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개인으로서, 단체나 공동체로서 혹은 국민이나 공무원으로서 역할과 소명을 다하며 어울려 살아가는 관계를 사회윤리라 한다. 그러므로 사회윤리는 인간과 사회생활 전영역에 관계되는 것으로 특히 정치ㆍ경제ㆍ문화 등의 가치와 규범에 해당되는 윤리들이다. 앞에서 가정 윤리를 개괄적으로만 다루었듯이 여기서도 사회윤리의 기초와 원리적 측면에서 몇 가지 주제만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국가 사회와 국민

인류 역사를 보면 민족과 국가가 동일하지 못했다. 강국이 약소민족을 침략하여 거대한 국가로 확장하고 통폐합된 제국을 통제하고 유지하기 위한 여러가지 악법과 강제가 횡행하였으며 약소 민족은 그억압과 압제에서 해방되고자 기도와 눈물로 노력하여 왔다.이스라엘 백성의 형성사나 민족사는 이런 약소 민족의 비애을 대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보겠다.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과 선의는 늘『너희에게 어떻게 하여 주는 것이 좋을지 나는 이미 뜻을 세웠다. 나는 너희에게 나쁘게하여 주지 않고 잘 하여 주려고 뜻을 세웠다. 밝은 앞날이 너희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내 말이라 어김이없다. 나를 부르며 나에게 와서 빌기만 하여라.그렇게 하면 들어 주리라』 (예레미아 29,10) 이와 같은 희망이 있기에 좌절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찾고 따라 살아가며 (신명기 30, 1~20) 환성에 사로잡히지 않고『기쁨과 희망, 슬픔과 번뇌, 특히 현대의 가난한 사람과 고통에 신음하는 모든 사람들의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도들의 기쁨과 희망이며 슬픔과 번뇌임을』고백하고 (사목헌장1) 현세의 정치 사회를 받아들이고 개혁하며 발전시켜 나아갈 권리와 의무가 있음을 의미한다. (사목헌장22,32,37-39)

1, 국가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인간이 만든 하나의 조직체로서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로마13,1~7)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복리를 신장시키며 공동선을 마련하기 위하여 존재한다. 인간이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지역과 시대와 문화에 따라 인간공동체가 필요하고 유익한 체제를 확립하는 자연권으로 어떤 일정한 정치 형태만이 그리스도교적이라고 할수 없다는 의미다.

인간의 한계성 때문에 인간의 어떤 제도도 완전한 것은 없고 항상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화 발전할수 있는 개방성을 가져야 하며 이런 뜻에서 민중의 소리는 하느님의 소리라고 할 수 있다 (1사무엘 8장:판관기 8,22-25:9,1-57 참조). 국민은 자기들에게 필요하고 적합한 정치제도를 선택할수 있다. 민주주의는 이를 위해 가장 적합하고 합리적인 정치형태이다. 이러한 사회를 협성하는 국민으로서 공무원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소명을 가진다. 그러므로 국민의 안녕과 복지를 위한 법을 세우고 관리하며 집행하는 입법, 행정, 사법이 균형있게 발전하도록 국민 모두는 특히 국가 공무원과 관리는 힘쓸 의무와 권리가 있다.

2, 국민

국민은 자기들이 선택한 정부에 대하여 감시하고 평가하며 공동전을 위하여 바른 법을 충실히 지키고 악법에 저항하는 정의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국민의 의무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법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며 교육, 병력, 근로와 함께 납세의 의무이다. 국가의 유지 발전을 위하여는 특히 납세가 필수적이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납세를 하라고 하셨다. (마르12,13-17) 이는 사회 공동생활을 위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3, 국가ㆍ사회의 세가지 기초

국가와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무와 규범을 세 가지 기초에서 볼수 있다. 이는 바로 사회의 인간화 기초이기도 하다.

첫째, 공동선의 추구다. 「공동선이란 집단이나 구성원 개개인으로 하여금 보다 완전하고 용이하게 자기 완성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사회 생활상 여러 가지 조건들의 총체이다」 (사목헌장 26). 왜냐하면 인간 개인의 인격이 무엇보다 존중되어야 하고 책임있는 인간으로 성장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가아 사회는 이 공동선의 기초와 목표하에 유지발전해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둘째, 보조성과 연대성 원리, 인간은 각자 독립적 존재이나 공존과 상호보완을 통해서 성장하므로 이기심과 자기 중심에서 벗어나 공존의 기틀을 상부상조와 연대성아에서 생활원리와 규범을 만들고 지켜가야 한다. 아울러 개인과 단체단체와 국가간의 조화와 협력이 요청되며 상호간의 권리와 의무가 잘 조정되어야 한다.

셋째, 사회정의의 추구. 모두가 권리와 의무를 다하고 평화공존을 위하여 희생적 봉사를 할 때 하느님이 바라시는 건전한 인류 평화가 가능할 것이며 이는 정치, 경제, 사회가 국제적 질서를 소중히 하고 국제 연합의 강령을 충실히 따를 때 가능한 것이다.

교회와 신도

교회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체이며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이룩된 거룩한 백성이다. 주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백성을 사목하며 증가시키기 위하여 당신 몸 전체의 선익을 도모하는 여러 가지 직책을 교회 안에 마련하셨다. 교회는 계시진리를 오류없이 가르치고 성화하며 현세를 살아가는 한단체이며 공동체로서 관리 운영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성직자는 교회를 통해 이 직무를 수행할 권리와 의무를 받게 되고 모든 신도들은 신앙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권리와 의무를 받는다. 이는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세 가지 직능과 연관을 갖는다: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의 동참이다. 이를 교회헌장은 다음과 같이 종합해 주고 있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그리스도께 봉헌되고 성신께 도유되었으니만큼 그들 안에서 항상 성신의 보다 풍부한 결실을 내도록 그들을 부르시고 교육하시는 것이다. 그들의 모든 일, 기도, 사도적 활동, 결혼생활, 가정 생활, 일상 노동, 심신의 휴식 등을 성신 안에서 행하며 더구나 생활의 번민을 인내로이 참아 받는다면 이 모든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 뜻에 드는 영적 제물이 될 것이며 미사때에 주의 몸과 함께 정성되이 성부께 봉헌될 것이다. 이와 같이 평신도들도 예배를 드리며 어디서나 거룩하게 삶으로써 이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이다』 (교회헌장34).

『교회 안에는 여러가지 직책이 있지만 그 사명은 오직 하나 뿐이다.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은 주의이름으로 가르치고, 성화하며,다스리는 임무를 그리스도한테서 받았다. 평신도도 또한 그리스도의 사제직예언직, 왕직에 참여하며 교회와 세계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 전체의 사명을 자기 나름으로 완수하고 있다 (평신도 교령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