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가는 길에 봄비는 나에게 여러 번 질문했다 『거기 가면 나 같은 아이가 또 있어요? 외출할 수 있나요? 민수가 면회올 수 있느냐』등등
보육원에 도착하여 보니 이미 와있는 미혼모 몇명중 봄비가 최연소자였다.
대개 장성한 여자들로서 다방이나 까페 등 유흥업소에서 당한 일인데 상대편 남자들이 처음 접근할 때와 그후의 태도가 놀랍게 다르다는 것이다『그 아이가 내 아이라고 어떻게 증명할수 있느냐?』면서 처절할만큼 딱 잡아떼더라는 것이다.
남자들의 너무나 무책임한 행동이 더 큰 상처가 된 것 같았다. 봄비를 수녀님들께 맡기고 돌아오면서 마음이 든든하고 또 두 생명을 모두살리게 되어 기뻤다.
민수의 부모는 일절 면회도 안오고 또 출소한 친구편에 소식을 전해도 전화도 안받고 아들과의 인연을 딱 끊어버릴 정도로 냉정했다.
민수는 17세, 봄비는 14세이다. 옛날엔 고아 아이들의 문제가 심각했는데 요즘은 부모님 다 계시는 결손가정의 아이들의 문제가 심각하고 또 문제의 가정에서 문제아이들이 발생하고 있다.
외로운 아이들끼리 서로 마음이 맞아 무지한 상태에서 절제없이 좋아할뿐 사랑하는 사이라고 말하기엔 아직 미성숙하다. 사랑이란 육체적인 결합보다는 우선 건전하고 성숙한 마음과 정신적인 것이 더 앞서야 되지않을까 생각해 본다.
4개월후 봄비는 아들을 낳았다. 아기를 분만하는 순간 『엄마 나는 누구에게 시집가야 해』하고 분만대에서 외쳤다. 가슴이 찡하게 아파왔다. 애처로왔다.
또 1년후 봄비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아빠는 한달전에 돌아가셨고 자기는 집에서 살림을 돌보고 있다고 했다. 편안한 음성이었다. 민수는 액세서리 공장에 다니며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으며 봄비와의 만남은 없다고 했다.
이 시대의 사회적인 문화는 성에 대한 거의 무지상태에서 성의 자유, 혹은 개방이란 이름하에 혼전성관계가 문제시되지않는 것처럼 몰고가고 있는 것 같다. 며칠전 미혼인 택시기사님의 충격적인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한국처녀들이 평균1개월간 3만명이상 해외유흥업소 취업을 나가는 추세여서 장가가기도 힘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종교차원을 떠나서라도 인간의 쾌락이나 일시적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이용물내지는 상품화가 되어서는 안된다. 현재 사창가나 유흥업소 등에서 10대 미성년자를 고용하는 문제들을 국가차원에서 단속하여 법적으로 다루어주면 좋겠다.
유선방송 프로그램의 유해점과 음란비디오ㆍ불건전한 홍보ㆍ출판물 등을 단속, 추방하는 것이 급선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서 접하게되는 근친상간을 비롯하여 다양하게 발생하는 성문제는 가족만의 해결책이 아닌 사회복지차원에서 다루어져야할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두가정에서 한 나라안 전체의 문제점을 보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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