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는 1623년 전함 14척으로 고아를 봉쇄 하였으며 중국으로 가는 선교사들이 네덜란드 군인들에 의해 붙들려 포로로 억류되는 수가 종종있었다. 해로(海路)는 위험하여 인명의 손길도 많고 우편도 배 사고가 많으므로 믿을만 하지 못하였다. 샬 신부는 서안에 있을 때부터 중국에서 유럽까지 비교적 평탄하고 최단거리 육로를 연구하였다. 당시 지도는 정확하지 못하여 이런 길을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선교사 두 명이 중국에서 인도까지 가는데 성공했으나 그 후 더 이상 육로를 이용하지 못했다.
샬 신부는 1629년 7월 31일 알바로데 세메도 신부의 집전하에 종신서원식을 하였으며 이 서원장은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흠천감(欽天監)으로 들어감
마태오 리치 신부 이래 서양선교사들은 흠천감에서 일하기를 원하였다. 이유는 그 일에 종사해야 중국에 거류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서광계가 이미 예부의 높은 관직에 있었고 흠천감은 예부에 속했다. 떼렌즈 신부와 통고바르디(龍華民) 신부를 흠천감에 초빙하려고 황제에게 건의를 하였다. 떼렌즈 신부는 1630년 5월 31일 병사(病死) 하였다. 서광계는 선교사들과 의논하여 섬서성에 있는 샬 신부를 북경으로 불러들여 흠천감에서 일하게 하였으며 6월29일 황제가 윤허하였다. 샬 신부가 서안(西安)을 떠날 때 섬서성 전역의 높은 관리들이 샬 신부를 찾아왔으며 북경까지 가는데 여비일체를 부담하였다.
원나라 때 회교도들로부터 구입한 청동천문기계가 북경과 남경에 있었으며 회교도 천문학자도 북경과 남경에 있었다. 샬 신부와 작퀘스 로(羅雅谷) 신부가 흠천감에서 일하였는데 황제는 두 신부를 위하여 연회까지 베풀어 주었다. 1637년 6월에 샬 신부는 은전 4백량 가량되는 천문기계를 중국정부에 기증 하였다. 1638년 4월 26일 로 신부가 세제하여 샬 신부 혼자 흠천감 일을 담당하게 되었다. 당시 중국인의 수학 지식은 상식적이었으며 천문학은 점성학에서 뛰어넘지를 못했다. 성체(星體)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왜 이동하는지를 연구하려 하지 않고 천체를 보고 길흉을 점치는 것이 천문대의 의무였다. 하늘에 혜성 혹은 기타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면 즉시 황제에게 품수하였다.
대포 주조
1636년 만주가 명(明)을 공격해 올 때 샬 신부와 로 신부는 북경성을 방어할 막대한 중책을 맡았는데 로 신부는 서세하여 샬 신부 혼자 맡게 되었으며 병부의 명에 의하여 대포를 주조하게 되었다. 샬 신부는 처음에 거절을 하다가 하는 수 없이 대포를 주조하였다. 만약에 샬 신부가 대포 주조하는 것을 끝까지 거절했다면 황제는 틀림없이 네덜란드 군사전문가에게 요청 했을 것이다. 사실 네덜란드는 이미 중국정부에 이런 건의를 한바가 있으며 그렇게 되면 중국교회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을 것이다.
샬 신부가 명나라 때 만든 대포는 20문이었으며 대포에 성인 이름을 붙였다. 북경성에서 약 40리 떨어진 곳에서 실탄발사를 하는데 황제와 군관들도 참석하였다. 첫번째 대포가 발사되어 멀리 날아가 터지자 관중들은 환호와 갈채 소리가 요란 하였다. 10문의 대포가 일제히 포를 발사하자 황제는 대단히 기뻐하며 작은 대포 5백 문을 만들라고 명령을 내렸다. 작은 대포는 군대들이 어깨에 메고 다닐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였다.
환관들 중에는 샬 신부의 이런 큰 공로를 시기하는 자들도 있었다.
5백문(門)의 대포를 만들려면 동(銅)5만 파운드와 연 5천 파운드면 충분한데 환관들이 속임수를 써서 동 50만파운드와 연 40만 파운드를 황제에게 요구하여 비용이 많이 들므로 결국 만들지 못하게 되었다. 샬 신부는 2년동안 대포 만드는 일에 종사하였으며 그때 북경에 전염병이 유행하여 환관 25명이 감염되어 사망하였으나 샬 신부가 데리고 일하는 사람들은 한명도 전염병에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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