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혼인성사 신청을 하러 본당 사무실에 들렀었죠.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4월말까지 원하는 시기와 시간은 한군데도 빈곳이 없더군요. 3월첫째주를 생각하고 갔었지만 일주일을 미룰 수 밖에 없었지요』
결혼시즌이면 으례껏 눈에 띄는 빽빽히 늘어선 차량 행렬과 북적대는 하객들의 물결은 이제 비단 일반 예식장만의 풍경이 아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오전 11시부터 오후4시까지 한시간 간격으로 하루 6쌍의 신혼부부가 탄생하는 서울 명동, 혜화동성당의 경우 4~5월중 토요일은 이미 지난해에 예약이 완전히 끝난 상태.
그러나 급변하는 현대 물질문명 속에 살고있는 신자 젋은이들중 대부분이 혼인준비 부족으로 인해 혼인성사를 앞두고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비신자나 타교파 배우자와 혼인하는 경우 관면조차 받지 않는 신자 젊은이도 있어 혼인 당사자들의 각성과 노력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교회의 혼인관
『여기 있는 0 0 를 당신의 아내(남편)로 맞아들여、즐거울때나 괴로울때나 성하거나 병들거나 일생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며 신의를 지키기로 약속합니까?』
주례사제의 질문에 대답함과 동시에 신자 남녀는 부부가 되고 하느님의 사랑의 축복을 받는다. 이들 두남녀의 결합에 하느님께서는 사랑 할 수 있는 은총을 내려주시기 때문에 신자남녀의 결혼은「혼인성사」이다. 그리고 이 혼인성사의 표지는 부부 사랑이므로 혼인성사를 받은 부부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부부의 사랑을 밖으로 나타내야 한다.
『아내된 사람들은 주님께 순종하듯 자기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그리스도께 순종하는 것 처럼 아내도 모든 일에 자기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남편 된 사람들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몸을 바치신 것 처 럼 자기 아내를 사랑하십시오』(에페5、22~25)
서로에게 헌신하는 부부의 사랑은 새로운 생명 즉 자녀라는 사랑의 결실과 그 성장을 지향해야 한다. 따라서 혼인성사는 부부 사이에게만 주어지는 은총이 아니고 부부가 자녀를 낳아 기르는데 필요한 은총까지 준다. 따라서 성사의 은총을 받는 혼인은 혼인당사자 뿐만 아니라 나아가 세상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좌우하는 것이므로 혼인성사의 은총을 풍성히 받을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
혼인의 특성
『두 분이 교회안에서 고백한 이 합의를 주께서 친히 견고케 하시고 풍부히 강복하실 것입니다. 천주께서 맺으신 것을 사람이 풀지 못할 것입니다』
성사를 통해 이뤄지는 성숙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인격적이고 신성한 계약인 혼인은 한쪽 배우자가 사망했을 경우가 아니면 결코 그 인연이 풀릴수 없다. 혼인은 되물릴 수 없는 종신계약이기 때문에 교회는 이혼을 절대 금하고 있다.
혼일절차와 준비
혼인은 혼인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교회와 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사자들은 교회가 요구하는 혼인절차를 마땅히 따라야 한다.(※표는 유의사항)
(구비서류)
①호적등본 남녀 각 1통 (※반드시 3개월이내에 발급받은 것이라야 한다.)
②세례증명서 (※세례를 받은 본당에서만 발급받을수 있다. 영세한 본당이 멀리있을 경우、영세 연월일을 알아 세례명과 함께 신청하면 즉시 발급 받을 수 있다.
③혼인 신청서
④혼인공시
⑤혼인전 진술서
⑤증인진술서
⑥혼인장애 관면서 (※한쪽이 비 신자이거나 타교파인 경우 필요하다)
⑦혼인장소 및 집행의뢰서 (소속본당이 아닌 타본당에서 혼일 할 경우 필요하다)
◇절차
우선、결혼하기로 결정을 했으면
① 적어도 한달전에 신랑은 신랑대로 신부는 신부대로 교적을 두고있는 소속본당을 찾아간다. (※가능한 3개월 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두고 본당을 방문하면 교회가 요구하는 모든 절차와 함께 장소, 시간 등 혼인 당사자들이 원하는 사항을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다)
② 혼인신청서를 작성한다. (※준비해온 세례증명서와 호적 등본을 함께 제출한다)
③ 혼인전 진술서 작성을 위한 본당신부와의 면담 날짜를 정한다.
④ 약속된 날 본당신부와 만나 혼인전 진술서를 작헝한다. (※혼인전 진술서는 가장 중요한 혼인문서로서 신자든 비신자든 혼인하는 당사자는 누구나 본당신부와 개별적으로 만나 직접 작성한다)
⑤ 혼인전 2주일동안 본당 주보나 게시판에 혼인공시를 한다. (※혼인공시는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으로 혼인전 당사자 진술서와 호적등본에 장애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공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⑥ 혼인공시가 끝나면 혼인 장소로 정한 본당사제에게 찰고를 받는다. (※혼인 찰고때는 혼인 생활에 유익한 조언등을 듣게되며、혼인강좌 수료자는 찰고를 면제받을 수 있다)
⑦ 작성된 일체의 서류를 혼인 장소로 정한 본당에 제출한다. (타본당에서 혼인하는 경우 반드시 혼인장소 및 집행의뢰서를 첨부해서 혼인 집행본당에 보내야 한다). 특히 타본당이 혼인집행 본당일경우 그 본당이 요구하는 서류가 무엇인지 미리 알아보는것이좋다. (※본당이 아닌 수도원성당 혹은 기관 부속성당에서 혼인 할 경우에는 기관이 속한 본당에 서류를 제출하고 그곳 본당신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혼인비용은 최소한 1~2주일전에 납입하는 것이 좋다)
⑧ 고백성사를 받는다.깨끗한 마음으로 새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가능한 총고백을 하는 것이 좋다.
(비용)
혼인비용은 혼인 당사자들인 신랑, 신부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것 중의 하나이다.
『성당에서 혼인하는데 드는 비용이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것 같아요』혼인을 며칠 앞둔 젊은이들로부터 요즘 흔히 들을수 있는 말이다. 성당이라고 해서 결코 혼인비용이 적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반예식장보다 더 비싼듯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흔인미사 거행에 드는 혼인 비용은 교구, 본당, 지역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서울대교구의 경우 ▲미사예물 ▲성당사용료 ▲폐백실 ▲재대 꽃봉헌 ▲성가대 등의 기본비용을 포함시켜 15만원~27만원 5천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 ▲냉, 난방비 ▲사진,VTR촬영비등을 혼인 당사자들의 요구에 따라 별도로 추가할 경우 대개 33만원~50여만 원 안팎수준의 비용이 쓰이는 셈이다.
이렇게 볼 때 성당이나 예식장이나 혼인비용에 있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주교좌성당이나 비교적 규모가 큰 성당들 중 대부분은 여타 본당에 비해 비해 20~30만원 더 비싸게 혼인비용을 책정하고 있다. 연간 3~4백건 이상의 혼인성사를 거행하는 이들 본당들은 매주 토요일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신자, 비신자인 결혼 식 하객들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본당은 혼인예식 중 사진촬영 등으로 인해 소란함 등을 우려、혼인성사의 전례에 따라 조심스럽게 사진, VTR촬영을 유도하기 위해 본당 지정 사진관을 두고 외부인이나 타 영업소의 사진, VTR촬영 등을 일체 금하고 있다.
『예식장에서는 신랑, 신부가 주례자 앞에서 법적으로 부부임을 약속하지만、성당에서 올리는 혼인은 혼인 당사자들이 하느님과 직접 계약을 맺는 것으로 다른 일반 예식장에서 치루는 혼인과 근복적으로 다릅니다』. 성당에서의 혼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서울대교구 가정사목부 김창석 신부는『교회가 결혼을 앞둔 젊은 예비부부들에게 혼인 절차를 요구하고、꼭 혼인강좌를 받도록 권유하는 것은 혼인당사자인 남녀 신자들로 하여금 행복한 결혼생활과 함께 자녀교육을 올바로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음을 혼인 당사자인 신랑, 신부가 우선 인식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가정문제가 날로 심각해져 가고 더욱 흉포해지는 범죄사건 등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어려움을 생각할 때、혼인을 앞둔 젊은이들이 결혼과 가정생활 뿐만 아니라 자녀교육까지도 올바르게 이뤄갈 수 있는 혼인준비교육이 그 어느때 보다도 더욱 요구되고 있다.
혼인강좌
현재 몇몇 교구에서는 매월 혹은 봄 가을로 혼인준비를 위한 혼인강좌를 마련、혼인성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구별 혼인강좌는 다음과 같다.
*서울대교구
명동성당:매월 셋째주 수 목 금 오후7시~오후9시 명동성당 교육관
3지구:매월 셋째주 토, 일 오후5시30분~8시30분 불광동성당
5지구:매월 둘째주 토 오후2시~5시 청량리성당
8지구:매월첫째주 토 오후7시~9시30분 신천동 성당
11지구:매월 셋째주 수 목 구로3동성당, 연희동성당:매월마지막 화요일 오후7시
*인천교구 : 매월 마지막 토요일 가톨릭회관(3、4、9、10월에는 매월 첫째주일에도 마련)
*수원교구 : 성빈센트병원 가족계획실에서 마련하고 있다. 매월 둘째 넷째 주일 오후2시~5시
* 원주교구 : 원주(제천지구에서 3~4월중 1회실시 토요일 오후2시~9시
* 춘천교구 : 본당별로 실시
* 대전교구 : 매월 둘째주 화(수(목 오후6시~8시30분 대전성모병원 행가운상담실.
* 광주교구 : 가톨릭센터 사회교육부서 마련、봄 가을 매월 셋째 또는 넷째 주일 일주일 동안 오후7시~9시
* 전주교구 : 매월 마지막주일 오전0시~오후5시30분 가톨릭센터 3층회의실.
* 청주교구 : 매월 첫째주일 오전10시~오후6시 가톨릭회관
* 마산교구 : 봄 가을 마련
* 대구대교구 : 매월 한주간 선정 월~금 오후7시~9시30분 가톨릭문화관
* 안동교구 : 본당별로 실시
* 제주교구 : 3월 혹은 10월 셋째주일 오전10시~혹은 오후5시 가톨릭회관
한편 M.E사도직 프로그램중 특히 젊은이들을 위한「선택」「기적을 이루는 사랑」「약혼자를 위한 결혼준비 사목」등이 각교구별로 열리고 있다. 성당에서 요구하는 혼인절차가 까다롭고 비용이 다른 일반예식장보다 너무 많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교회내 많은 신자들이 성당에서 올리는 혼인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해왔다.
「신혼 여행은 어디로 가지?」
「가계는 어떻게 꾸려갈까?」
이러한 현실문제를 생각하기에 앞서 혼인 당사자들은 먼저 혼인성사의 중대성을 인색해야 할 것이다.
혼인은 그 누구것도 아닌 바로 혼인당사자들의 문제이기 때문에、당사자 스스로 혼인성사의 의의를 알고 이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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