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노동자부터 학장에 이르기까지 남ㆍ녀ㆍ노ㆍ소 누구에게나 쉽고 명쾌한 표현으로「말씀」을 전하는 만화가 박남규(요한ㆍ난곡동본당)씨.
만화라면 으레 만화가게를 생각하고 만화가 주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얄팍하다는 선입견이 아직은 뿌리깊은 현실 속에서도 교회 내에서 성서적인 만화를 고집스레 그려나가고 있는 그는 만화의 복음적 효과를 확신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어린이주보「작은마음」을 비롯、청주교구 어린이주보 등 교회 내 확보된 공간에는 여기저기 박남규씨가 그린 주인공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현재 교회에 나와 있는 교리서들을 보면서 저는 커다란 벽 같은 것을 느꼈어요. 교리서들이 외워야할 사항들을 정리해 놓은 것들 아니면 철학적 개념을 담고 있어 매우 수준높은 책들이었어요』라고 말하는 박남규씨의 눈은 빛났다.
좀 더 쉽고 정다운 표현으로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점차 굳어져 가면서 그는 자신의 직업인 만화를 완전히 교회 내에서 펴가기로 결심했다.
86년 교리만화「미사와성체」상ㆍ하 2권의 발간을 시작으로 그의 고독한 작업은 시작됐다.
『10년간 제가 주로 그려왔던 것은 공상 만화였지만 그것이 성서의 가르침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선 긋는것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세례를 받기 전 국민학교때 교회에서 하는 여름성경학교에 참석、처음 본 예수님의 얼굴이 강한 인상으로 남아 박남규씨의 작품에 나오는 예수님의 모델이 됐다.
지극히 관념적이거나 상징적일 수도 있는 교리를 눈에 보이게 그려주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만화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간략하고 함축적인 글과 많은 것을 담을 그림에 있다.
『성서의 표현에 있어 한 귀절이 지닌 커다란 의미를 한 컷트에 담기위해 때론 며칠을 고민하기도 한다』는 그는『어린이들에게 그리스도를 알리는 길잡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교회내 만화가 활성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일은 성서를 충분히 알고 표현할 수 있는 만화가를 양성하고 그들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지적한 그는 낮은 원고료와 만화에 대한 편견 및 선입견에 대해서도 아쉬워했다.
30대의 고개를 넘으면서 중견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는 만화가 박남규씨의 작업은 성서의 말씀에서 시작된다.
『성서를 계속 읽으면서 만화의 소재를 찾읍니다. 상상력이나 예상에 의한 표현이 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말할 수 없이 크기 때문에 확실한 지식을 가지고 그려야 합니다』
어린시절 전주에서 자란 박남규씨는『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면서 어렴풋이 하느님을 느꼈다』면서『그 이후 중학교때 마른 풀잎 속에서 새싹이 돋아난 것을 보고 죽음을 이긴』새 생명을 생각하게 됐다고 영세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만화로 복음을 전하는 것은 마치 다윗이 골리앗을 치러 돌맹이 하나를 들고 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박남규씨는『만화로 그리스도에 의한 구원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믿는이의 편지」에서 펴낼 예정인「영들의 전쟁(가칭)」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성서의 역사와 현실의 역사를 통해 나타난 악의 세력과 구원을 그려나갈 계획이다.
간결한 문장과 재치、흥미로 새롭게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어 가고 있는 만화를 통해 복음전파의 기치를 세운 박남규씨는『가장 쉬운 것이 가장 진실한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朴貞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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