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비가 많이 온 다음날 맑게 개인 아침은 몹시 상쾌하고 나무들도 반짝반짝 윤이 난다. 재소자들 엄마의 대역을 해온지가 꽤 오래됐다. 자리에 누워 앓다가도 그 형제들을 생각하면 빨리 일어나 교도소로 향하는 발걸음도 가볍고 빨라진다.『자녀 많은 엄마가 언제 편히 누워 몸조리할수있나?』
생각이 들면 어느새 어머니 마음이 되어가는 자신을 보게된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받으면 형제들 생각이 나서 목에 걸린다. 이름있는 날은 형제들 생각에 기도를 더 많이 하게 된다.
『기림아! 영철이한테 배운것이 바람잡이 기계 등 그것 밖엔 난 모르거든 너에게 소매치기 세계에 대한 전반적인 자문을 받고 싶은데…』잠시 침묵이 흐른뒤, 그는 머리를 들고 말하기 시작했다.
기림이는 갑자기 나의 크신 선생님이 되어 정색을 하고 정숙한 분위기에 수업시간이 시작되었다.
『소매치기(회사)는 대개 다섯가지 종류가 있어요. 첫째 최고 밑바닥 일이라 하여 5,6명 모여 다니며 자크(지렁이) 핸드백 단추 (똑딱이)이라하고 식구일 (5,6명이 가족이 됨)이라고도해요. 둘째 올려일(버스승차할때 칼로 가방 등을 베기) 셋째 길학꼬일(지하철 승차하기위해 손님이 줄서있을때 차가 들어와 멈춤과 동시에 손님이 내리고 오를때 일삼아 밀면서 남자 뒷주머니나 여자 핸드백을 열어 돈을 꺼냄) 넷째 안창일(남자 신사가 서있으면 겉으로 안주머니 물건이 불룩하게 드러나 보일때 양복속으로 손을 들이 밀어 우라를 찢고,속주머니를 찢고,돈을 꺼냄) 다섯번째 독거다이 (혼자 하는 일, 잡힐 확율이 가장 많음) 등이 있어요.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큰 식구일이 굴레(귀금속, 목걸이 등을 이빨로 끊음)일 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손님이 서 있는데서 바람잡이가 동전치기를 하는척 하고 일부러 동전을 땅에 떨어 뜨리면서 그 목걸이한 사람의 다리를 치면,왜그러느냐고 하며 고개를 숙일때,뒤에서 기계가 (돈꺼내는 사람)이빨로 먹걸이를 끊음과 동시에 딴식구에게 넘겨요. 그들이 보면 순금인지 아닌지를 잘구별합니다. 순금일 경우 쉽게 끊어져요.
소매치기는 이태리에서 수입되었다는 말도 있어요. 요즘 일본으로 많이나가는데 일하기가 무척좋고 잡힐경우 징역형도 싸고 돈 벌기도 몇배 났다고 해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한국측에 소매치기전과자는 출국금지 요청을 해올 정도라고 합니다』
『대개 연령은 몇살부터 몇살까지니?』『13세에서 60세까지예요』「그럼 학벌은?」『중졸에서 고졸사이가 대부분입니다. 그들은 각자 가정을 갖고 살면서 거처는 비밀입니다. 그리고 항상 일이 끝나고 헤어질때 내일 만날 장소와 시간 약속을 사장이 말합니다. 사장은 그중 으뜸이고 인솔자입니다. 식구일은 아침에 만 날 장소를 밥치기라고 해요. 사장은 돌아다니면서 그날 그날 일할 적당한 장소를 미리 답사해서 정하고 일행(식구)들을 인솔합니다. 일하는 시간은 아침 9시부터 보통 은행문 닫는 시간 5시까지예요. 그날 번돈에서 사장이 첫째로 많이 갖고 그다음 기계가 갖고, 나머지는 공평하게 나누어 가집니다. 그리고 하루 수입중에서 얼마씩 떼어가지고, 공금으로 저축(비상시,사고나면 쓸 비용)을 합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