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어떻게 생기고, 다루어야하나?」

위기에는 발달의 위기와 상황의 위기 두 가지가 있다고 지난 번에 말한바 있다. 사람의 위기를 당할 때 쥐는 스트레스를 잘 알아내야 한다.

같은 스트레스도 겪는 사람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스트레스가 크고, 어떤 사람에게는 심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스트레스의 정도가 다른 이유는 과거의 경험 때문이다. 적응이 잘되지 않는 방어기능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커질 수 있다.

스트레스 정도의 차이는 위기를 겪는 사람이 그 위기를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개인이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받아들일수록 스트레스는 더 커지게 마련이다. 위기를 겪는 사람이 불안해하면 그 위기가 위협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고, 우울해 하면 굉장한 위기라고 추측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쌓이는 정도에 따라 차이가 생길수도 있다. 보통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는 사람도 그 동안 쌓인 스트레스 때문에 별 것 아닌 위기를 당해 맥없이 주저않는 수가 있다.

위기 중에 있는 사람이 겉으로 보기에 대단히 괴로워할 수가 있다. 마침 그때 그사람이 육체적으로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위기를 당할 때 잠이 안온다든지, 소화가 안되고 배가 아프다든지, 어지럽다든지, 감정이 불안전하다든지, 무기력하다든지, 혼란과 마비가 온다든지, 절망상태에 빠진다든지, 눈물이 많이 나온다든지 하는 육체적 불편은 심리적 고통에서 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그는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위기와 정신병의 경우는 서로 비슷해 보이더라도, 식별을 잘 해야 한다. 오래 걸리는 정신병 치료에는 비지시적 상담방법을 쓸 수 있지만, 위기 개입에는 보다 더 지시적이고 현실에 입각한 방법을 써야 한다.

위기는 본질상 시간이 제한돼 있다. 위기의 기간이 짧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안 될 때가 있다. 위기 개입으로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위기 전의 상태로 회복될 수 있다. 과거의 위기의 경험 때문에 현재의 스트레스가 크다면 상담치료를 통해 나중에는 그런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사전 대책을 세우는 것도 좋을 것이다.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돕는 데는 5~6주가 고작이다. 위기 개입에도 다른 종류의 상담이나 정신치료와 마찬가지로 뚜렷한 시작과 중간과 끝부분이 있다.

시작 부분에서는 먼저 위기 자체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담자의 느낌을 충분히 발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상담자의 잘듣는 자세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위기 자체 보다 그 위기를 내담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중간 부분에서는 내담자가 자기 공동체나 가정에서 의지할 데를 찾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지시적인 방법을 써야 하겠지만、점차로 덜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위기에서 오는 타격이 과거와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끝부분에서 어떤 때에는 위기가 저절로 해결되는 수가 있으므로 잘 관찰해야 한다. 이런 경우 내담자가 스스로 상담을 끝내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 상담자는 내담자의 앞날의 일을 논하는 것이 필요하다.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상담이 끝나더라도 내담자가 원할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