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식이네는 달동네 재소자집 방문을 갔다가 어느 형사가 가르쳐 주어 알게 되었다. 아빠가 전매청에서 인삼을 빼내어 팔다가 검거되어 지방 교도소로 구속되어 가던 날 친구에게 부인을 잘 봐 달라고 부탁하고 갔다. 그후 부인은 그 남자와 눈이 맞아 아들 셋을 나 몰라라 방치해 둔채 시골에 가서 동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사의 말은 소설 이야기 같이 정말 실감나지 않았다.
그런데 첫째 아들 영식이는 벌써 손버릇이 나빠져 두번이나 훈방조치 했다고 형사가 걱정 했다.
둘째 아들 영구(12세)가 몇번 엄마를 찾아갔어도 만나지 못하고 왔다.
나는 요안나씨와 함께 그집을 방문 했는데 방문 창호지가 갈기갈기 다 찢어졌다. 하나밖에 없는 이불을 서로 끌어 덮다 보니 완전히 솜만 남아 있었고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 같은 인상을 주었다.
동네 반장님 말씀이 어른 없는 집이라 온갖 불량배들이 밤이면 범죄 하다가 새벽에 몰려와 먹고, 자기도 한다고 했다.
쌀도 그집에 갔다 놓으면 감당할 수가 없어 자기집에 두고 조금씩 배급하는 방법으로 주고 있다고 했다.
요안나씨가 레지오단원들을 데리고 가서 방문도 발라주고 쌀과 연탄도 사서 반장댁에 맡기고 왔다. 부인들을 통해서 멀리서 도와주고 있던 어느날 반장댁에서 전화가 왔다. 부전자전이라더니 끝내 영식이가 구치소에 갔다는 것이다. 영식이를 찾아가 만나본 결과 추석명절이라고 남들은 아빠가 추석빔도 사주고 떡도 해먹고 재미있는데 동생들이 너무 불쌍해서 신발 사주려고 친구와 둘이서 짜고 했다는 것이다. 대낮에 동네 정육점에 들어가 주인이 자리를 잠간 비운 틈을 타서 금고를 열다가 잡혔다는 것이다.
죄명이 특수절도다. 방법은 틀렸지만 부모없는 동생들을 잘해 주려던 형의 마음이 기특한 생각도 들었다. 그때 그 아이들에게 신발을 사주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도 마음에 걸린다. 이 아이는 현재 보호자도 없고 전과가 있기 때문에 순조롭게 석방되기가 힘들게되었다.
가정법원으로 송치되었을때도 계속 면담하고 심판날 자원보호자로 입회하기로 했다. 미성년자들은 비밀재판으로 보호자 한사람만 입회하게 되어었다.
심판이 있는날 아침 가정법원 지하실에 대기중인 영식이가 갈아입을 겉옷을 준비해 가지고 갔다. 영식이는 반가워 하면서 크게 한숨을 내 쉬었다『수녀님이 안오시면 어떡하나?』걱정하고『밤새 한잠도 못잤다』고도 했다. 차례가 와서 법정에 입회 했다. 수녀님이 왠일이냐고 여자재판장이 물었다. 자원 보호자라고 했더니 무척 고마워 하시는 표정이었다. 『김영식, 수녀님을 봐서 한번만 용서해 준다. 또다시 나쁜짓하면 소년원으로 넘길것이다』호통치며 다짐을 단단히 했다. 그 자리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나와 소년 인수서를 써 주고 데리고 왔다. 소년 심판 과정에서 부모님이 계셔도 아이들에게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책임감이 없다고 판단 될때는 부모에게 아이를 맡겨주지 않고 보통은 선도위원이나 교화시설에 위탁한다. 영식이 경우엔 첫째 부모님들의 악표 등 책임이 크다. 아빠가 미장 기술자여서 수입도 괜찮았다는데 어느 전과자에 영향을 받은것이다. 특히 엄마의 소행은 그분의 성장 과정이 어떤지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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