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1909년 당시 서울 대교구장이던 민주교의 요청으로 독일 오틸리엔 수도원에서 5명의 선교사가 파견돼 지금의 서울 혜화동 신학교 자리에 수도원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서구문명의 그리스도교화에 지대한 공헌을 해온 것으로 인정되는 성베네딕도회는 전세계적으로 연합체 성격을 띤 수족(修族)의 형태로 명명되는데 한국의 왜관 베니딕도수도원은 성베네딕도회 성오틸리아 수족의 한 수도원으로서 베네딕도회의 전통과 교회의 선교사명을 은사적 소명으로 삼고 살아가는 수도승 공동체이다.
이들을 「수도자」가 아닌 「수도승」(Mona-chus)이라 부르는 이유는 베네딕도회가 수도승 생활의 전통을 잇고 살아가는 여러 수도공동체(트라피스트회ㆍ카르루시오회ㆍ안토니오회 등)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바꿔말하면 어느 특정 사도직을 목적으로 설립된 수도회와는 달리 세상을 떠나 오직 수도원안에서 규칙에 따라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을 섬기도록 불리움을 받은 자라는 의미가 있다.
「기도하며 일하라」(Ora et Labora)는 베네딕도회의 생활표어는 일상 안에서 일과 기도의 조화를 추구하며 전통적으로 침묵과 고독을 중요시해 온 그들의 삶을 발 대변해 주고 있다.
베네딕도회의 이러한 정신과 생활모습은 서원내용에서도 드러난다. 베네딕도 회원은 서원 때 「청빈ㆍ정결ㆍ순명」의 복음 3덕(三德) 대신 「정주(定住)할 것ㆍ수도자답게 생활할 것ㆍ순명할 것」을 서약한다. 정주(定住)에 관한 서약은 곧 베네딕도회 수도승들이 살아야 할 삶의 형태를 근본적으로 규정짓는 것이며 이에 따라 베네딕도회는 탁발수도회와는 달리 수도원 자립을 위한 터전을 갖고 있기도하다.
베네딕도회의 조직 또한 수도승 공동체라는 특성에 맞추어져 있다. 이들은 같은 베네딕도회일지라도 수도원들(아빠스가 있는 자립 대수도원을 말함)간의 연결은 매우 허술한 편이며 개별 수도원 중심으로 생활한다. 즉 자립 대수도원으로 승격되면 그곳이 곧 「아빠스좌(座)」수도원이 된다. 이것은 기도와 수덕을 위한 생활에 수도원들간의 어떤 특별한 연결이 필요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베네딕도회의 전통으로 인해 수도원 내의 활동도 성직자가 아닌 평수사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사제직분을 받는 수도자-사제라 하더라도 그는 일차적으로 수도승이다. 사제직무수행은 수도승 신분에 의해 엄격히 제한받으며 그 수도승 신분을 유지한 조건하에서만 다른 활동이 가능해진다. 이들에게는 수도승 생활규율 준수가 제일차적인 임무이기 때문이다.
한국진출 후 왜관 베네딕도회의 활동은 한국근대사의 수많은 시련과 격동을 거치면서 꿋꿋이 성장해왔다. 일제식민통치와 1차세계대전의 혼란 중에 교육사업을 위해 설립했던 숭신사범학교가 폐쇄되는 수난과 서울에서의 선교터전을 상실하는 아픔을 겪어야했다. 그러나 때마침 주어진 함경남북도와 만주 연길지역 표교 임무를 계기로 선교사업의 일대 전환기를 맞은 베네딕도회는 1920년 새로이 설립된 원산교구를 관할함과 동시에 교구사제 양성을 위한 신학교를 시작하고, 1972년 서울수도원을 덕원으로 옮겼다. 또한 당시 원산교구 관할하에 있던 만주 연길지역을 사목, 1934년 연길에 자립 대수도원이 설립되는데 기초를 놓았다.
그러나 6ㆍ25전란으로 덕원ㆍ연길수도원이 해체되고 수많은 회원들이 피살, 옥사, 추방되는 또 한차례의 시련을 당한 베네딕도회는 1952년 이를 피해 남하한 회원들이 모여 자리잡은 곳이 지금의「왜관 성마오로 쁠라치도 대수도원」이다.
현재1백40여명의 회원들이 기도ㆍ노동ㆍ공동생활을 통해 사부 베네딕도 성인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가고 있는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오늘날까지 출판사와 인쇄소, 시청각교육연구회, 목공소와 농장, 나환자 정착촌, 남여중 고등학교와 피정의 집 및 각종 사회사업을 펼치며 그 시대의 교회와 사회에 필요한 사도직을 수행해오고 있다.
또한 서울과 대구 두 곳에 신학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1964년에 국내 최초로 「왜관피정의 집」을 개원한 것을 비롯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전례ㆍ건축ㆍ출판 분야 등의 발전에 주춧돌 역을 담당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밖으로는 사도·안으로는 수도승」의 생활로 베네딕도회의 전통과 교회의 선교사명을 충실히 수행하며 살아가고 있는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수도자들. 이들의 삶은 분명 한국교회에 필요한 기도와 노동, 친교의 생활을 개척하고 성숙시키는 누룩일 것이다.
■지원자격: 진심으로 하느님을 찾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열심한 신자로서 베네딕도회적 생활에 매력을 가진 만28세미만의 건강한 청년. 성직수도지망자(수도신부)는 대학입학자격이 있어야 하고, 일반수도(수사)지망자는 원칙상 고등학교 졸업이상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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