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에 이르도록 분단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신 고마태오 신부님의 모습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동족의 구원을 위한 것이라면 나는 저주를 받아도 좋다』고 말씀하신 바오로 사도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부활절에 평양장충성당을 방문하여 부활대축일미사와 세례성사를 집전한 경과를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 위원장인 이동호 아빠스께 보고드린 보고문의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오늘 이 시점에서 신선한 충격과 새로운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깨어진 꿈」이 「위대한 신앙의 신비」로 표현을 달리하게 되었음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겉으로 보기에는 불과 77쪽에 지나지 않는 소책자이지만 그 내용은 고마태오 신부님이 7년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민족선교의 결실을 담아 천근의 무게를 싣고 있다. 또한 서문에서 북한교회의 특수성과 남북관계속의 북한선교가 지니는 어려움, 그리고 이에 대한 한국천주교회의 입장을 진솔하게 나타낸 이동호아빠스의 견해는 일종의 대북메시지라고 볼 수 있을만큼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본문의 구성은 망예수부활미사로부터 부활 후 2주일 미사까지 모두 네차례 집전한 미사의 진행 및 강론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밤11시 정각에 빛의 예절로부터 시작하여 부활초에 불을 붙인 순간 장충성당과 북녘하늘은 「그리스도의 광명」으로 빛났던 것이다. 또한 부모로부터 대세를 받고 그동안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여 온 신자 세사람을 골라 세례성사를 베푼 고신부님은 2백년전 초대한국교회의 모습을 떠올려 선교 3세기를 맞이한 우리교회의 온전한 모습을 상기시키게 하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장충성당신자들의 신앙생활 정상화 등 네가지 결론에 덧붙여 장충성당 제대, 감실수리, 마이크시설 보완 등과 마이크 로버스, 자전거 등 교통시설 구비를 위해 이들을 도와달라는 고신부님의 애절한 호소는 다시 한 번 우리의 가슴을 치게 하고 목을 메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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