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주 성지 순례 Ⅰ·Ⅱ」 펴낸 염봉덕 신부
“사제가 알려주는 성지순례 체험담 어떠세요?”
사제 생활 40년 간 다닌 순례지 묵상 내용과 상세정보 소개
바오로 사도 전교지·성모성지 등 5대륙 곳곳 책으로 만날 수 있어
그리스토퍼 3분 묵상 내용도
염봉덕 신부는 “성지순례는 예수님과 성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그 삶을 묵상하고 믿음을 체험해 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책으로 ‘세계 일주’ 성지순례를 떠날 수 있을까? 아마 수십 권이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하루에 3분 묵상’ 시리즈와 함께 가는 「세계 일주 성지 순례 Ⅰ·Ⅱ」(1권 348쪽 2권 350쪽/1만5000원/들숨날숨)를 만나면 충분히 가능한 여정이 될 수 있다.
「세계 일주 성지순례 Ⅰ·Ⅱ」에서는 글자 그대로 세계 일주, 북극에서부터 남미 끝까지, 북유럽 위에서부터 남아프리카 아래까지,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을 아울러 5대륙 곳곳에 자리한 수많은 가톨릭성지를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다. 염봉덕 신부(부산교구 원로사제)는 사제 생활 40년 동안 켜켜이 쌓아 온 성지순례 체험을 응축해 두 권의 책에 실었다.
“저는 ‘보통’ 사제입니다. 사제가 된 것도 은총인데, 사제가 된 덕분에 국·내외 수많은 성지를 순례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큰 은총이었습니다. 그 길 위에서 체험하고 느끼고 묵상한 것이 신자 여러분들의 신앙생활에도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염 신부 스스로도 “세계 곳곳의 성지를 다니면서 사제 생활이 너무나 풍요로워졌다”고 말한다. ‘세계 일주’라고 언급할 만큼 수많은 지역을 다니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미국 뉴욕에서 공부를 하면서부터였다. 예정된 교포사목본당 발령이 취소되면서 갑자기 얻은 안식년, 염 신부는 신학공부를 선택했고 미주 대륙 곳곳을 순례할 기회도 얻게 됐다. 이후 선후배 사제들의 도움과 신자들의 배려 등으로 다양한 순례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었다. 그래도 막상 성지순례기를 쓰려고 하니 격려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요즘 흔해 빠진 게 해외 여행기인데 누가 읽겠느냐’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여러 고민을 하다 도서관을 찾았던 염 신부는 “성직자가 해외 가톨릭성지 순례 체험담을 쓴 책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써내려갔다고 말한다. 특히 사목일선에선 물러났지만, 또 다른 방법으로교회와 신자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선택한 글쓰기다.
지난해 교황청으로부터 ‘국제 순례길’로 인준 받은 서울 순례길 위의 성지들을 비롯해 성 김대건 신부의 발자취를 따라 간 중국 상하이, 마카오 등의 순례, 바오로 사도의 전교여행 여정을 따라 아테네에서부터 코린토, 에페소를 거쳐 간 여정, 사이판의 성모동굴부터 바뇌, 루르드 등 유명 성모성지까지의 발걸음….
북극 알래스카에서부터 남미 아르헨티나, 대서양 끝 뉴욕에서부터 중국, 러시아를 거쳐 이스라엘…. 염봉덕 신부가 수십 년간 순례한 나라와 도시 이름을 써놓은 세계지도.
이 책에서는 단순한 성지순례 안내 책자 혹은 체험기와도 차별화된 내용을 볼 수 있다. 각각의 가톨릭성지에 대한 상세정보는 기본. 염 신부는 이에 더해 노르웨이 협곡, 멕시코 아즈텍 문화유적지 등 세계적인 명승지와 문화유산, 그 나라의 주요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한 소개도 담았다. 성지 곳곳에서 겪은 일화도 솔직하게 풀어냈다. 기도생활이란 무엇인지, 왜 성경을 읽어야 하는가 등에 대해서도 신학적 통찰을 풀어내, 읽는 이들은 어느 틈엔가 글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게 된다. 미국 가톨릭교회의 최장기 베스트셀러 묵상 시리즈로, 염 신부가 8권에 걸쳐 번역한 「그리스토퍼의 하루에 3분 묵상」에서 발췌한 내용도 만나볼 수 있다.
“성지순례는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 여러 순교자와 성인 등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그 삶을 묵상하고 믿음을 체험해 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이 책은 세계적인 성지들을 우선 책으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