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주는 물을 주시겠다는 예수의 말씀을 듣고 군중들 중에는 지팡이로 바위를 쳐서 백성들에게 광야에서 물을 마시게 한 모세를 연상하였고 이분이 혹시 모세와 같은 예언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모세와 같은 예언자」라는 말은 그들에게 성서적 의미가 깊은 말이다. 신명기에 모세는『너희 하느님 야훼께서는 나와 같은 예언자를 동족 가운데서 일으시키어 세워주실 것이다』 (19, 15) 라고 한 말이 있는데 유대아인들은 이 말에서 모세와 같이 백성에게 생명의 물을 대어 줄 구세주 메시아를 기다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빵의 증식기적을 행하는 예수(요한 6, 14)와 하늘에서 백성들이 먹을 만나를 내리게 한 모세를 같이 생각하며 예수를「모세와 같은 예언자」로 생각하였다.
신명기의 이 귀절은 사도행전에도 이용되어(3, 22) 유대아인들이 일반적으로 모세와 같은 구세주를 기다리고 있었던 당시의 상황을 말해주고 있고 요엘서의『야훼의 성전에서 샘물이 솟아 흐를 것이다』 (4, 18) 라는 말씀이라든지 마카베오상 4장46절과 14장41절의「예언자가 나타날때까지」라는 표현이라든지 모두 그들이 메시아를 고대하고 있었음을 감안할 때 군중의 일부가 예수를「모세와 같은 예언자」즉 구세주로 생각한 것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군중중에서 어떤 이들은 한 걸은 더 나아가 예수를 즈가리아서에서 언급한 (9~14장) 승리의 왕 메시아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대목 152참조). 그분은「주님의 날에 승리자로 나타나 당당한 왕으로 예루살렘에 나귀를 타고 입성할것이며 (9, 9) 동정과 간구의 영을 예루살렘에 내릴것이며 (12, 10) 다윗 가문을 위하여 샘물을 터서 예루살렘을 깨끗하게 할것이다 (13, 1).
그때에는 생명의 물이 예루살렘에서 흘러 나와 지중해와 사해로 흘러 들어갈 것이다(14, 8) 그리고 종국에 가서는 모든 원수들을 쳐 부수고 뭇 백성은 해가 거듭되면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모여 들고 장막을 깨끗이 보존 할것이다 (14, 6). 유대아인들은 예수의 생명의 물에 관한 말씀을 듣고 이와 같은 승리의 왕 메시아를 연결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또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예언서의 메시야가 다윗 가문출신으로 배들레헴에서 탄생한다는 예언과 갈릴래아 사람 예수와는 이가 맞지 않느냐는 이론을 들어 예수를 메시아로 보는 견해에 반대하기도 하였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반대하는 유대아인들이 예수에 대한 신상내용을 모르고 있음을 드러낸다.
마태오 복음서와 루가 복음서에 예수의 탄생 기록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두 복음서보다 훨씬 후대에 쓰여진 요한 복음서에서 요한이 이 사실을 모를리가 없다. 여기서 그는 예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무지한 편견을 가지고 예수를 반대했는가를 풍자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27절에서 그들이 예수-메시아를 반대한는 이유로 가려진 메시아 사상을 들었다.즉 메시아는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데 예수는 갈릴래아 출신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대목 150참조). 그들의 견해는 틀렸다.예수는 하늘에서 오신 분이라고 여려번 되풀이 되었다. 그러니 예수는 사람들 눈에 가려져 있을 수밖에. 여기 42절에서는 메시아는 다윗 가문출신으로 베들레헴에서 나온다는 예언을 들어 반대했다. 여기서도 그들은 틀렸다. 예수는 갈릴래아 출신이 아니고 (유대아들은 일반적으로 나자렛의 예수라고 불렀다), 정녕 베들레헴 태생이다.
이상 두 경우에 다 예수의 반대자들은 무지의 편견에서 반대이론을 펴고 있다. 그러나 군중의 여론은 예수를 메시아로 보는 견해가 강세를 이루고 있었다. 예수를 잡아 오라고 졸개들을 보냈던 높은 사람들은 빈 손으로 돌아 오는 부하들을 보고 그만 망연자실하였다. 부하들도 예수님의 말씀에 압도당하였기 때문이었다. 이들을 나무라는 높은 사람들의 질책논리도 허둥대고 있다.
지도자들이나 바리사이파사람들중 그를 믿는 사람이 없는데 너희가 어떻게 그를 믿는냐는 소위 개인논법 (argumentum ad hominum)이다. 산헤드린이라는 최고의회의 의원인 니고데모까지도 예수의 편을 들었다. 그의 변론은 정당하였다. 그 사람의 말을 드러보거나 그의 행적을 조사하지도 않고 어떻게 그를 죄인으로 단정한단 말이냐 (출애23, 1 신명1, 16) 라는 변론이었다. 이 사람은 전에 예수를 찾아와 새로 남에 관한 교설을 들은 사람이며 후에 예수의 제자가 된 사람이다 (요한3, 1이하).
니고데모의 변론은 의회의원들에게 한번 예수의 말을 들어 보라고 권고이기도 하다. 나타나엘이 필립보가 예수를 소개할 때『나자렛에게 무슨 신통한 것이 나오겠느냐』고 비웃었지만 그는 정직한 사람이라 예수를 만나 보고 자기가 지금까지 찾던 사람임을 확인한 바 있다(요한1, 43이하).
이 높은 사람들은 가서 보지도 듣지도 않고 귀를 틀어 막았고 눈을 돌렸다.그리고는 자기 아집에만 사로 잡혔다. 『성서를 샅샅이 뒤져 봐도 갈릴래야 출신 예언자란 말이 없지않소. 갈릴래아 사람도 아닌 당신이 왜 그를 두둔하오 』이 말도 이치에 맞는 논법이 아니다. 요한복음 7장은 유대인들이 예수를 반대하는 논리가 이치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는 장으로 반하는 광경을 이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병행되는 두 경우를 비교하면 25절 예수의 말씀과 군중의 판단 40절,26~27 예수의 메시아성에 관한 토론41~42,30 체포하려는 부류와 손대지못함 44,31 그의 말씀으로 감동된 사람들 46,32 체포를 시도하는 관헌들 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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