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서「레지오 마리애」만큼 보편적으로 널리 활동하는 평신도사도직단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전국 약8백개 본당과 1천7백여 개 공소 등 한국가톨릭교회의 단위 공동체 가운데 레지오 단원들의 묵주기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교도소 학교병원 군부대 등 툭수선교 대상지에 까지「레지오」가 빈틈없이 조직돼있다.
특히 소년에서부터 청ㆍ장년 부녀층 노인층에 이르기 까지 계층과 직업 성별을 불문하고 광범위하게 조직돼 있다는 점에서 레지오 마리애는 과히 한국교회 신심단체의 대명사격으로 불릴 만 하다.
89년 9월말 현재 전국 14개교구 산하 단원 총수는 33만 8백89명으로 이중 행동 단원이 17만3천9백38명、협조단원이 15만6천9백51명이다. 이는 같은 기간 2백50만 한국 가토릭신자 중 12.5%나 차지하고 있다.
레지오 마리애는 조직이 좀 특이하다.「레지오 마리애」라는 말 자체가「성모(마리아)의 군대」를 뜻하고 있듯이 이 사도직 단체는 성모 마리아를「총사령관」으로 모시는 군대식 조직이 특색이다.
조직 편제와 용어도 로마군대의 용어를 그대로 쓰고 있다. 에이레에 있는 전세계 본부를「콘칠리움」이라 하고、 각 나라의 최상위 기구를「세나뚜스」라 하며 각 관구의 조직은「레지아」로 부른다.
그리고 각 교구조직을「꼬미시움」이라하고 본당 차원에서는 한ㆍ두개의 「꾸리아」를 둔다. 그 밑에 최소단위조직인「쁘레시디움」들이 있다. 이러한 조직은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단원수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그 조직도 그만큼 학장된 상태이다.
레지오 마리애는 1921년 에이레의ㆍ수도 더블린에서「프랭크 더프」라는 한 평신도에 의해 탄생됐따. 당시 몇몇 회원드리 주일마다 모여 신앙적인 문제를 토의하고 빈민 환자들을 방문하며 위로하는데 있어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출발했다.
현재 5개 대륙 2천여교구에서 활동、전세계 평신도사도직 가운데 가장 큰 조직체를 이루고 있다.
한국에는 1953년 5월 31일 당시 광주 교구청이 있던 목포 산정동본당에서 광주교구장 서리 현 하롤드 신부에 의해 도입 소개됐다.당시「치명자의 모후」와「평화의 모후」란 이름의 2개의 쁘레시디움이 창단된 이래 레지오는 급속도로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현재 서울과 광주에 1개씩의 세나뚜스가 있으며, 레지아가 8개, 꼬미시움이 79개, 꾸리아가 8백48개, 쁘레시디움이 1만5천6백27개 있다.
특히 한국 레지오는 단원수와 단원들의 활동율에 있어 세계 제1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에이레 본부를 비롯 일본 대만 등 이웃나라 교회에서 배우러 오고 있기도 하다. 한국 레지오는 질적인 면에서도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이는 작년 12월 부산교구 소속 최경용 신부(현 미국교포사목)가 세계 최초로 레지오 관련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데서도 단적으로 엿볼 수 있다.
레지오 마리애가 한국교회에 끼친 제1의 공적은 교세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한 점일 것이다. 레지오 관계자들에 따르면 매년 새로 입교하는 성인 신영세자 가운데 절반 정도가 17만 행동단원들의 선교노력의 결실에 의한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레지오의 선교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민족복음화」계획에서 조직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제1차 민족복음화 계획은 1984년 전래 2백주년에 2백만 신자화를 목표로 79년 시작, 목표연도 다음해인 85년 이를 달성했다. 제2차 민족복음화 계획은 1990년까지 3백만 신자화를 목표로 현재 활동중에 있다.
전체 교회입장에서 교세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외에 레지오 마리애는 신자 개개인의 신심강화에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자칫 주일미사 정도로 만족하기 쉬운 신앙생활을 매주 1회 열리는 주회를 통해 자신의 신심을 끊임없이 단련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회 마다 단원 각자가 일주일간 활동한 실적을 성모께 보고한다. 외교인 입교권면 몇번, 환자방문 몇번, 선행 몇번 씩의 보고는 단원 각자의 신앙생활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드러내는 꼴이므로 개인적인 성찰에 큰 도움이 된다. 레지오의 강력함은 바로 이점에 있다해도 지나침 말이 아니다.
단원 각자에게는 매일 묵주기도를 해야하는 의무가 주어진다. 성모께 의탁해 자신을 하느님께 송두리째 봉헌하는 자세를 통해 신앙이 튼튼해지지 않을 수 없다. 많은 본당 사목자들은 소위「미지근한 신자」들에게 레지오 가입을 권유한다. 레지오에 들면 신앙심이 약해지고 냉담하는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레지오의 이 같은 긍정적이고 훌륭한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더 나은」레지오를 위해 조직내부에서 건설적인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우선 활동의 폐쇄성이 지적된다. 레지오 교본 37장에 보면 활동사례로 병원방문, 외로운 이웃방문、입교권면、가톨릭서적보급, 지역에 따른 특수활동등 12가지가 있다. 이중 환자 방문입교권면 등 몇 가지가 활동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활동이 정형화 되므로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복잡다단한 현대세계속에서 보다 효과적인 복음선포를 위해서는 활동이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레지오는 활동보다는 기도사도직이 중심축이란 점과 전문 개별적인 사도직은 교회내 다양한 사도직 단체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전세계 레지오의 통일성 문제 때문에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또 외형적인 큰 행사 개최보다는 선교등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나가야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편 세나뚜스간 또는 교구간 긴밀한 협조체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비판의 소리도 높다.
한때 광주 세나뚜스 산하의 부산과 대구 레지아가 세나뚜스 분리 독립 움직임을 보인 사례가 지적하고 있듯이 비록「순명」정신이 지도 이념중 하나라해도 상급 평의회의 민주적 제도운영도 앞으로 해결해야할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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