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으로 떠난 아담 샬 신부

선상에는 정식 선의(船醫)가 없었다. 종기 같은 것이 나면 선상의 이발사가 치료해 주는 정도였다.

샬 신부 일행이 승선한 예수호에는 다행히 의학에 능통한 떼렌즈 신부가 있어 환자들을 치료해 주었는데 떼렌즈 신부까지 전염병에 걸렸다가 십여일 후 기적적으로 살아났으며 승객 6백36명 중에 3백30명이 전염병에 감염되었다하며 당시 전염병에 가장 효과적 치료 방법은 세번 방혈(放血)시키는 것이었다 한다.

떼렌즈 신부와 트리고우 신부가 약을 조제하여 환자에게 복용시켜 최소한의 희생자가 났는데도 45명이 사망하였으며 그 중에 5명이 실수로 익사하여 리스본에서 인도까지 오는데 50명이 사망하였다.

예수호는 1618년 10월 4일「고아」에 도착하였다. 선교사들은 선상에서 약 5개월 동안 목욕과 이발을 못하였으므로 목욕과 이발을 하고 인도 옷으로 바꾸어 입었다.

당시「고아」는 외면상으로 매우 호화스러워「황금의 고아」「아세아의 로마」라고 불렀으며 사치스럽고 도덕적으로 타락해 있었다.

샬 신부는1619년 2월 9일 고아에서 신입교우들에게 영세를 주었다.

■마카오에 도착

트리고우 신부와 떼렌즈 신부는 먼저 마카오로 떠나고 샬 신부와 지뤼저 신부는 나중에 마카오로 가던중 말래카에서 폭풍우를 만나 배를 모래언덕에 정착했는데 배의 중량을 줄여야 배가 뜨므로 배에 적재했던 물건의 대부분을 바다 속에 던져버리면서 7월 15일 마카오에 도착하였다.

신교국가인 네덜란드는 자국 안에 성모상도 파괴하고 식민지지역의 천주교를 훼멸시키려 하였다. 네덜란드는 마침내 마카오를 포르투갈로부터 탈취하여 무역을 독점하려고 마카오를 공격하였다.

마카오가 네델란드의 영향하에 들어가면 중국교회가 위태롭게 되므로 부르노 신부는 전쟁터에서 북을 쳐가며 포르투갈군대를 응원하였으며 샬 신부는 대포를 주조하여 산상에서 발사하여 포르투갈을 승리로 이끈 장본인이라는 설이 있는데 비교적 신빙성이 있다.

중국에서 예수회 회원들이 비단옷을 착용하고 고위관리들에게 선물을 많이하여 청빈 서원을 한 수도자 답지 못하다는 비난을 많이 받은 게 사실이다.

당시 유럽에서는 비단옷을 입는게 사치였지만 중국에서는 서민이나 노복도 비단옷을 입었다. 중국풍속에 타인의 집을 방문할 때 비단옷을 입고 교(轎)를 타는 것은 상대방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이었다.

중국인들은 타인의 집을 방문할 때 예물을 가지고 가므로 예수회 회원들도 어쩔 수 없었다.

샬 신부는 유럽에서 가져온 과학서적 목록을 만들어 중국정부에 보내고 천문기계들을 진열해놓고 관리들을 초청하여 관람하게 하였다.

샬 신부가 중국에서 월식(月蝕)을 예고할 때마다 잘 맞았으며 명사(明史)에까지 기록되었다. 1624년 샬 신부는 월식에 관한 책을 저술하고 도표를 삽입시켜 출판하였다.

■서안(西安)으로 파견됨

샬 신부는 1627년 섬서성 서안(西安)으로 파견되었다. 서안은 중국문화가 발원한 요람이기도 하며 1625년 대진경교유행중국비가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서안 사람들은 천주교를 싫어하여 선교사들을 비방하고 여러가지로 어렵게하여 세메도 신부는『남경의 감옥이 서안보다 훨씬 낫다』고 할 정도였다.

샬 신부는 왕징(往徵)의 도움으로 작은 성당을 건립하였는데 몇년 후 교우 관리들의 도움으로 큰 성당을 짓고 작은 성당은 부녀자들이 모여 기도하는 곳으로 하였다. 샬 신부는 유럽에서 가져온 물건을 전시하여 관람객들을 끌어드리고 그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여 주었다.

천주교를 싫어하여 비방하고 선교사들을 못살게 굴던 주민들이 샬 신부의 친절한 태도와 서양의 진귀한 물건을 보고 성당에 나오는 사람도 생기게 되어 50여명이나 일교를 하였다. 샬 신부는 유럽에서 가져온 물건을 총독과 관리들에게 보냈다.

서안 지부(知府)는 도금 현판에 손수 글을 써서 샬 신부에게 보냈으며 이것은 지방관으로서 천주교를 승인했다는 뜻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