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사의 관점에서 볼때 아시아를 비롯한 오늘날 제3세계에 속하는 지역은 피선교지로 규정되고 있다. 이 지역에 그리스도교가 본격적으로 전파되기 시작한 때는 16세기 이후였으며, 특히19세기 후반기 이후에 이르러 그리스도교 신앙의 확산을 그 절정기를 맞이했다. 그러므로 교회사가들은 이 19세기를「위대한 선교의 세기」로 규정짓기도 한다.
그런데 제3세계 지역에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은 자기나라의 근현대사를 살펴볼 때 제국주의의 침략과 그리스도교의 선교라는 두 가지의 사실을 동시에 기억하게 된다. 그리고 근현대 그리스도교의 선교가 제국주의의 침략과 일정한 관계를 가지며 전개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은 때때로 민망한 감정을 피하기 어려워하기도 한다.
우리의 교회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우리의 선교사들 중 일부는 당시의 제국주의적 사조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 때문에 나는 우리의 문화와 역사들을 더욱 그리워하게 되었나보다. 나의 이러한 그리움은 뱅상 레브와의 만남을 통해 부분적으로 채워질수 있었다.
뱅상 레브(1877~1940)는 자신의 생애 대부분을 중국인과 중국 교회를 위해 봉헌한 선교사였다. 벨지움 출신인 그는 중국에서의 봉사를 통해 선교와 제국주의의 친연 관계를 단절시키고자 했다. 그는『순수한 종교 활동만을 강조함으로써』제국주의 침략상에 대한 각성을 막아보려던 당시 선교사들의 일반적인 태도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시도했다. 그리하여 그는 중국의 고전과 문화、중국의 역사와 현실을 이해하려 했다. 그리고 중국교회가 중국인에게 단순한「장식품」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 그는「가톨릭 교회는 중국에서 완전히 중국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신도들이 「자국 안에서 이방인이 되는 것을 막으려」했다.
그는 중국인의 영혼뿐만 아니라 중국인과 중국문화 그 자체까지도 사랑했던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그는 종전의 선교방법을 올바르게 정립하려 노력했다. 그의 이러한 노력결과 1917년에는 교황청에서(선교대헌장)Maxi-mum-illud)를 반포하게 되었다. 그리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그의 선교학 이론들은 더욱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는 중일전쟁이 터진 이후 1936년 중국군에 의무대를 조직해서 자원입대하여 그가 사랑하는 중국을 지키려 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1940년에 병사한 인물이다.
그의 서거 5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서간집이 우리말로 번역간행되었다. 그의 서간에서 우리는 민족문화와 복음사이의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레부 신부와 만나고, 그와의 대화를 통해 짙은 감동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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