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흔히 볼 수 있는 위기도 있고、돌발적으로 심한 위기를 당할 수도 있다. 이런 위기를 당할 때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한다. 사람들이 위기를 당할 때 사목자가 그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나 알아보기로 한다.
위기 개입의 이론
상담심리학에 위기 개입이라는 분야가 처음 생겨난 동기는 사목자들이 흔히 겪는 문제、즉 사별(死別)과 슬픔이었다.
미국의 경우 월남전에서 입은 피해는 말할 수 없이 큰 것이었다. 월남전에 참전했던 미군 장병들과 그 가족들은 아직도 심한 정서적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 중에 많은 이들이 아직도 사별과 슬픔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월남전 보고에 따르면、 슬퍼하는 것은 그래도 나은 편이고、 아예 무표정해 진 것이 더 안타깝다는 이야기이다. 이들을 돕는 노력이 아직도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제라드 카플란(Cap-lan)은 위기 개입의 개념을 처음 개발한 사람이다. 그에 의하면 위기는 사람이 평상시에 의식하지 않는 균형이 깨질 때 생긴다는 것이다. 문제가 너무 커서 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내외적 능력이 감당해내지 못할 정도로 균형이 깨진다는 말이다. 그래서 위기를 당하는 사람에게 큰 혼란이 온다.
위기에는 발달의 위기와 상황의 위기 두가지가 있다. 여러 단계를 거치는 인간의 발달의 과정에서 사람들은 위기를 맞는다.
학교나 직장 때문에 집을 떠난다든지、 결혼을 한다든지、 첫 아기를 낳는 등은 미리 알 수 있는 위기이다. 발달의 위기는 어려서 뿐아니라 커서도 온다. 인간의 발달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려서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커서도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하게 된다.
상황의 위기는 삶을 파괴하는 여러가지 불운한 사건들을 뜻하는데、구체적으로 말하면、질병、죽음、전쟁、각종사고、천재지변、생이별、실직、강간 등이다. 아마 사목자가 가장 자주 겪는 상황의 위기는 질병일 것이다. 사목자는 직책상 담당교회의 병자들을 방문하게 되어 있다. 집안에 위독한 병자가 있으면 병자는 물론 온 집안 식구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허탈 상태에 빠진다. 생계의 위협이 뒤따르는 수도 있다. 튼튼하고 독립성이 강한 사람도 병에 걸리면 쇠약해지고、소극적이 되고、남에게 의존하게 된다. 병자나 입원하면 외로워진다. 중환자실에 있게 되면 병자는 물론이고 집안 식구들도 공포와 불안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므로 사목자는 병자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스트레스에는 두 가지、외적 스트레스와 내적 스트레스가 있다고 말한다. 천재 지변、 전쟁、 박해 같은 사건들은 가정 밖에서 일어나는 외적스트레스이고、 자살ㆍ알콜중독ㆍ바람 피우는 것 같은 일들은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내적 스트레스인데、 후자가 훨씬 더 심하고 파괴적이다. 특히 요즘에는 집안에 실직자가 많아지고 여자들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생기는 문제들이 대단히 많다. 따라서 이혼이 위기의 주된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목자도 이런 추세에 따라 이혼의 문제에 얽힌 반감과 불안 같은 느낌들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이혼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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