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살려본바와 같이 대부분의 경우에 대부모와 대자녀간의 경우에 대부모와 대자녀간의 신친(神親)관계가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고、 다분히 형식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높은 상황에서 한편으론 일선 예비자교리 담당자들은 새 영세자들에게 대부모를 알선시켜 주는 것이 무척 어렵다고 털어 놓는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교도소내 재소자들의 영세ㆍ입교시에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년동안 재소자들의 교화를위해 헌신、그들에게 교리를 가르쳐 입교를 주선시켜 온 서울의 ㅎ씨는 『재소자들의 대부모를 구하기는 좀 과장해서 하늘의 별따기라고 할 정도로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다』면서 『가끔 대부모를 찾지 못해 세례가 늦어지는 재소자를 대할 때 안타까운 마음에 짐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부모 기피현상」은 대다수의 신자들이 대자녀의 신앙생활이 자신의 영혼구령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우려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인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한편에서는 자신이 훌륭한 대부모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서 대부모에 나서기를 거절하는 겸손하고 신심깊은 (?)신자들도 많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박도식 신부(대구대교구ㆍ효성여대 교수)는 『교리적으로 대자녀의 신앙생활이 대부모의 영혼구령에 다소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는 있지만, 이러한 사실에 얽메어 대자녀 갖기를 한사코 거부하는 행위는 더 큰 구원적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도식신부는 『반대로 구원적 차원에서 대자녀의 올바른 신앙생활로 인해 대부모가 덕을 볼수 있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될 것』이라면서 『훌륭한 대부모가 될 수 있는 능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되더라도 대자녀의 신앙지도를 통해 늘 자신의 신앙생활을 반성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알찬 신앙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교회내 「이산가족」으로 불리워질만큼 대부모와 대자녀간의 신친관계가 허점이 많은것에 비해 일부신자들은 대자녀 관리에 상당한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사례도 많다.
현재 대자가 20여명에 이르고 있다는 서울 ㅇ씨는 월1회정도 대자모임을 주선、 함께 만나서 서로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면서 신앙생활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는데、 이 모임에는 대자들의 부인까지 함께 초대、 모임의 분위기를 가정성화의 차원으로 이끌고 있다.
뿐만아니라 대자들의 영명축일도 빠짐없이 기억、 작은 선물과 조촐한 축하파티도 함께 마련해 주는 ㅇ씨는 대자들의 올바른 삶을 위한 일상기도도 늘 잊지않는다.
ㅇ씨는 『대부모와 대자녀사이가 친부모ㆍ자식ㆍ친구사이처럼 가까워지고 허물없이 서로의 고민거리를 털어놓을 수 있다면 냉담같은 것은 있을 수가 없다』면서 『대자녀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관심과 기도』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학생부터 성인에까지 대녀를 6명두고 있는 대구 ㅂ씨는 매월마지막 주간 금요일 및 토요일을 대녀에게 편지쓰는 날로 정해놓고, 자신과 대녀들의 신앙생활을 점검해 오고 있다.
가정주부인 ㅂ씨는 『가정에 얽메이다보니, 대녀들을 직접 자주 만날 수가 없어서 대녀들과 한달에 한번정도 편지를 교환하게 됐다』면서 『조금 짜증스런일이 있어도 그들의 편지를 받게 되면 기분이 좋아져, 오히려 내 자신이 대녀들로부터 신앙적인 도움을 더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온 세상의 복음화를 위한 평신도의 여러 임무중에서도 올바른 대부ㆍ대모로서의 역할수행은 어느 누구에게도 쉽게 간과될 수 없는 중대한 임무라는데는 별다른 의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대부모와 대자녀간의 보다 바람직한 신친관계의 정립을위한 다각적인 사목적 정책과 배려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도식 신부는 『신친관계의 문을 넓게 열어 유럽의 교회처럼 영세자에게 대부ㆍ대모 양친을 두게함으로써 가족인 유대ㆍ결연관계를 더욱 두텁게 하는 것도 신중히 고려해 볼만 하다』고 지적했다.
또 김영환 신부는 『본당에서 대부모를 알선해 줄 때 신영세자의 학력ㆍ신분ㆍ계층ㆍ 가족관계등 그의 모든 상황을 충분히 고려、 서로의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비슷한 상황에 있는 신자들을 선정해 주는 「유유상종의 원리」를 활용한 방법이나, 신영세자와 조금이라도 친ㆍ인척관계에 있는 신자들을 찾아서 그의 대부모가 되게 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사목자들은 무엇보다도 대부모의 역할에 대한 신자들의 인식전환이 먼저 이뤄져야 하고、본당의 사목책임자들도 매분기마다 많은수의 예비자들을 확보하는것 못지않게 그들에게 예비기간중 대부모를 알선시켜 신친관계를 확립시켜 주는데에 더 큰 정성을 쏟아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본당이나 교구에서 「대부모 만남의 날」「대부모 찾기운동」「대부모ㆍ대자녀간 편지쓰기 운동」등을 비롯 대부모와 대자녀가 함께하는 피정 등 신친관계 정립 및 확립을 위한 각종 행사ㆍ사업ㆍ모임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 될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어느 본당의 「대부대모의 날」행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대부모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한번 가슴 깊이 깨달을 수 있게 됐다』면서 『이러한 모임이 최소한 연중 2~3차례이상 자주 마련되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영세후에 신자 재교육이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현 교회의 상황에서 새 신자의 신앙교육을 바로 대부ㆍ대모가 맡게되면 상호신앙적 구속력이 이뤄지게 됨으로써 가장 고질적 병폐인 냉담을 방지하는데에 큰 몫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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