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러 수도회는 3백년대에 진입한 한국교회의 영성을 살찌우고 있다. 이들 수도회는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데 가장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본보는 90년 성소주일을 맞아 한국교회의 영성심화에 도움을 주고자 국내에 진출하거나 창립된 각수도회의 영성과 삶을 시리즈로 정리해본다.
<편집자 註>
「가르멜」은 하느님께서 인간들을 당신께로 부르시는 산 이름이다(팔레스티나 서북부에 위치). 가르멜은 비옥한 땅、 포도밭이라는 뜻이다.
이 이름을 딴 「가르멜산의 지극히 거룩한 동정 마리아의 수도회」는 엄률관상수도회로서 구약의 대예언자 엘리야에게 기원을 두고 있다.
가르멜수도회는 특정한 창설자가 없다.
가르멜산에 은수자들이 각각 모여들어 살기 시작한 것이 곧 가르멜수도회 창설이 되었다.
수도회의 모습을 갖춘 최초의 공동체는 1150년경 엘리야와 그의 후예들이 살았던 엘리야샘 근처에 엘리야의 정신대로 살던 성 벨톨드(Belthold)와 그 주위에 모인 일단의 은수자들이 자신들을 복되신 동정마리아께 봉헌하고 스스로를 「가르멜산의 지극히 거룩한 동정 마리아의 형제들」이라고 지칭하면서 시작됐다.
1210년경 원장인 성 부로까르도가 예루살렘의 총대주교 성 알베르또에게 규칙을 요청、작성된 회칙은 1226년 교황 호노리우스 3세와 1245년 교황 인노첸시오 4세의 인준을 받게 됐다.
그러나 사라센족의 침입을 피해 가르멜산의 은수자들이 유럽으로 이주해간 때부터 수도회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즉 유럽의 생활양식에 순응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당시의 총장 성 시몬스독은 가르멜 수도회를 다른 탁발수도회에 근접시켰다.
이렇게 남자 가르멜수도자들이 하나의 조직된 공동체로 체계가 잡혀갈 무렵、신심깊은 여성들도 함께 모여 공동생활을 해나가다가 1452년 수도회의 부흥에 큰 역할을 한 총장 복자ㆍ요한소렛의 허가에 의해 여자가르멜회가 탄생하게 됐다. 그러나 유럽을 휩쓴 페스트로 인해 그 당시 거의 모든 수도회가 겪었던 것과 같이 가르멜수도회도 수도회의 엄격성이 무너졌다.
이때 우리가 잘 아는 예수의 데레사 성녀가 완전한 기도와 고행의 개혁수도회를 창설, 교회쇄신의 전기를 마련하는 한편 끊임없는 묵상기도를 통해 신비신학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데레사 성녀는 당시 수도원의 극기생활이 등한시되고 있을 때 주변의 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르멜수녀원을 「완전한 가난」이라는 원래의 엄격한 수녀원으로 개혁한 것이다.
데레사 성녀는 끊임없는 묵상기도를 통해 탈혼과 환시를 경험하면서 1562년 초기 가르멜회의 엄격성을 부활시킨 개혁가르멜회인 「맨발의 가르멜수녀회」를 창설하고 1568년에는 십자가의 성 요한과의 만남을 통해 「맨발의 가르멜 남자수도회」를 창설하는 등 20년동안 스페인 전역을 여행하면서 17개의 남녀수도원을 설립했다.
데레사적인 카리스마는 모든 것에 앞서 지기의 영혼과 하느님과의 일치를 추구하면서 한편으로는 모든 영혼들의 선익에 기여한다. 철저하게 자신의 이탈、극기、포기를 강조하는 영성적 자유는 겸손의 소산으로서 가르멜회는 이러한 삶을 강조하고 있다.
은수자적이면서도 사도적인 가르멜의 삶은 특히 남자 수도회의 경우 영성분야의 활성을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영성신학 연구、영성사목을 위한 연구와 실천들이 가르멜수도회 활동의 중추를 이룬다. 영성신학강의、영성대화、고백성사、피정지도 등이 현재 한국가르멜수도회가 실천하고 연구하는 분야이다.
가르멜여자수도회는 엄한 봉쇄와 규율아래 끊임없는 기도와 복음적 포기의 생활로써 사도직을 도모하는 순수 관상 수도회이다.
하느님을 만나고자 광야에서 은수하던 사부들의 후예로서 엄한 봉쇄 안에서 소수의 수녀들이(정원 21명) 침묵과 고독 중에 머무는 것이다.
기도로써 교회 안에 심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가르멜여자수도회는 교회전례와 하루 7번의 성무일도、두 시간의 묵상기도와 잠심 중에 일하면서 끊임없이 기도에 전심한다.
관대한 투신과 억제 그리고 엄격한 청빈을 바탕으로 복음적 포기를 실천한다. 이 엄한 봉쇄와 은수생활은 교회와 인류로부터 고립되기 위함이 아니고 보다 깊은 유대 속에서 생활하기 위함이다.
가르멜여자수도회의 수녀들은 과학과 물질문명의 발달이 기도를 질식시킬수록 기도가 더욱 절실해진 세태 속에서 교회의 꽃인 기도 속에서 온 생을 사제들과 교회를 위해 하느님께 봉헌한 삶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가르멜회 지원 자격 및 연락처
■ 남자(영세후 3년이 지난 자)
▲ 성직수사 지원자격=가톨릭대학 입학 자격 있는 자 또는 대졸자 ▲ 수사지원자격=군복 무 필한 자. 학력관계는 수도회에서 적격자로 인정하는 자 ▲ 연락처=인천시 북구 계산동 산50~1 가르멜 남자수도원(032) 525~2625
■ 가르멜 여자수도원 지원자격=신앙생활 10여년 이상된 25~26세 대졸자(지원자격은 서울ㆍ부산ㆍ대구ㆍ대전ㆍ천진암ㆍ고성ㆍ충주 등 현재 전국 7개 수녀원별로 차이 있음). 연락처=서울 여자가르멜수녀원(02)902~1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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