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까지도 주님을 위해 맡긴 무명순교자들의 거룩한 뜻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분들의 발자취가 그냥 묻혀져 있는게 안타까워 성지개발에 뛰어 들었죠』
한국최대의 순교성지이면서도 고작 한두팀이 순례를 올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던 해미성지를 7~8년사이에 국내 유명성지로 가꾸고 키워온 이진교(베드로ㆍ56)씨.
그는 82년 영세직후부터 「해미알리기」에 앞장서온, 주위에서 인정하는 해미성지의 간판격 인물이다.
이름이 알려진 유명성인들의 관련지만 부각되고 수천의 사람들이 하느님을 위해 생매장당했던 해미가 있는듯 없는듯 소개되지 않는 것이 화가나(?) 성지개발에 발벗고 나섰다는 이진교씨는 입교한후 성지개발에 몸담게된 과정들이 하느님의 섭리로만 여겨진다고.
해미는 조선시대 진영이 설치된 군사요충지로 인근지역 대죄인들을 가두어 처형한 곳. 천주교신자들은 태형, 효수형, 생매장으로 죽임을 당했고 신유박해때인 1801년부터 80여년간 3천여명 이상이 순교했다.
해미가 고향인 이진교씨는 어릴적에 동네어른들로부터 순교자들의 얘기를 들을수 있었고 영세전에는 그저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만 생각했다고. 예비자교리를 거치면서 교리담당수녀와 성지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었던 이씨는「믿음이란 것이 무엇이길래 목숨을 버렸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게되었고 그러한 믿음의 현장을 한번 확인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성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씨는 영세후 본격적으로 성지개발에 나섰고 해미 지역의 80ㆍ90세된 노인들을 찾아 자료들을 모으는 한편 성지위치ㆍ범위 등을 조사해 나갔다.
성지ㆍ순교사관련 책자를 모조리 찾아보고 해미에 관한 이해를 들었다는 이씨는 자연과학을 전공한 탓에 문화적ㆍ역사적 소양이 전혀 없음에도 해미를 소개한 글이나 역사적배경에 대한 내용은 남김없이 외울수 있었다고 밝힌다.
1935년 서산본당주임 배신부에 의해 순교자유해가 발굴된후 75년 순교탑건립 83년서울 모수도회의 순교탑주위 땅기증 등으로 겨우 성지의 명맥을 유지하던 해미성지는 이진교씨의 이러한 노력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85년 해미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한후 본당내 순교선열현양협의회장을 맡으면서 본당신부와 함께 성지개발을 추진한 이씨는 순교탑주위 생매장 추정지역을 차례로 매입 현재 7천여평의 땅을 확보한 상태이고 철망ㆍ조경ㆍ구조물 등을 가설, 성지구역을 단장했다.
한두사람이 오더라도 성지안내를 도맡아 해미성지의 유명인사로 알려져 있는 이씨는 순례객들이 자신을 못믿어 봉헌금내기를 주저할때도 있었다고 털어놓으면서 성지개발초기에 순례객들이 낸 봉헌금을 둘러싸고 자신에 대한 오해가 불거졌을 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완전된 사실들은 성지 땅이 넓혀지고 다른 개발계획이 추진되면서 무마되었다고.
병인박해 1백20주년 기념행사때 경갑룡 주교로부터 성지개발공로를 인정받아 공로패를 받기도 했던 이진교씨는 서문밖순교지ㆍ진영내 감옥터 등 네곳성지를 개발하면서 막힐것같이 힘들던 일들이 하나ㆍ둘 풀려나갈 때「계시」같은걸 느꼈다고 밝히면서 모든 것이 「그분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1935년 배신부에 의해 음앙면 상홍리에 옮겨진 유해들을 생매장성지내로 이장시키는 작업을 추진중이라고 전하면서 이와함께 지하경당건립ㆍ새로운 유해매장지 발굴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순례를 와서 순교자들의 삶을 묵상하기보다는 술ㆍ고기 등의 먹는 순례에 치중하는 신자들을 볼 때 성지순례의 본뜻을 얼마나 알고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이씨는 자신의 봉사는 지나간 과거에 대한 보속이기 때문에 당연할 일이라고 덧붙이면서『앞으로 뜻을 같이하는 후배들을 키워서 성지보존작업이 차곡차곡 이루어지도록 돕고싶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