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어느 애독자로부터 부모를 위한 상담에 대해서는 왜 쓰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지금 필자가 연재하고 있는 사목상담은 성직자나 수도자들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모나 교육자 기타 모든 상담하는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목자들은 도움을 청하는 여러 사람들과 제때에 상담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문제가 생길 때 우선 그들의 사목자를 찾아간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나타났다. 그리고 많은 신자들이 그들의 사목자가 능력있는 상담자이기를 바란다는 사실도 연구 결과 나타났다.
사목자들은 설교할 때, 교리를 가르칠 때, 예식을 거행할 때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만일 사목자들이 그들을 도와줄 마음과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비교적 건강하고 열심한 신자들도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사목자를 찾아간다. 중대한 결정을 앞둔 사람들도 사목자를 찾아간다. 마음에 상처를 받고서도, 자기가 정신병자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신경정신과 의사나 일반 상담자를 찾아가지 않고 사목자를 찾는 경우가 많다.
헨리 나웬에 의하면 사목자가 할 일이 주로 설교ㆍ교리 지도ㆍ교회운영ㆍ예식 집전ㆍ신자개인의 사목적 돌봄 등인데, 이 중에서 신자 개인의 사목적 돌봄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아흔아홉마리의 양을 버리고 한마리의 양을 돌보는 예수 그리스도의 표양을 따르는 것이다.
요즘 외국에는 전문적으로 사목상담을 공부한 성직자나 수도자 또는 평신도를 교회에 상주시켜 상담을 원하는 신자들의 요구에 응하고 있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사목상담 뿐 아니라 사회사업 등 분야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이 경향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것이 참된 교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교회에 누군가 항상 신자들의 골치아픈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대기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자세가 없는 교회에 대해서 신자들은 무슨 느낌을 갖겠는가? 필요한 때 교회로부터 버림을 받으면, 하느님께로 부터 버림을 받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어느 교회에나 기회만 주어지면 사목상담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할 자원봉사자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정도나마 훈련과 지도를 받는 것이다. 교구의 사목상담에 종사하는 이들이 이러한 자원봉사자들을 지도해 주고 교육시켜 주는 계획을 세우면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초상집이나 병원이나 양로원이나 기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상담해주면 그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은 교회가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소위 「평신도 사도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목자가 교회를 돌보려면 많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문제가 생길 때 가장 중요한 일은 그 문제를 사목자 자신이 해결해줄 것인가 또는 해당되는 전문가나 전문기관에 의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어느 정신병 환자가 사목자를 찾아오는 경우에는 정신치료를 위한 전문적인 지식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사목자는 돌보아 주기가 어렵다. 전이(轉移)나 역전이(逆轉移)의 문제 등 전문적인 문제를 다루기가 어렵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자나 신경정신과 의사에게 의뢰해야 한다. 이러한 의뢰의 제도를 교구 차원에서 마련하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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