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는 새로이 하느님의 자녀로 탄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개인마다 고유한「교회이름」을 부여하고 있다.
세례명ㆍ영명 혹은 본명(本名)으로 일컬어지는「교회이름」은 신앙인 개개인의 신앙생활과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가톨릭대사전은「세례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세례때 새로운 이름을 받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새롭게 태어남을 의미하며、 이름의 변화가 그 사람의 변화를 말해주던 성서적 사실에 그 근거를 찾아볼수도 있다. 예를들면 아브람이 아브라함(창세기 17, 5)으로 시몬이 베드로(마태16, 18)로, 사울이 바울로로 바뀌었었다. 또한 성서에 개인의 이름이 가지는 영적인 중요성이 여러곳에서 강조되며 개인의 이름이 그 사람에게 부여된 소명(召命)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세례때에 좋아하는 성인의 이름을 택해, 일생동안 그 성인을 자신의 수호성인으로 특별히 공경하고 보호받으며 그 풍행과 성덕(聖德)을 본받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세례명은 그 개인의 영신생활과 대단히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말하자면 세례명으로 정한 성인ㆍ성녀와 깊은 대부모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같은 영신적관계를 구세사적 맥락에서 짚어보면 자신의 세례명으로 정한 성인의 통공에 힘입어 얼마만큼 그 성인의 성덕을 따르고 실천하려 노력하였는가에 따라 개별적 구원에도 다소 영향이 미칠 수 있는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대구대교구 모본당에서 예비자교리를 맡고 있는 한 수녀는『세례대상자들이 각자의 세례명을 정할 때 대부분 부르기 쉽고 예쁜 본명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대개 예비자교리의 막바지부터 세례식에 임박해서 본명을 정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세례명이 지니고 있는 참의미를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없어 그냥 쉬운대로 지나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신영세자들에게 자신이 가지는 세례명에 대한 보다 바라직한 의미와 가치 교육ㆍ홍보가 부족한 것은 전국 어느본당에서든지 거의 비슷할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일선에서 예비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전교수녀ㆍ교리교사ㆍ사목자들은『예비자 입교예식、곧 예비자를 받아들이는 예식을 마친후 곧바로 성인전을 구입, 읽게함으로써 예비기간중에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세례명을 선택、그 성인의 삶을 따를수 있도록 이끌게되면、영세후 신앙생활에도 훨씬 도움을 줄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대교구 김영환 신부(효성여대 총장)는『세례명을 정할 때 대개 예브고 부르기 쉬우면서 기억하기에 좋은 이름, 혹은 자신의 생일이 있는 성인축일에 맞춰 선정하고 특히 여자들은 여왕ㆍ별ㆍ천사 등과 같이 우아한 뜻을 지닌 본명, 때론 젊은이들 가운데서 독특한 발음ㆍ의미를 지닌 본명들이 선택되는 것이 보편화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영환신부는『한편으론 신자 개개인이 각자의 세례명이 지니고 있는 영성적인 의미를 제대로 알고、자신의 수호성인의 삶을 따라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보다 확고하게 가지게 되면, 흔히 일어날수 있는 신앙과 삶의 괴리를 쉽게 극복, 냉담의 길로 빠져들수 있는 위험을 스스로 제거해 나갈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천주교 2백주년을 기해 한국순교복자 103위가 성인으로 선포되면서 이때를 전후, 교회일각에서「한국성인 본명 갖기」물결이 일어나면서 성인공경에 대한 갖가지 교회사업과 활동이 전개되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이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은 점차 옅어져 왔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도 사목자들은『한때 그러한 흐름이 한국순교성인에 대한 영성적인 연구와 뒷받침없이 마치 사회일각에서 일어난 순수한「국산이름갖기운동」같이 단순히 순간적인 흥분속에 일어났기 때문에 곧 시들해져 버린 것 같다』면서『별도의 사목적 프로그램을 마련、성인공경에 대한 신앙교육을 장황하게 강조하지 않더라도 신자 각자의 세례명에 따른 수호성인의 삶을 따르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사목자들은 이를위해 신자가정을 비롯 교회내 각 단체에서「세례명 부리기」운동을 전개하고, 본명축일이 되면 당사자의 세례명 성인의 삶을 기록한 서적등을 선물, 신자 개개인의 의식을 늘환기시켜 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또한 사목자들은 교회내 각 출판업계서도 널리 알려진 성인외에도 각분야에서의 성인들의 삶의 발자취를 다룬 소책자 형식의 성인전 발간을 보다 다양하게 추진, 성인들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소개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줄것을 요청했다. 특히 이름이 지니고있는 한국인의 일반적인 관습에 비추어 보아도 가톨릭신자 각자들의 세례명이 갖고있는 영성적 참된 의미를 깨닫고, 이에따른 신앙생활의 또다른 활력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은 교회구성원 각자를 비롯 전교회적 차원에서 신앙의 내실화를 다져나가는데 중요한 몫을 해줄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