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자 고찰
우리한국교회에서는 성인 입교자들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찰고(察考)를 거쳐 교회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 입적하게 된다
엄밀히 따지자면 찰고는 예비자들이 세례를 받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일련의 과정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세례성사로 이뤄지는 초기신앙인들의 관리문제와는 어느정도 거리감이 있는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찰고는 일부 지능 장애자나 고령의 노인들을 제외하고는 성인 영세자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한 과정이므로 이와 관련된 교회의 현 상황과 향후 과제들을 점검해 보는 것은 필요한 일인것 같다.
한국교회 특수용어
가톨릭대사전에는 『찰고는 한국 천주교회의 특수용어로 사목자가 교우들의 교리지식을 확인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시험』이라고 정의하고 『찰고의 대상자는 성세성사를 받으려는 예비 교우와 판공성사를 받고자 하는 영세교우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면 찰고는 사목자들이 사목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일종의 테스트(시험)로、본고에서는 「예비자 찰고」와 관련된 사안들을 점검하기로 한다.
전국적 각 교구·본당 등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예비자 찰고」는 전통적으로 구두시험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세례 대상자들이 많은 곳에서는 문제지를 배부、필기시험으로 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영세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판공 찰고」는 필기시험으로 이뤄지고 있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질문에 있어서도 신앙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세와 교리지식、가령 주의기도․ 성모송․영광송․ 사도신경․ 아침 저녁기도 등 기도와 천주존재․강생구속․삼위일체․상선벌악 등․ 4대 믿을교리를 기반으로 하는 교리상식 등을 그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이와함께 대부분의 본당에서는 찰고시에 예비자들이 일정기간의 예비자 교리기간중에 교리반과 주일미사에 성실히 참여했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방편으로 예비자 카드에 기록된 출석점검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례대상자가 과거에 비해 증가함에 따라 본당신부와 세례 대상자간에 이뤄지는 찰고가 다소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거에는 사목자들과 새로 태어나는 하느님 자녀들은 이 찰고시에 인적사항을 비롯 초기 신앙생활에 관한 보다 폭넓은 질문과 의견교환이 이뤄짐에 따라 찰고가 시험이라는 측면에 함께 초기의 원활한 신앙생활을 위한 지도를 겸할 수가 있었다는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초기 신앙생활지도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찰고가 세례성사를 받기위한 단순한 하나의 과정 이라는 생각이 커진 반면、초기신앙생활에 대한 「지도」、라는 관점이 다소 옅어져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대해 사목자들은 「예비자 찰고」가 세례성사를 받을 수 있는 적격여부를 판단하는 것보다 과거와 같이 초기 신앙생활을 이끌어 줄수 있는 「대화의 장」으로 새로이 발전돼야 할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부사목자들은 최근 각 기업체에서 신입사원면접시에 많이 활용하고 있는 「단체면접」과 같은 「단체찰고」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즉 과거처럼 사목자와 세례대상자지간의 일대일면접이 형편상 어려우면 비슷한 연령․계층에 속하는 세례대상자들과 함께 신앙생활과 관련된 전반적인 혹은 특정한 주제를 설정、공동 토른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지도」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방법을 한단게 높여 마치 성직자․수도자 등이 성품이나 서원을 받기전에 피정을 하는것처럼 세례 대상자들이 교구 본당에서 마련하는 피정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예비자들을 위한 「찰고피정」은 인근 본당들이 서로 연계、비슷한 연령․계층들을 한데 모아 세례성사와 관련된 각종 피정프로그램들을 개발、활용함으로써 세례 대상자들에게 세례의 의미를 한층 더 깊이 인식시켜 주고、초기의 신앙생활을 이끌어 줄 수 있는것으로 제안되고 있다.
신앙적 자세판단
이러한 「찰고피정」에 여건이 허락되면 그의 대부모들도 함께 참석、신앙생활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들을 서로 토의하게 함으로써 대부무와 대자녀간의 지속적인 신앙적 유대관계를 이어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사목자들은 「예비자찰고」의 내용에 있어서도 교리지식을 알아보는 것보다 과연 하느님의 존재를 믿고、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일상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신앙적 자세가 겸비되어 있는가를 판단해 볼수 있는 질문으로 이뤄져야 할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세례성사를 베푼다는 것은 「지식」에 따른것이 아니고、「믿음」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아는것」보다「어떻게 믿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목자들은 교리지식에 대한 문제는 「예비자 찰고」보다는 영세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판공찰고」에서 거론돼야 하며、또한 그것은 「신자교육」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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