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부활대축일을 전후로 전국 각 본당에서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 삶의 길에 들어선 성인 입교자 50명을 무작위로 만나서 『세례를 받을때 대부모를 어떻게 정했는가』를 물어 보았다.
이들중 30명이 예비자교리를 담당한 신부ㆍ수녀가 그들의 대부모를 정해 주었으며, 15명은 자신을 성당에 인도해준 친구를 비롯 직장동료ㆍ선배ㆍ이웃 등을, 나머지 5명은 집안 친척을 각각 대부모로 정했다고 대답했다. 이들중 본당에서 대부모를 정해중 30명의 신영세자들중 10명은 세례받는 당일 대부모를 할당(?) 받았으며 15명은 대부모를 세례 당일에야 만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이들 30명의 신영세자들의 대부모는 대부분이 해당 본당의 평협ㆍ사목회ㆍ청년회ㆍ레지오 마리애 등 본당의 신심액션 단체에서 매우 활동적인 신자들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제2차 바티깐공의 회의 결의에 따라 개정된 「어른입교예식서」는 『예비자들은 예비기간동안에 선발(등록)예식에서 자신들을 교회에 추천해줄 대부ㆍ배모를 발견하도록 해야한다』(104항)면서 『대부대모는 모범과 능력과 친분때문에 예비자 자신이 선택하고 사제가 인정한 사람으로서 선발되는 날과 성사가 거행될 때와 신비교육 시기에 후보자를 동반한다』(43항)고 규정하고 있다.
또 이 문서는 대부모의 직무에 대해 『예비자에게 복음의 실천을 자신의 생활과 사회생활로 친절히 보여주고, 의심과 고통중에 도와주고, 예비자를 보증하며 세례성사 생활이 자라도록 감독해 주는 일』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같이 신영세자들의 대부모는 이미 예비기간중에 예비자 자신들에 의해 선택되어 정해져서 신친(神親)관계가 형성돼야 하는것이 원칙이다.
앞서 살펴본 50명의 신영세자들 가운데서도 이원칙에 합당하게 대부모를 정한 입교자는 자신을 성당에 인도해준 후견인이 대부모가 된 경우 2명, 친척 형의 권유로 입교하게 된 경우 1명 등 3명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모두는 선발예식 혹은 세례식 한두주일이나 몇일전, 심지어는 당일에 가서야 허급지겁 대부모를 정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같은 단면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대부분의 본당에서 신영세자들의 대부모는 예비기간이 끝나고 세례성사가 집전되기 바로전에 정해지고, 이들 대부모는 단지 증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고 있다.
「어른입교 예식서」는 예비자가 세례성사, 곧 입교성사를 받은후에 약 7주간에 걸쳐 대부모와 함께 신비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어른입교예식서」는 『신비교육의 시기는 새 영세자들이 대부대모의 도움을 받아 다른 신자들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사물을 새로이 인식하고 새로운 충동을 받기 위하여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39항) 면서 『대부대모들은 새영세자들과 함께 미사에 참례하도록 노력한다(236항) 대부 대모의 직무는 새영세자가 성사를 받은 다음 세례서원에 충실한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데에도 그 중요성이 계속된다(43항)』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르침은 현재 국내 대다수의 본당에서 실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일부 본당에서 6개월간의 예비기간중에 신비교육 기간을 포함시켜 대부모와 대자녀간의 신친관계를 확립하고, 예비자들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신앙생활을 이뤄 나갈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대구대교구 김영환 신부(효성여대 총장)는 『현재 한국교회 각 본당에서 시행되고 있는 예비자 입교절차는 사실 성인입교예식서의 가르침대로 이뤄지고 있지는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선교지역의 특성상, 우선 많은 사람을 하느님의 자녀로 불러들여야 한다는데 초점이 모아지기 때문에 예비자편의 위주의 입교절차에 따르다 보니 대부모도 다분히 형식ㆍ요식적으로 선정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신부는 『그러나 양이 많은 것도 좋지만, 그에 따른 질적인 향상도 중요하기 때문에 영세자들의 관리측면에서 보다 올바른 대부모의 역할이 요청된다』면서 『이를 위한 교육ㆍ홍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선사목자들도 극히 일무를 제회하고 대부분의 경우에 대부모와 대자녀간의 신친관계가 올바르게 확립되지 못하고 형식에 치우쳐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다.
사목자들은 한국교회사 정상 신비교육을 실시할 형편은 어렵다하더라도 조금만 더 예비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면 예비 기간중에 대부모를 선정, 신친관계를 보다 돈독하게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목적배려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를위해 각 본당은 본당 신자들 가운데 대부모로 선정될 수 있는 신자들의 명단을 작성, 예비자들이 스스로 대부모를 정할 수 없는 경우 예비자교리 기간중에 대부모를 알선시켜 신친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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