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근로자 대부분이 열악한 작업 조건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가운데 작업 중 재해를 당해도 적절한 치료 및 보상을 받지 못하고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ㅈ씨는 1982년 5월 23일 ㅎ건설(주)에 고용돼 해외 현장에서 형틀공으로 근무하다가 동년 6월 10일 작업중 크레인이 내리는 형틀을 받으려다 크레인빔이 형틀의 중량을 못이겨 머리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우측 정강이를 부상 당하였다.

ㅈ씨는 현지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하였으나 귀국하여 수술을 받아야 된다는 통보를 받고 희사에 귀국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ㅈ씨가 업무상 재해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내지않으면 귀국시켜 줄 수 없다고 하였다.

ㅈ씨는 사표제출을 거부하였으나 상처 부위에 조속한 수술을 받지 못하면 상처가 악화돼 자신이 죽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사표를 제출하기로 결심하였다.

ㅈ씨는 사표를 제출했으나 4번이나 거부당하였고 마침내 회사 간부가 부르는대로 사표를 썼는데『본인이 국민학교때 운동을 하다가 다리를 다쳐 치료받은 사실이있는데 그것이 재발되어 계속 일을 할 수 없어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내용이었다. 회사는 ㅈ씨가 사표만 제출하면 귀국하는 즉시 공항에 앰불런스를 대기시켜 놓았다가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도록 해주겠다고 말하였으나 이것은 순전히 ㅈ씨를 기만하는 거짓말이었다.

ㅈ씨는 귀국 후 회사에 가서 치료를 요청했으나 회사는 아직 서류가 오지 않아서 처리할 수 없다고 하더니 급기야는 ㅈ씨의 부상이 작업중에 일어난 공상이 아니고 본인의 지병이 재발된 것이니 치료해 줄 수 없다고 하였다. ㅈ씨는 8월 20일경 너무 억울하여 노동부에 진정을 하러갔으나 때마침 회사 담당 근로감독관은 휴가중이었고 옆의 근로감독관이 담당 근로감독관이 오면 연락해줄테니 가서 기다리라고 하였으나 연락이 없었다.

ㅈ씨는 세상에서 버림받았다는 좌절감에 빠졌고 병원치료를 받을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이라 양잿물로 치료하였으며 상태는 점점 악화되어 갔다.

85년 7월 24일 ㅈ씨는 다시 노동부에 재진정을 하였다. 노동부에서는 이미 3년이 경과하여 시효는 소멸되었지만 ㅈ씨의 사정이 딱하니 회사에 연락하여 사적으로라도 치료를 해주라고 하여 ㅈ씨는 86년 1월까지 백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다.

ㅈ씨가 상담소를 찾아온 것은 88년 9월말경이었다. 우리는 상담을 통해 여러 문제점을 발견하였는데 첫째는 근로자를 기만하고 사실을 조작하여 회사의 책임을 면하고자 하는 부당하고 비열한 회사의 처사와、둘째 노동부의 행정처리에 있어서의 무성의와 태만、셋째 아직 시효가 소멸되지 않았는데 시효소멸이라는 결정을 내린 노동법 해석상의 오류였다.

이와 같은 점을 지적하여 다시 노동부에 진정하여 노동부로부터 시효가 소멸되지 않았다는 해석을 받았고 장애에 대한 보상금도 지급받을 수 있었다.

현재 ㅈ씨는 그때 부상으로 인해 만성골수염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일부 회복된 자신의 권리를 자신감을 되찾고 아직도 회복되지 못한 권리를 찾겠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