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애타게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무작정 놀겠다는 심산이지만 그래도 그들 나름대로 의미로운 계획을 세우기도한다. 방학을 채비하는 깨끗한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 보았다.
충북 영동군 학산면 서산리 아평2구에 자리한 학산공소 주일학교 오선주(아녜스ㆍ13세) 강설경(골롬바ㆍ13세) 어린이.
방학이 15일께라는 소식을 듣기는 했지만 정확히 언제인지 아직 모른다는 설경이와 선주는 여름 방학이 크게 기다려지는것 같지 않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지겨운 공부를 딱 멈추고 산으로 강으로 깜깜해질때까지 실컷 놀러다니고 싶지만 누구나 그렇듯 설경이와 선주에게도 건너야할 「관문」이 첩첩이다.
아직 7월 월말고사와 엄청난 학기말고사가 남아있고, 또 방학을 기다리는 나를듯한 기분을 깡그리 지워버릴 성적표가 떡 하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 즐거울 것도 없는 여름방학이지만 그래도 공부를 하지 않기때문에 즐겁다는 이들은 맘놓고 자전거 타고, 더러워졌지만 그래도 풍덩 몸 담글수 있는 냇가에서 물놀이 할수있는 시간이 훨씬 길어져 무엇보다 방학이 즐겁다.
『방학이 되면 숙제부터 싹쓸이 할거예요. 그리고 방학 끝날까지 막 노는거죠.』
방학 내내 무조건 놀고 싶다는 설경이와 선주는 그러나 내년 중학교 입학을 걱정하는 어른들의 눈총이 무척 따가울거라는 사실을 감안해 눈치껏 놀겠다고.
지난해 식구들과 동해안으로 여행갔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는 설경이는 올여름에도 식구들과 함께 지내고 싶다며 부끄러운 웃음을 짓는다.
『산간학교도 즐거웠어요. 친구들과 어울려 얘기도 나누고 우리끼리 밥도 지어먹고 정말 재미 좋았어요』
학산공소에서 8km정도 떨어진 「밤나무골」에서 주일학교 친구들과 보냈던 작년 여름을 떠올리는 선주는 이번 산간학교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올 여름방학 학산공소 산간학교는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인근 용화ㆍ양산공소에서 치뤄질 예정이다. 교구 여름방학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하느님이 보시니 참 좋았다」는 주제아래 자연의 고마움과 더불어 파괴대 가는 자연을 되살리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이곳 학산공소에 파고든 환경오염은 어린이들까지 느낄수 있을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학이 많아 학산이라 불리워 졌다는 학산에는 더이상 학이 날아오지 않는다. 몇년 전만해도 1백70~80명 학생들이 뛰놀던 학산국민학교도 6학년이라고는 고작 46명, 학산공소도 예외는 아니다. 책보따리만 던져놓고 휑하니 몸을 던져넣던 앞도랑도 이미 썩어들고 있다. 주일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모두 50명 학생에 유치부 1학년 동생은 3명뿐이다. 앞으로 몇명 될런지 설경이 와 선주도 답답하다. 어쩌면 이번여름 산간학교에서 좋은 이야기가 나올지 몰라 오히려 방학보다 더 기다려 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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