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예수님은 포교생활 마지막해 가을에 접어 들었다. 예수께서는 포교의 주무대였던 갈릴래아를 떠날 준비를 이미 몇주 또는 몇달동안 하면서 주로 제자들이 교회를 키워 나아가면서 유의해야 할 일들을 지시하는등 교회창립의 기틀을 잡아 나아 가셨다.
그토록 많은 기적을 보여 주었고 그처럼 많은 가르침을 들려주고 떠나는 갈릴래아는 예수께 섭섭함만 안겨 드렸고 예수의 마음은 그 지방사람들에게서 배신감 같은 것을 느끼면서 떠나야만 했다.
그것은 복음을 전하고 댓가로 목숨을 빼앗긴 선교사들의 운명이 바로 주님을 따르는 길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예수께서는 이 지방을 떠나시면서 호된 질책의 말씀을 남겨놓고 떠나신다. 예수께서 질책하신 것은 복음서에서 두가지 경우 뿐이다.
하나는 위선을 일삼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질책하셨고 은혜를 입고도 배신하는 사람들에게 대한 질책이다.
이번 경우는 둘째번 경우에 해당된다. 남의 옳음을 보고도 일부러 못본체 모르는체 하는 악의, 이것은 참으로 가증스러운 일이다. 예수께서 평생동안 저주스럽게 여기신 것은 바로 이런 심성의 불신이었다.
예수께서는 그 이전에도 이 비뚤어진 세대를 개탄한 적이 있다(마태11, 16: 대목78) 그러나 이번 질책은 삶과 죽음의 판단을 하는 엄중한 선언이다.
믿으면 살고 안믿으면 죽는다. 예수의 엄중한 질책이 떨어진 도시는 갈릴래아의 유명도시 셋, 즉 코라진과 벳사이다, 그라고 가파르나움이다. 이 도시들은 도덕적으로 부패해서 질책을 받은 것이 아니다. 그보다도 이 도시들은 라삐들의 종교교육이 가장 성행하던 종교도시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만과 자기도취로 예수의 가르침을 외면하였다. 그들은 눈을 감고 빛을 보지 않았고 귀를 틀어 마고 진리의 소리를 듣지 않았다. 그들은 하느님의 능력이 드러나는 예수의 기적을 보고도 고개를 돌렸다.
코라진은 가파르나움 북쪽 고원지애의 중소도시 이며 벳사이다는 갈릴래아 바다 서쪽 해안 도시로 막달라와 가파르나움의 종간에 위치한다. 그러니 이 중소도시들은 가파르나움의 위성도시라고 할수 있다.
가파르나움은 예수께서 베드로의 집 또는 마태오의 집을 주거지 삼아 전교활동의 근거지로 삼았던 말하자면 선택된 도시였다. 이 도시는 육로와 수로의 교착점을 이루고 상업이 번창하던 상업도시였다.
그러니 그들은 눈을 조금이라도 떴더라면, 귀를 잠시만이라도 귀울였더라면 하늘나라 상층에 올라갔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다른 어느 곳에서보다 이 도시들에서 많은 기적을 보여 주셨고 그 기적을 보고서라도 회개하기를 기다리셨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고개를 돌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코라진, 벳사이다는 이제 하느님의 영원한 파멸의 선언을 받게 된다. 그들이 본 기적들을 티로사람들과 시돈 사람들이 보았더라면 그들은 이미 회개했을 것이다. 눈물의 회개가 아니고 베옷을 입고 재를 머리에 뿌리며 깊은 회개의 표시를 했을 것이다(다니 9, 3).
티로와 시돈은 팔레스나의 북쪽 해안도시이며 특히 티로는 섬도시로서 구약시대는 이교도들의 도시중 가장 번창하고 우상숭배에도 유명한 도시였다. 이사야 예언서(23장), 에제키엘서(26:26, 20~26), 요엘 예언서(4, 4)에서 하느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우상숭배에 젖었던 죄로 멸망의 폭탄예언을 받은 도시들이다.
복음서에서 코라진과 벳사이다를 이 구약도시에 비교한 것은 예언서가 지금 자리와 이름을 바꾸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코라진은 후에 폐허만 남았고 벳사이다는 흔적도 없어졌다. 가파르나움은 나쁜 풍속의 도시가 아니었다. 시나고그회당하며 율법을 가르치는 라삐들의 학교하며 말하자면 종교도시의 구실을 톡톡히 하는 도시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과거에 시로잡혀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완고한 아집은 기원후 시대까지 계속되었다. 기원후 12세기의 유대아인 석학 모세 마이모니드의 영묘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가파르나움인들은 그 묘소를 꺼지지 않는 등불로 밝히고 다음과 같은 글을 묘비명으로써 붙였다. 「모세에서 모세에 이르기까지 모세에 견줄만한 위인은 아무도 없다」
이스마엘의 후손인 이슬람교도들조차도 아브라함 모세 다음으로 예수를 위대한 예언자로 기억하고 있는터에 가파르나움 사람들은 예수의 이름조차 역사에서 지워버리고 말았다. 이 도시는 예수님의 저주를 받았다. 『네가 하늘에 오를성싶으냐?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잘들어 두어라. 심판날에 소돔땅이 너보다 더 가벼운 벌을 받을 것이다』
이 말씀은 이사야서에서 바빌론의 왕 느브갓네살에 대한 위협적인 예언을 인용한 것이다. (14. 13~15) 소돔보다 더 엄중한 벌을 받은 것이라는 그 소돔은 고모라와 함께 구약시대의 대표적인 죄악의 도시로서 사해속에 묻혀버린 도시이다. (이사 1, 9이하: 로마 9, 29: 유다 7, 2: 베드후 2, 6)
이와 같은 벌을 받을 도시는 예수께서 제자들을 선교에 파견하면서 말씀하신바가 있다. (마태10, 15: 대목 99참조) 루가복음서는 가파르나움에 대한 벌예언을 72제자를 파견한 후에 하신 것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수난 전날 예루살렘을 내려다 보시며 그 멸망을 예언하실 것이다. 끝내 그들은 예수를 배척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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