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매스미디어와 불가분의 관계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매스미디어를 접하지 않고는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그 위력은 막강하다. 그러나 그 막강한 위력은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기도 한다. 이미 매스미디어의 폐해는 우리 사회를 좀먹고 매스미디어의 역기능 문제는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매스미디어 시대에 걸맞게 지난 10여년동안 한국 교회의 홍보매체도 다양한 모양으로 늘어났다. 신문ㆍ잡지 등 출판매체에서 전파매체로 발전한 한국교회의 홍보매체들은 지상교회의 최대 사명인 복음선포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열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 매체들의 숫적증가와는 별도로 한국교회의 전통적인 매체들은 시작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운영난에 허덕이는 「영세성」을 벗지못하고 있다. 제24차 세계 홍보의날을 기해 본보는 대중매체의 역기능을 철저히 진단. 이에 대처하는 교회의 역할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만년 영세성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위해 진력하고 있는 교회 홍보매체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註>
우리 가톨릭교회내에는 최근 10여년간동안 여러가지 홍보매체가 생겨났다. 한국교회가 높은 복음화율을 기록하면서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규모와 신자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홍보매체도 양과 질에서 함께 성장해 왔다.
교회발전에 미치는 홍보매체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홍보매체의 증가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제2차 바티깐공의회를 기점으로 교회의 근본사명인 복음화를 이룩하기 위해 대중전달매체인 매스 미디어는 필수적인 수단으로 등장하게 됐다.
지난 20여년간 교회의 홍보매체들은 신자 재교육、 선교 그리고 진리를 알려주는 역할 등을 수행하면서 현대의 복음선포에 있어 중요한 몫을 담당해 왔다.
지난 4월 15일 한국가톨릭교회의 첫 방송인 「평화방송」의 개국은 전파매체를 통한 복음선교의 새로운 장을 여는 첫 걸음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교회의 홍보매체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과는 달리、 대부분의 교회매체들은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운영면에서도 자립이 불가능한 실정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가 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홍보매체는 「가톨릭신문」「경향잔치」「빛」「사목」「생활성서」「성서와 함께」「소년」「평화방송」「평화신문」등인데 이중 1ㆍ2개의 매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매체가 독자의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교회의 모든 홍보매체들이 자립할 수 없는 이유로는 신자들의 무관심ㆍ교회의 무관심 그리고 이같은 무관심속에서 구태를 벗지 못하고 안주해온 매체자체의 무기력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신자들의 무관심을 들 수 있다.
지난 88년 가톨릭신문사가 조사한 「가톨릭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에서 한국신자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46ㆍ7%가 교회 정기간행물은 구독하지 않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바 있다.
또 교회 홍보매체 담당자들도 「신자들의 무관심과 독서율저조」를 가장 큰 이유로 꼽고 『교회매체를 가까이하는 신자들의 태도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올해로 찬간 6주년을 맞이하는 「성서와 함께」는 창간 당시의 독자수가 늘지도 줄지도 않는 상태에 있고、 창간 30주년된 「소년」과 7년된 「생활성서」등은 독자적인 운영을 할 수 없어 단행본 이익금으로 충당하거나 수녀원의 도움등으로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매체들은 좀 더 나은 매체를 만들기 위해 종이의 질을 높이고 제작비가 훨씬 비싼 컬러면 증면등과 함께 내용면에서도 충실을 기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다방면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매체들이지만 변함없는 신자들의 외면속에서 가중되는 경제적 압박을 면하기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다.
「생활성서」편집부장 송향숙(그레고리아) 수녀는 『신자들에게 더 나은 책을 제공하기 위해 종이의 양질의 종이와 컬러지면 증면등 큰 경제적 부담을 무릅쓰면서까지 노력하고 있으나 독자수와 「광고」가 증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자들 모두가 매일 성경을 읽고 또 교회 언론ㆍ출판물을 구독한다면 한국교회는 외적성장 뿐만 아니라 내적성장도 함께 이룰수 있다. 다시 말하면 신자들이 교회 홍보매체를 애용하게 된다면 외적으로만 팽창하고 있다고 지적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는 내적으로 살질 수 있는 첩경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교회는 교회홍보매체가 신심강화와 사회 복음화에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성직자들부터 「내것」과 「네것」을 따지는 편협에서 벗어나 모든 신자들에게 교회의 언론ㆍ출판물을 구독하도록 권장하고 또 구독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만 한다고보나.
CCK사무처 사목담당 사무차장 김정수 신부는 『예비자 교리교육 기간중 교회내 정기간행물의 중요성을 교육시켜 세례받은 후에도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교회 매체를 통해 꾸준히 공부해나간다면 냉담자수와 타종교에로의 개종자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지역 본당에 적을 두고 있는 한 여성신자는 『영세한지 3년이 지나도록 어느 누구에게도 교회 정기간행물을 구독하라는 권유를 받은일이 없었다』면서 『교회안에 이렇게 다양한 홍보매체들이 있다는 사실도 최근에야 알게됐다』고 아쉬워 했다.
반면 지난 10여년간 신문ㆍ잡지등 교회 정기간행물 3종류를 지속적으로 구독하고 있다고 자신을 밝힌 서울 P본당의 한 신자(자유업ㆍ52세)는 『작은 일터를 꾸려나가는 책임자로서 교회가 마련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없었지만 교회의 홍보매체들을 통해 재교육의 부족함을 메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회 정기간행물을 열심히 보는 자신이 다른 신자들에 비해 교회제반일에 유식하고 아는 것이 많다는 평을 듣는다』면서 『신부님의 어려운 강론말씀을 쉽사리 알아들을 수 있는 것도 교회 매체들의 덕분인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회 매체들이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시국문제와 관련된 내용의 경우 어떤 성향으로 게재가 되든지 홍역을 치르게 마련이다. 그 홍역의 결과는 「구독중단」이라는 후유증을 남기고 이 악순환을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공정하고 진실한 보도에 대한 신자들의 요구는 교회 매체일수록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교회자체에 대한 신뢰도와 정비례한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교회매체들은 교회정신에 입각.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진실한 보도자세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홍보매체 종사자들의 지속적인 교육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교회의 복음선포를 위해 최일선에 서있는 일꾼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교육은 곧 매체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 된다는 사실은 강조의 여지가 없다. 이들이 교회 홍보매체종사자로서 보람과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 진력할 수 있는 여건 조성도 결코 뒤로 미룰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회전체의 관심이다.
신자ㆍ성직자들의 냉대속에서는 교회매체들이 성장ㆍ발전할 수 없다. 어려운 살림살이를 하고 있는 교회내 신문ㆍ잡지등 정기간행물들이 「홀로 설 수 있도록」모두가 애정과 관심을 갖고 도와줄 때 한국교회의 내적성장도 함께 이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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