이곳에서 사목상담자는 사목자로서 보람을 느낀다.
최근에 좌절감에 빠진 한 수녀에게 상담을 해준 일이 있었다. 나는 그 수녀에게 말했다.『지금 수녀님이 느끼고 있는 것이 겟세마니 동산에서 예수님이 느끼셨던 것과 매우 비슷할 겁니다. 예수님은「아버지、이 잔을 나에게서 거두어 주소서」라고 기도하시지 않았습니까?』그 수녀는 대답했다.『저도 알아요. 그렇지만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생각은 할 수가 없네요』
오랫동안 좌절감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그 수녀는 주님의 수난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기도와 묵상을 꾸준히 했다. 지금은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고통의 뜻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다. 지금도 상담을 계속하고 있으나、임지에 나가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다른 종류의 상담에는 없고 사목상담의 경우 볼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신비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나는 내담자와 같은 인생의 길을 가는 동반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동반자라는 뜻은 내담자와 나의 문제를 혼동하거나、나의 의견을 내담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동반자로서 나는 내담자 각자의 특수성과 하느님과의 독특한 관계를 인정한다. 동반자로서 나는 주님의 섭리 대로 내담자와 같은 인생의 길을 걸어간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동반자로서 나는 상담이 내담자에게 뿐아니라 나에게도 도움이 되고、내담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도움과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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