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문제 해결을 위한 공개토론회가 서울대교구 도시빈민사목위훤회(위원당ㆍ도요한 신부) 주최, 도시빈민연구소(소당ㆍ제정구) 주관으로 4월 28일 오후2시 서울 가톨릭회관 3층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주택위기, 어떻게 풀것인가」라는 대주제 아래 열린 이날 공개토론회는 발표자들의 「주택위기의 현황과 원인」「정부의 역할과 해결방안」「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대중 운동의 가능성」에 대한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발표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편집자 註>
■주택위기의 현황과 원인=최병두(대구대 교수)
오늘날의 주택문제는 위한 어떤 상품으로 전 한국 자본주의 정치경제의 구조직 모순에 의해 창출되고 있다.
즉, 인간 삶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서의 주택을 부의 저장과 가치 증식을 위한 어떤 상품으로 전락시키는 자본의 논리와 이러한 과정을 묵과하고 조장 촉진시키는 자본주의 국가의 계급적 허구적 주택정책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공간에 있어 주택문제의 본질을 이루는 것이다.
정부의 토지ㆍ주택 정책에 있어 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가 진정한 의미로서 어떤 공급정책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적 영리를 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는 공영재개발, 조합개발, 합동개발 등의 전략으로 수행돼온 도시재개발을 통해 원지역주민들을 철거시키고 이 지역에 고급아파트나 오피스텔을 건설하여 이를 분양하는 건설자에게 최대의 이윤을 보장해 주었다.
정부는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정책에 대해서는 항상 무시해 왔으며, 단지 주택투기나 가격상승, 공급부족으로 인해 대중적 위화감과 불만이 정권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자본축적을 위한 경제성장에 차질이 예상될 때만 이를 해소키 위한 미봉정책을 제시해 왔을 뿐이다.
이러한 정책의 계속은 주택 가격을 상승시키고 결국 경제의 안정기조를 붕괴시키게 되며 무주택 서민들은 더이상 지배권력을 지지하지 않거나 광범위한 저항운동을 초래하게 되고, 민중 생존의 위기를 일으키는 등의 부정적인 결과를 유출시키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당국은 △종합토지세제의 정비 및 강화 △주택가격과 임대료에 대한 당국의 직접적인 규제 등등 여러대안적 주택정책을 제시하겠지만 현재의 주택문제가 현경제체제의 구조적 모순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이런 대안들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가져올 수 없고, 다만 현 경제체제의 전반적인 개편을 통해서만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역할과 해결 방향=장세훈(한국 산업사회연구회)
주택정책에 있어 우리 사회에서 국가의 역할은 자본주의의 기본원리를 저해해서는 안될 뿐 아니라 자본의 이해 관철이라는 계급성을 견지해야 한다는 일정한 단계를 벗어나지 않은 채 전개돼왔다.
이는 근본적인 계급관계의 지형이 변동되지 않고서는 일시적 국면에서의 사회세력간 역학관계가 바뀐다고 해서 분배영역에서 조차 개량화의 지평이 확장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현국면에서 국가기구 내에서의 개량화의 가능성, 즉 「민중적 주택정책」의 가능성은 극히 제한된 상태이다. 그 가능성의 진폭은 결국 정치적 지형 자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근로대중의 더 많은 역량배양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노동자의 경우 주거공간의 확보와 주거생활의 안정을 생산 현장에서의 임금투쟁과 접맥시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사회운동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고 정책적 차원의 경우 사원임대주택공급이 아니라 공공임대 주택 공급을 촉구토록 해야하며 재개발지역 도시빈곤층의 경우 철거반대투쟁의 단속성과 국지성을 극복하고 「민중적 주거공간」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 지역간 연대투쟁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대중운동의 가능성=백욱인(한국사회연구소)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대중운동의 성격과 위상을 보면 「운동주체」는 주택문제로 고통받는 모든 계층이 될 수 밖에 없으며, 「조직형태」는 크게 두가지의 조직을 예상할 수 있다.
하나는 토지 주택문제를 독립된 사안으로 설정하여 이에 기초한 대중조직을 건설하는 방식(경실련, 서철협 등의 여기에 들 수 있음)과 하나는 기존의 부문별, 계급계층별 대중조직의 결집된 대중역량을 기반으로 정치적 결집체를 형성하여 이를 통해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대중적 정책대안과 압력을 조직해 나가면서 민중의 생활상의 이해에 입각한 대중운동을 해나가는 방식이다.
「운동 노선」은 개량주의적 유통주의적 노선과 변혁지향적 노선간의 구분이 설정될 수 있는데 대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소비와 생활영역의 문제를 생산영역에서의 근본적인 문제해결로 부단히 접근시키고 상이한 계급 게층의 이해를 통일적 이해로 합성해 내는 운동노선의 정립이 요구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