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5월 17일부터 19일까지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개최된 제5차「인간 발전을 위한 아시아 실업인대회」에 가톨릭실업인회를 대표해 참가했다.
「1990년대의 기업경영ㆍ아시아인의 협력」을 주제로 한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12개국 의 실업인ㆍ학자ㆍ정부관리 등 1백45명이 참가,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아시아 경제를 이끌고 나아갈 지도자들이 경제발전과 인간발전을 어떻게 조화있게 이룩해 나갈 것인가에 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인간발전을 위한 아시아 실업인대회」는 아시아 실업인회가 2년마다 개최하는 아시아 경제계 지도자들의 모임으로 1979년 제1차 대회가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열린이래 제2차 대회는 81년 홍콩에서, 제3차 대회는 인도 봄베이에서, 제4차 대회는 호주 멜보른에서 각각 개최됐다.
이 대회를 개최해 온 아시아실업인회는 필리핀에 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필리핀 주교단 산하「인간발전을 위한 주교ㆍ실업인회의」의 평신도 위원들이 주축이돼 아시아에서 신자실업인으로서의 소명과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시작된 조직이다.
아시아 각국에서 아직도 천주교회가 매우 미미한 비중밖에는 차지하지 못하고 있음에 비추어 이 조직은 인간에게 봉사하는 경제 활동을 추구하고자 하는 신자실업인의 사명을 완수하려면 타종교 신자 및 모든 성의의 사람들과 함께 노력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조직의 명칭에서부터「가톨릭」이라는 표현을 삼가고 가능한 한 많은 아시아 각국의 경제계 단체 및 인사들을 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은 신자 실업인들의 단체인 가톨릭 실업인회가 81년부터 이 조직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1979년 창설된 이래 아시아 실업인회가 일관되게 펼쳐온 운동은 아시아 각국에서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시아 실업인회는 기업의 대차대조표에 사회적 책임의 개념을 도입하여 사회적 대차대조표의 작성을 제도화 하도록 제창해 오고있다.
이번 제5차 대회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구현하는데 아시아 각국의 실업인들의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검토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우선 90년대의 아시아가 당면한 여러 이권문제, 선후진국간의 불균형문제, 새로운 가치관의 문제를 주제 발표를 통해 다루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9개의 분임토의를 통해 검토했다.
첫날 5개, 이튿날 4개로 나누어 진행된 분임토의에서는 무역 블럭과 아시아의 발전, 제3세계 부채의 새로운 해결방안, 아시아에서의 기술이전, 국가 및 세계차원에서의 환경보전, 사회적 가치관과 인간발전, 농촌개발과 농업생산성, 도시계획과 주택문제, 보건ㆍ교육 등 사회의 기본 써비스기업의 극빈자 원조를 주제로 다루었다. 이번 대회의 주제발표에서 특히 필리핀의 상공부장관인 콘셉시온씨는 90년대의 아시아 각국이 당면한 심각한 문제로 차후에 완결될 미국과 카나다의 자유무역지역결성, 유럽통합과 동유럽의 자유화가 몰고올 유럽각국의 상호무역 및 경제협력의 확대등과 같은 선진국들의 무역 블럭화 현상을 열거하며 아시아 각국의 상호렵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분임토의에서는 특히 경제발전의 수준이 비슷한 아시아 각국간의 적절한 기술이전은 서로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는 점과 기술이전은 진정한 협력과 상호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아울러 생태계의 균형을 회복시키기 위한 기업의 책임, 전통적 가치관과 물질주의적 가치관의 조화의 필요성, 기아ㆍ주택ㆍ 보건ㆍ교육 등과 같이 인간의 기본적 필요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책임 등이 강조 되었다.
이번 대회 첫날 기조강연에 나선 챠리챠이 태국 수상은 태국이 최근의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소득분배, 교육, 환경파괴, 전통가치 상실 등과 같은 사회적, 인간적 지표상 으로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음을 인정하고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의 조화를 이루어 다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정부와 기업이 협력할 것을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그의 주장은 교회가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것임을 생각할 때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번 대회의 참석자들은 아시아의 실업인들에게 각국에서 말로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인간발전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함이 급선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다음 대회를 1992년 인도네시아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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