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차 국제까리따스 총회가 「그리스도인의 애덕-인류연대성」이란 주제로 1991년 5월 21일부터 29일까지 로마근교 도무스 마리애 피정의 집에서 개최되었다. 전세계 1백19개국 주교단 산하의 사회사목 총괄 조정기구(한국은 인성회)의 대표 및 관계자 약 3백50여명이 본 총회에 참석하였는데 주교 이상의 고위 성직자가 약 90여명에 달하였다. 한국에서는 인성회 위원장 박석희 주교와 사무국장 최재선씨가 참석하였다. 이에 본보는 주교회의 인성회 사무국장 최재선씨의 총회 참가기를 수회에 걸쳐 게재한다.
국제까리따스는 매년 4년마다 총회를 로마에서 개최하여 전 세계 각국 교회의 가난한 이들과 관련된 사회적 활동들을 재평가하고 주요 관심사를 심도있게 논의하여 향후 4년간의 활동원칙을 정하는 바 이는 세계교회라는 보편성 안에서 각국 교회 사회사목이 지향할 바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이다.
금번 총회의 두드러진 현상은 동서화해의 분위기 속에서 동구권 각국 교회에서 대표들이 대거 참석하였는데 헝가리, 리투아니아, 폴란드, 유고슬라비아, 루마니아 교회대표들이 참석하였고 통일된 독일에서 명실상부한 대표단이 참석하였다.
그외에도 이번 총회에서는 오랜 단절속에 있던 쿠바가 참석하여 정식회원국이 되었고 아이슬랜드, 헝가리, 리투아니아, 나미비아, 네팔이 정식 회원국으로 인준을 받았다.
관심을 모았던 신임총재 선출에 있어서는 남미 각국 교회가 추천한 브라질의 알퐁 소그레고리 주교와 아시아 각국 교회가 추천한 말레지아의 소테르 대주교가 여타 후보자를 제치고 결선투표에 들어가 브라질의 그레고리 주교가 많지 않은 표차로 선출되었다. 가장 적은 투표권을 가진 아시아의 후보자가 결선투표에 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 교회의 중요성과 비중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크샵은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었는데 전문가들의 보고와 각 대륙별 또는 회원국의 보고와 제안에 이어 전체 참가자들이 참여하는 토론 및 종합결론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다루어진 주제는 회교와의 관계정립, 1992년을 맞이하는 남북 아메리카 대륙, 동구권의 변화, 구주공동체의 향방, 남남관계, 에이즈문제, 환경보전문제, 세계경제계획, 가정문제, 난민과 이주민 문제, 여성문제, 까리따스(인성회) 활동요원 양성문제들을 다루었다.
지난 4년간 세계의 변화와 까리따스의 응답 (평가)
지난 4년간 세계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는데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 붕괴에 잇따른 독일의 통일과 동구권의 정치적 변화에 따른 대변혁이 서구를 휩쓸고 있으며 남아프리카의 흑백 인종 갈등이 점차 수그러지고 있고 한반도의 남북의 화해의 조심이 조심스럽게 표출되고 있고 니카라과에 자유 선거가 실시되었으며 앙골라와 모잠비크에 자유의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고 나미비아가 새로이 독립을 하는 등의 희망적 상황들이 나타났다. 특히 환경보전에 관한 세계적인 관심의 고조는 특기할 만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희망적 징표에도 불구하고 1990년 8월에 발생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1991년 1월에 걸프전쟁의 참화를 불러왔으며, 1975년 이래의 레바논사태는 긴장을 더해오고 있고, 중부아프리카를 휩쓸고 있는 굶주림의 재난, 리베이라의 내전, 페루의 경제파국에 따른 남미의 심각한 정치경제문제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으며 스리랑카의 인종분규로 인한 유혈사태의 계속과 미얀마(버마)의 정치적 불안, 인도와 아일랜드의 내분과 소요 등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는 더욱 비참과 빈곤을 강요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와 같은 슬픈 현상에 만연되고 있는 낙태의 문제는 지구상에서 매년 3천내지 4천만명의 태아가 세상의 빛을 보기전에 생명을 살해당하고 있는 죄악의 상황이며 산업화가 불러온 도시화의 현상은 수많은 사회악-실업, 가정파괴, 매춘, 마약, 폭력, 공해 등-을 만연지키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가장 피해를 입고 있는 희생자들은 어린이들로서 적어도 3천만의 어린이들이 길거리로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에이즈는 전세계로 번져가는 현대문명의 페스트로 조만간에 수천만의 인간이 감염되리라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로인한 사회 저변층의 가난한 이들은 가장 먼저 이 참화의 희생자로 등장하고 있다.
그간 가난한 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로 선진국에서 사회복지제도가 도입되긴 하였으나 이 제도가 수많은 가난한 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비관적 관측이 지배적인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지난 4년동안 긴급재난은 쉴사이 없이 일어나 국제까리따스가 관여한 자연재난은 1백21건이나 되었고 인간에 의한 긴급재난도 78건이나 되었다.
▨구체적 사례
●이주난민
현재 세계적으로는 약 1천6백만명의 이주 난민이 고국을 떠나 타국을 방황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은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유에서 뿐아니라 전쟁과 지역분쟁으로 인한 다양한 이유에서 이주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의 추상에 의하면 근년에 이르러 고국을 떠난 이주 노동자의 숫자가 합법적이거나 비합법적이거나를 떠나 약1억에 이르러고 있다고 한다.
또한 비합법적 이민 체류자도 미국에서만 1천만에 달하고 있으며, 구라파에는 약 30만에 달하는 이주 난민이 정치적 망명자로 등록되어 있다. 국제까리따스는 이들 문제를 다룰 소위원회를 구성했으며 힘 자라는 데까지 이들을 도울 계획을 추진하여 왔다. 이 소위원회는 교황청 꼬르우눔 위원회 및 국제 가톨릭 난민위원회와 공동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UN 난민위원회를 통한 실질적 도움을 각국 까리따스와의 공동협력하에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
중동지역과 아프리카 북부지역 까리따스들은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여왔는데 이는 단순히 장애인을 격리수용하는 차원이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 통합시키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전통적으로 개발하여온 수용적 의미의 장애인사업이 이들 나라에서는 문화적이나 인도적 입장에서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체험과 교훈은 여러 까리따스에 새로운 모색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환경보전
1990년 바젤에서 열린 국제회의는 환경보전의 문제가 심각하고 긴급한 세계적 문제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까리따스가 이 새로운 분야에 헌신할 것을 요청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환경파괴로 인한 첫번째의 희생자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라는 인간중심적 관점에서이다. 환경파괴는 기후의 변화를 통하여 수많은 자연재해를 불러와 태풍과 가뭄, 해일과 홍수라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는 가난한 이들의 고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UN의 환경보호 위원회의 보고에 따르면 약 5억의 가난한 이들의 굶주림의 근본원인이 환경에 기인한다고 한다.
UN의 식량농업기구의 추산에 의하면 환경파괴로 인하여 전 세계 곡물생산의 18%가 감소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이는 약 2억5천만 인구가 직접 영향을 받을수 있다는 곡물 감소이다.
많은 까리따스에서 환경보전에 대한 구체적 활동을 시작한 것은 특기할만하다.
그외에도 에이즈를 비롯한 여러 활동사례가 있으나 생략한다.
▨종합평가
1990년의 국제까리따스는 창설 40주년을 맞이하면서 지난4년을 평가하여 본다면 국제까리따스는 각국 까리따스의 활발한 활동을 통하여 보편 교회의 명실상부한 애덕실천의 보편적 도구로 자라잡고 있음을 알수 있다. 교회가 있는 곳에는 어느곳에서나 가난하고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의 아픔에 하느님의 자비와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로써 실천하는 기구가 설치되었으며 (1백25개국회원) 활동의 폭도 다양하여 긴급원조로부터 환경과 인권의 문제에까지 교회의 관심을 표현하는 도구로서 자리잡고 있다.
이제 국제까리따스라는 공동협력의 장을 가지고 모든 국가, 모든 지역, 심지어는 마을에까지 교회의 봉사직이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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