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냐시오 성인을 생각하는데 있어 『예수회』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예수회의 창립자가 바로 이냐시오 성인이고 이냐시오 성인의 생애 중 후반 인생의 모두가 예수회의 총장으로 보내졌기 때문이다.
다시말해서 예수회는 이냐시오 성인의 결정체이자 이냐시오 성인을 통해 주어진 하느님의 은사가 끊임없이 보전 및 기억되고 표출되는 「역사의 장」 또는 「같은 지향의 제2의 이냐시오들의 모임체」라고 볼 수 있다.
1540년 창립
1540년에 창립된 예수회는 오늘날까지 4백여 성상을 보내오면서 교회사의 여러 부분을 장식해 왔다.
특히 선교와 교육, 영신지도의 분야에서는 탁월한 업적을 쌓아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일반교육사업을 일상적 업무에 넣은 최초의 수도회로 알려져있다.
이 같은 업적은 오늘날 교회의 공식적인 몇몇 평가와 예수회 회원들이 퍼져있는 분포도 및 대학들을 보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90년말 예수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예수회 회원은 2만4천1백42명으로 1백14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대학은 1백19개 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더욱이 대학은 일본의 상지대학, 로마의 그레고리안대학, 필리핀의 아테네오대학, 미국의 조지타운대학 한국의 서강대학 등등 각나라에서 일류급으로 정평이 나있는등 교육사업에 있어서의 예수회의 업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학교육은 성질상 인문교육 및 현대세계를 윤택하게 해주는 과학문명의 기초를 닦는 곳이라는 점에서 예수회의 교육사업은 단순한 교육사업의 차원을 넘어 그리스도교적 인간화 사업의 중요 몫을 수행해 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선교와 관련, 예수회의 업적은 예수회 창립 멤버의 한 사람인 프란치스꼬 사베리오 성인이 교회의 선교사들의 수호성인으로 반포되어 있는 것에서도 잘 드러나듯 선교에 있어 수많은 업적을 쌓아왔다.
창설당시 독특한 생활양식 “큰 파문”
선교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예수회는 한국교회와도 깊은 인연이 있어왔다.
소현세자와 중국에 선교사로 파견돼있던 아담샬 신부와의 관계, 비록 임진왜란 당시였지만 한국 땅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세스페데스 신부가 예수회신부라는 점, 한국교회의 창설의 시작이 됐던 이승훈의 영세교리 및 세례준 이가 예수회 사제였다는 점, 초창기 한국교회에서 읽혀지던 여러 서적들 및 성경주해서의 상당수가 예수회원에 의해 작성된 점 등등 한국교회와 시대에 파문을 던져 주었듯이 예수회 역시 그 독특한 생활양식 때문에 창설당시 그 시대에 엄청난 파문을 던져주었다.
예수회가 창설될 당시의 교회법은 새로운 수도회가 창설될 경우 베네딕도회ㆍ프란치스꼬회ㆍ도미니꼬회 등 몇몇 수도회의 회칙을 모방하여 회칙을 만들고, 이를 기준으로 수도회를 창립토록 했다.
이러한 시대에서 예수회는 새로운 회칙을 인가 받았고, 이 활동수도회의 회칙은 그 이후에 생겨나는 많은 활동수도회의 근간이 되어 왔다고 한다.
이때 당시 인가받은 예수회의 회칙에 나타난 예수회의 행동양식은 여러면에서 독특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모토
현재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수도회는 일정한 시간에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지만 예수회는 굳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것을 강요하지 않았다. 또한 수도복도 특별히 요구하지 않았으며, 단지 하느님의 「더(better)」 큰 영광을 위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음의 자세와 자신의 삶의 태도에 대한 성찰을 하도록 요구했다.
바로 이 「하느님께 더 큰 영광을 위하여(AMDG:Ad Majorem Dei Gloriam)」가 예수회의 삶의 모토가 됐으며, 이러한 자세가 예수회 특성중의 하나로 간주되는 기동성과 적응성의 근본이 됐다.
예수회에서 발간한 책자들을 살펴보면 예수회의 독특한 색깔은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특색있는 것은 수도회의 이름인 「예수회」라고 할수 있다. 이 수도회 이름에서 드러나듯 예수회에 있어 예수 그리스도는 예수회의 모든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회의 스페인어식 표기는 「꼼빠니아 드 예수」 즉 예수의 동반자로 나타난다. 다시말해서 예수회는 자신들의 모든 활동의 근간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에서부터 시작하고있다.
때문에 예수회 회원들은 영신수련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깊은 만남을 배우게되고 평생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살려는데 모든 목적을 두게 된다.
예수회 회원들은 이냐시오 묵상법이라는 5관을 이용한 독특한 관상기도를 하는데 바로 이 기도가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모방하게 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이 묵상법에 따르면 묵상자는 성서를 읽고 성서에 나타난 구체적인 상황에 자신을 몰입시켜 직접 예수의 말을 듣고 예수를 보도록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들면 가나의 혼인잔치를 묵상한다고 할 때 묵상자는 가나의 혼인잔치를 상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정하고, 거기에 자기자신을 몰입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혼인잔치의 분위기를 느끼고 거기에 참석한 사람의 말을 직접 들으며, 예수께서 어떻게 행동하고, 그 제자들과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나타냈는지를 자신의 5감각을 사용하여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이후 묵상자는 묵상을 끝내고 난후 자신의 묵상에서 나타난 여러 상상중 어떤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인지를 식별, 그것에 맛들여 나가는 방법이다.
예수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이 예수회의 여러 특성의 토대가 되고 있음은 예수회원들이 최근 열린 총회를 통해 자신들을 파견받는 이들, 흩어지는 공동체라고 표현한 것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문화와의 접목 위해 토착화 과감히 시도
예수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성부로부터 파견되듯 자신들도 예수의 동반자로서 파견되는 이들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파견 때문에 자신들은 세계의 어느 곳에도 갈수 있다는 의미에서 흩어지는 공동체로 표기하고 있다.
쉬운 일례로 예수회는 선교 및 사도직을 수행하는데 있어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를 중요시한다. 그래서 예수회는 선교할 때 그 지역의 문화를 인정하고 그 나라 언어를 제일 먼저 습득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그 지역 문화에서 그리스도교적 문화들이 접목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과감히 토착화를 시도한다.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이어지는 예수회의 또 하나의 특색은 예수 그리스도가 성부께 순명하셨듯 「순명」에 극히 중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순명과 관련 예수회는「판단의 순명」 즉, 어떤 것의 가치기준 및 방향 등 판단에 대한 것을 교회장상께 순명하는 순명의 가장 어려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판단의 순명은 이냐시오 성인이 영신수련의 후미에 기술한 「교회의 정신과 일치하는 사고방식」에서 아주 명쾌하게 나타나 있기도 하다. 일례로 이냐시오 성인은 『내가 희다고 보는 것을 만일 교회의 권위가 검은 것이라고 정의 선언하면, 나는 그렇게 믿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4백년 역사에 성인 41명 배출
이런 가르침에 따라 예수회원은 최종 서원을 할 때 교황에 대한 순명서원을 특별히 한다고 한다.
이 같은 특색을 지닌 예수회는 4백년이라는 역사에서 그 독특함의 색깔로 인해 교회사의 여러 장을 장식했으며, 성인도 41명이나 배출하는 등 오늘날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수도회 중의 하나로 발전해왔다.
예수회는 현재 네덜란드 출생의 콜벤 바하 신부가 총장직을 맡고 있으며 회원중 주교가 91명 사제가 1만6천8백74명 신학생이 4천1백52명 평수사가 3천2백25명이 있고 주교중 추기경은 유럽주교회의장 마르띠니 추기경을 비롯 여러명이 있다.
한편 예수회의 한국진출은 서울대교구 노기남 대주교가 1943년 일본 예수회에 한국에 고등교육기관을 설립해 주도록 요청한 것에서 비롯됐으며 54년 일본관구 소속 독일인 게페르트 신부의 내한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55년 고등교육기관 설립사업이 일본관구에서 미국 위스컨신관구로 이관됨에따라 미국 예수회원들이 한국에 진출하게 됐으며 한국예수회가 탄생하게됐다.
한국예수회는 60년에는 광주 가톨릭대학을 설립(70년에 운영권을 교구로 이관), 64년에 수련원을 개설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예수회는 80년에 첫 한국인지부장으로 이한택 신부가 취임하는 등 계속적인 발전을 해오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