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샬 신부는 명나라에서 대포를 주조하고 방어용 성벽을 쌓느라고 여러해동안 고생을 하였으나 명정부로부터 아무런 보수도 받지 못했으며 감사하다는 인사도 받지 못하였다. 황제가 어전회의에서 샬 신부를 여러 번 칭찬하자 관리 중에 한 사람은 샬 신부가 외국인이라고 오히려 경시하였다 한다.
샬 신부와 작퀘스 로 신부가 중국정부로부터 요청을 받고 중국인에게 천문학을 강의하고 서양과학서적을 번역하였으나 극히 미소한 보수를 받아 두 사람의 보수를 합쳐도 한 사람의 생활비도 안돼 서광계 바오로가 남모르게 생활비를 보조해 주었다.
두 신부는 미소한 보수를 받아오다가 로 신부가 서세하자 황제가 로 신부의 공적을 참작하여 은전 2천량을 하사하여 선교사들은 그 돈으로 토지를 구입하여 토지에서 나오는 식량으로 생활해 나갈 수 있었다.
황제는 예수회에 중국에서 최고 영예라 할 수 있는 황제 친필 편액「흠보천학(欽保天學)」을 하사하였으며 이 편액은 금으로 도금하고 용으로 장식된 것이었다. 「흠보천학(欽保天學)」의 뜻은 천문학을 보호하고 칭찬한다는 뜻이다. 1639년 1월 6일 황제의 이 편액을 운반하는데 그 행렬이 굉장하였다 하며 구경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한다.
그 후 정부의 높은 관리가 또 편액「공감희화(功堪義和)」를 예수회에 보내왔다. 이 공감희화(功堪義和)의 뜻은 샬 신부와 로 신부의 공훈은 희·화와 같다는 뜻이다. 희와 화는 요임금때 천문학과 역법에 종사했다는 전설상의 인물이다.
1640년까지는 중국선교구 책임을 니콜로롱고바르디 신부가 맡아오다가 샬 신부가 맡게 되었다. 명나라 궁중법에 황제는 서양인을 접견할 수 없게 되어 있어 샬 신부는 황제를 한번도 상면(相面)하지 못하였다.
환관에게 성사 집행권을 부여
샬 신부의 노력으로 1632년 아킬레우스네레우스 두 환관이 영세하였고 후에 푸로투스 환관이 영세하였다. 여러명의 환관들이 영세하였으나 궁중부녀들을 교회로 끌어들이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이처럼 용기가 없는 환관 중에 우수한 환관 하나가 있어 샬 신부의 좋은 조수가 되었다. 그가 바로 왕 요셉 환관인데 성품이 온화하고 교양이 있고 예의가 바른 사람으로서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였다.
궁중 부녀들은 사대부 부녀 이상으로 내외가 엄하였다. 그리하여 샬 신부는 왕요셉에게 궁중부녀에 한하여 성사를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 중국에서도 가성직자제도가 있었으며 왕요셉이 가성직자가 되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땅은 광대하게 넓고 인구는 많고 사제는 얼마 안되므로 가성직자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왕요셉은 궁중부녀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부녀들이 의문나는 점을 서신으로 쓰면 왕요셉은 샬 신부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다. 1942년에는 영세한 궁녀가 50여명 되었다.
궁녀들 중에는 참회의 육체적 고행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교회에 많은 재산을 헌납하는 궁녀도 있었고 손수 정성스럽게 수를 놓아 제의를 만들어 보내는 궁녀도 있었다. 선교사들은 궁녀들에게 묵주 성쾌 성인유물을 보냈다. 궁녀들은 궁중에 성모 고난 소경당을 설치하고 교우 궁녀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였다.
1940년 선교회 부회장 푸르타도 신부는 궁녀 하나를 단장으로 임명하여 궁중의 교우궁녀를 지도하도록 하였다. 궁중에 소경당을 설치해 놓았다해도 신부가 들어가 미사를 봉헌할 수 없었다.
명나라 말기 황제의 후궁들과 황태자가 천주교 신자였으며 황후의 세례명은 헤레나였다. 총지휘관 방천수(龐天壽)는 천주교신자로 교명은 아킬레우스였다.
명나라 말기 황궁에 영세자가 많았던 것은 유럽과 로마 교황청에 도움을 청하기 위한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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