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극복과 인공수태
남녀가 결혼을 하고 한 가정을 이루면 자녀를 얻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또 부부들이 기대하는 바다. 그러나 일정한 장애조건이 있어 기다리던 자녀가 태어나지 않을때 초조와 불안 혹은 결혼의 위기까지 닥칠수 있다. 이러한 경우 불임을 극복하기 위하여 진찰을 받고 그 원인을 찾아내며 불임의 원인을 제거함으로 바라던 자녀를 얻게 된다.
불임은 부부와 가정을 위하여 하나의 병고이고 불행의 원인이므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정당하다. 그러나 윤리원칙에 있어 목적과 지향이 좋고 바르다고 할지라도 그 방법이 윤리규범에 어긋나는 것이면 그러한 행동은 유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1, 치료적 불임극복
현대과학은 불임의 원인을 알아 내고 약물이나 수술을 통하여 그 결함을 임신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게하여 바라던 아기를 갖게 해준다. 그러므로 불임부부는 부부가 합의하여 함께 전문의를 방문하고 약물이나 수술로 그 결함이 치유될수 있는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지도를 받아 바라는 자녀를 얻도록 한다.
불임이 극복될수 없으면 하느님의 뜻 안에서 부부의 생활을 신의와 사랑으로 계속하여야 한다. 신앙인에게 있어 유효하게 맺은 혼배성사는 무효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마르 10·2-12).
2, 인공수태와 체외수정(體外受精, 소위 시험관 아기)
동물실험과 임상경험을 통하여 인간의 지식은 생명의 신비 중 일부를 알게되었다. 즉 정충의 생산과정, 난자의 생성과 배란과 수정, 임신과 출산 등의 과정에 대한 단계적 변화와 발전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불임부부의 원인에 대하여도 위의 여러 과정 중 근원적 불임인지 과정의 일부의 결함으로 인한 불임인지 알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인공적 불임극복이 개가를 올리며 시험관 아기의 성공은 불임부부에게「복음」이라고 10여년 전부터 떠들기 시작하였다. 이를 기쁜 소식이라고만 선전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 구체적 내용안에는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 내용이나 인간의 욕심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87년 교황청 신앙교리성성 훈령(사복112(1987·7)119-114 참조).
가, 단순 인공수태
새로운 생명은 생리적으로 성숙한 난자와 성숙한 정충이 결합하여 수정란을 이루고 다시 이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여 자기의 독립적 생명이 어머니에게로부터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영양을 공급받으며 약 9개월동안 성장하고 성숙하여 세상에 태어난다. 그런데 위의 과정중 일부가 인간의 외적 능력으로 보완될 수 있는것을 알아내고 이를 시도하게된 것이 소위 인공수정이나 착상 등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부부의 육체적 결합의 불가능함이나 부적합함의 보완을 위하여 성형수술이나 기구를 통한 보완이 있을수 있고 수정란을 얻기 위한 보완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있을수 있는데 부부간의 결합을 돕는 일은 윤리적으로 크게 잘못되는 일이 아니겠으나 제3자의 개입이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부부의 권리와 의무는 신성한 것이며 아무도 부부의 침실을 침해하고 더럽혀서는 안되기 때문이다(히브 13, 4).
나, 소위 시험관 아기
자연과학이 발달하여 앞으로 정말 시험관 아기가 출생하게 될지 모르겠으나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인간이 인간의 생명에 대한 최대의 조작과 모독을 하는 비윤리적 행위를 하는 것이 된다. 오늘날 시험관 아기라고 떠드는 것은 마치 마치 과대상품광고와 같은 유형으로 진실을 왜곡하는 표현이다.
현재 시험관 아기라고 하는 것은 임신의 과정에 있어 일부를 인위적으로 시험관을 통해서 보완하는것을 말하고 있다. 즉 성숙한 정자와 난자른 인공적으로 채취하여 결합시켜 수정란을 얻고 이를 일정한 시간동안 시험관에 보관한후 이를 받아들여 수태할수 있는 자궁에 착성시켜 태아를 자라게 하여 출산케 하는 것을 말한다.
한 생명이 소위「시험관 아기」로 태어날수 있는 조건은 위에서 본바와 같이 인공적 조작으로 적어도 3단계의 조작을 거쳐 자연적 임신과 출산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고 이 3단계의 과정이 윤리적으로 허용될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집약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 할 일은 부부나 가족들이 아이에 대한 소망 못지않게 태어날 아기도 자기 부모와 친척에 대한 기본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한 생명이 타인을 위한 소모품도 애완용도 되어서 안되는것이 자명한 때문이다.
ㄱ, 성숙한 정자와 난자의 채취: 이론적이고 생리적 측면에서만 보면 정자와 난자는 부부에게서나 제3자에게서나 채취될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부가 아닌 경우는 예전에 후손을 보기 위하여「씨받이」나「씨내림」의 불륜을 간소화하거나 과학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 비윤리적 행위이므로 논의에서 제외한다.
단지 부부간에 채취하는 경우라도 수음이나 여성의 배란기를 기다려 복강경이 달린 기구를 통해 얻어지는 것으로 육체적 부부의 결합이나 그 도움을 주는 행위가 아니므로 비윤리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ㄴ, 채취된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얻어지는 수정란과 보관, 가톨릭교회는 인간의 생명이 일정한 발달발육을 통해서 완성된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나 어떤 일전한 단계에서 영혼의 주입을 통하여 인간이된다는 원시적 해설을 거부하고 수태의 순간부터 고유하며 독립적 한개인의 생명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수정란은 이미 하나의 시작된 인간의 생명이라고 보며 인간생명의 존엄성과 신성불가침성을 가르치므로 시험관을 통한 수정란의 획득이나 보관을 부당하게 생각한다.
ㄷ, 만일 누가 실험을 통해 수정란을 얻었다면 되도록 속히 자궁에 착상시켜 생명을 보호할 것이다. 이것이 어머니가 아닌 타인의 자궁에 착상시킨다면-소위 대리모-인륜을 크게 어기는 것이며 인간의 부모에 대한 기본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ㄹ, 수정란을 어떤 실험용으로도 사용해서는 안된다. 인간 생명에 대한 존엄상과 신성불가침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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