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1, 서론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3). 먼저 여러분 모두가 아시는 바와같이 참된 행복의 복음말씀은 마태오5,3~12(진복팔단)과 루가6,20~23(4가지 행복과 4가지 불행)의 2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이 두 복음서의 핵심 말씀은 결국『마음이 가나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로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가난한 자의 편의시며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사고방식일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도 몸소 행동으로 가난하게 태어나시고 가난한 자에게 우선적으로 자신을 주셨기때문입니다.
진복팔단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상식이나 세상이 생각하는 지혜와는 대조적이지만 진복팔단안에 있는 가치관을 깊이 숙고할때 우리들은 예수님께서 선포하고 계시는 가치관과 원하시는 것을 발견할수 있을 것입니다.
2, 구약성서와 가난한 사람들
구약성서를 보면 맨처음에 부귀나 재산은 하느님의 축복의 표시이며(창세기26,12~14) 성경의 많은 주인공들이 부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예를 들면 솔로몬유딛 욥 수산나). 그와 반대로 가난함이나 못가진 것은 하느님의 축복이 없다는 표시입니다. (창세기 27,27~29ㆍ39~40)즉 가난함이나 부족함이 저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백성이 유목생활을 마치고 정착민족으로 변화할때 이스라엘민족에게는 전환점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때부터 부자들은 악인과 불경자가 됩니다. 이제 가난한 자와 겸손한 자가 충실한 사람으로 나타나게 됩니다(시편69,32~34:140,12~13).
가난한 것은 영적인 자세로 향하게 만듭니다. 가난을 경험하는 자는 근본적으로 믿는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그런 경험을 가진자는 자신의 한계성과 부족함을 인정하고 아울러 자기 이웃과 하느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때문입니다. 즉 그는 자기 죄에 대해 회개하며 하느님과 인간앞에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입니다.
3, 신약성서와 예수님의 자세
신약성서에서도 두 가지 서로 다른 자세가 나타납니다. 예로서 부자와 나자로의 비유를 볼 수 있습니다(루가16,26). 여기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고생으로 인해 보상받을 수 있는 세계에 대한 염원을 가지게 되고 주님께서는 비폭력과 체념의 자세를 제안하는것 같습니다.
부자와 나자로의 비유에서 보았듯이 예수님께서는 나자로의 가난을 찬성하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나자로의 형편을 볼줄 모르는 부자를 단죄하셨습니다. 한마디로 예수님은 가난한 자들의 가난과 고통 그리고 어려움을 통해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은 뚜렷한 내용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즉 △그들을 보고 △측은한 마음을 가지고 △그들을 위해서 무언가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4, 이런 사실에 입각하여 현 사회를 관찰하고자 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현재 우리나라사회를 살펴봅시다. 우리 모두는 눈만 뜨면 이 세상이 도대체 어디로 가고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바쁘게만 살고있습니다.
마르꼬복음 14,3~9중 특히6~7절의 말씀을 봅시다. 『그러자 예수께서는「참견하지 말아라. 이 여자는 나에게 갸륵한 일을 했는데 왜 괴롭히는냐?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곁에 있으니 도우려고만 하면 언제든지 도울수가 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우리들은 항상 가난한 자들을 도와줄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를 빨리 세워야할 것입니다.
■가리봉동 이야기:영등포 구로공단 근처에 있는 프라도 수녀님들을 방문하기 위해 어느날 가리봉동에가 보았더니, 동네 한가운데 많은 집들을 헐고 2~3층 새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집주인들이-그들 역시 가난한 자들입니다-미리 건축업자에게 맡기어2~3층짜리 집을 짓게한 다음 전세를 주고 그 전세돈으로 건축비용을 갚는다고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고 있었습니다.
■노동자들의 실태: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근로자수는 약 9백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의 50%이상이 30만원이하의 저임금을 받고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전체인구의 70%정도가 평균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빈민계층도 83년 21ㆍ3%에서88년22%로 점점 증가추세에 있습니다.
5, 결론
이제 우리들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교회의 사회교리를 보면 자주교회가 가난한 자들의 편을 들어야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사회적 관심」제39장). 교회는 참으로 가난한 자의 편이어야 합니다. 교회가 부자가 될때 가난한 자들을 거부하기 시작합니다(야고보2, 2~6). 전 교회공동체를 더 그리스도적인 공동체로 만드는 자들은 바로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가난한 자들이 더 순수하게 복음을 듣기때문입니다. 따라서 교회공동체는 더욱 더 약한자와 도시빈민 특히 노동자들, 가난한 농어민들을 잘 받아들이기를 호소합니다. 정부는 주택과 교육문제 그리고 저임금문제 등 모든 것들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각자는 가난한 자와 어떻게 연대의식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먼저 우리 모두는 가난한 자들을 누르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복음말씀대로 우리는 참으로 가난한 자들을 보고 있는지, 그들의 입장에 동참하는지, 우리의 주변에 있는 가난한 자들을 인간적으로 존경하도록 자녀들을 가르치고 있는지 그리고 자녀들이 사회속에서 공동선을 위하여 활동하도록 교육시키고 있는지 반성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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