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식은 13일에 해요』『그날 우리는 여극해요』『바하느즈거워요』말을 하면서 단어의 받침은 죄다 따먹어 버리는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도 여름은 즐거운 계절로 다가 왔으며, 그래서 방학은 더욱 신나는 일이다.
맑음터 아이들. 정신지체 장애 여성들의 생활공동체인 마음터의 학생인 김종란(19세ㆍ소피아) 김나영(11세ㆍ예비자) 김연화(14세ㆍ예비자)는 6월말서부터 방학식을 한 13일까지 내내 방학식을 기다렸으며 또 20일부터 개최되는 캠프에의 동경 때문에 잠을 잘 이룰수가 없다.
정상 발육상태라면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급학교에 진학을 했거나 아니면 사회생활을 해야 할 나이인 종란이는 그래도 맑음터 교육을 통해 교육 가능급의 학생이 되었다. 그러나 나영이와 연화는 아직도 훈련기능급 수준이다. 방학식때의 이야기를 하는 종란이의 말을 곁에서 앵무새 마냥 그대로 따라 하는 나영이와 연화지만 그들의 표정에는 신나고 상기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맑음터의 즐거운 방학식은 은인들을 위한 미사 및 방학미사에 이은 연극 발표, 음악발표회, 학생과 봉사자의 인사말, 다과회로 진행됐는데 이날 행사에서 종란이의 역할은 무엇보다 컸다.
연극 「외다리 거위」에서 주인공인 왕자를 맡은 종란이는 연습 기간 내내 떨렸다고 말했으나 정작 발표날에는 훌륭하게 주인공 역할을 해 내었다. 나팔수인 나영이와 요리사 조수로 나온 연화도 마찬가지였다.
『한번 먹어 볼까? 아니, 다리가 하나 밖에 없잖아. 어떻게 된거야?』
주인공이라야 짤막한 대사 몇토막을 말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외우고 동작을 익히는 과정이 맑음터 아이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힘든 작업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발표회를 통해 그들의 사회성이 길러진다고 한다.
종란이는 이날 학생을 대표해서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를 읽었다. 그동안의 즐거웠던 일 잘못됐던 일, 감사했던 일, 그리고 말을 안들어 죄송하다는 이야기와 앞으로는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종란이의 편지는 교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방학을 한 후 일주일 뒤에는 또 캠프를 간다.
『우리 캐프 가풍 가요』가평 캠프장으로 야영을 간다고 자랑하는 얼굴들에게서 어느 어린이들과 똑 같은 기대와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그들은 캠프를 위해 수영복을 준비한다 했고 도깨비는 무섭다고 떠들어대기도 했다. 야간 추적놀이를 그들은 도깨비 귀신 놀이라고 좋아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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