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상담
사목자가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것이 지지 상담이다. 지지 상담은 사람이 어려운 역경에 처했을 때 그를 옆에서 뒷받침 해주는 것이다.
사목자가 정식으로 장기 치료를 할 수는 없지만, 사람이 어려운 역경에 처하거나 위기를 당했을 때 그가 그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그냥 옆에 있어 주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역경이나 위기라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집에 사랑하는 이가 죽었을 때, 무슨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큰 사고가 났을 때, 갑자기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그 어려운 역경을 당하는 사람은 마음에 큰 충격을 받는다. 그 어려움에 당하는 사람이 어떻게 할 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사목자가 옆에 있어 줌으로써 큰 충격을 받는다. 그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은 마음에 큰 충격을 받는다. 그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이 어떻게 할 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사목자가 옆에 있어 줌으로써 큰 위로를 받게 된다.
임수경양의 사건은 전국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지만 그녀와 그녀의 가족에게는 매우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임양 어머니의 슬퍼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임양은 내가 서울대교구 세검정본당에 주임신부로 있을 때 주일학교교사였다. 평소에 가난한 학생들에 대해 관심 많았고, 의협심도 많은 학생이었다. 그녀의 어머니에게 그녀는 한낱 귀여운 딸이었다. 임양이 느닷없이 북한에 나타나고 귀국 후 감옥에 갇혔을 때 그녀의 가족, 특히 그녀의 어머니의 충격과 슬픔은 대단히 큰 것이었다. 나는 사목자로서 그 집안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었다. 나는 임양이 갇혀있는 곳으로 그녀를 찾아갔다. 여러가지 대화를 나누었지만, 내말이 그녀에게 얼마 만큼 위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그녀를 감방에 찾아갔다는 사실 자체가 그녀와 그녀의 집안에 큰 위안을 준 것만은 사실이다. 나는 임양의 집안 식구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 어려운일에 심부름도 해주고, 자주 찾아가주고, 같이 기도도 해주었다. 내가 그들을 위해 한말이나 일이 크게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나의 관심과 기도가 그들에게 적지 않은 위로가 된 것 만은 확실한 것 같다. 이런 것이 바로 지지상담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얼마 전에 어느 외국 신부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방세를 낼 돈이 없어서 고민 끝에 아버지가 자살한 어느 처녀가 그를 찾아왔다. 그녀는 자기도 자살하겠다고 말하면서 몸부림치면서 울었다고 한다. 외국인으로서 그 신부가 그녀에게 한국말로 무슨 말을 설득력있게 할 수 있었겠는가? 그는 하루종일 그녀와 함께 있으면서 외국인 특유의 서투른 말투로 『산에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었어요!』라고 말했다 한다. 그말이 우스워서 그녀는 드디어 웃음을 터뜨렸다 한다. 이것은 훌륭한 지지 상담의 예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말하기를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마태오 11,28)고 하였다. 예수 그리스도가 고생과 무거운 짐을 없애주겠다고 말하지 않고, 편히 쉬게 해주겠다고 한 말은 대단히 중요하고 뜻이 깊은 말이다.
사목자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당할 때, 비록 그 어려움을 없애줄 수 는 없어도, 그냥 옆에 있어 주는 것 만으로 그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다.
사목자들은 사람들을 위해 이러한 지지 상담을 할 수 있고 또 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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