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의 음식솜씨는 장맛에 달려있다」는 말이 있다. 이는 간장ㆍ된장ㆍ고추장 등 장 종류가 우리 음식의 주조미료로서 음식 맛을 좌우한다는 의미와 함께 장 담그기가 그만큼 우리 생활에서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모영보수녀원은 한국음식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기본조미료인 된장ㆍ고추장을 만들어 팔고 있는데 그 맛과 질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져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다.
성모영보수녀원의 뛰어난 장맛은 발효제나 기타 식품첨가물이 들지 않은 양질의 천연재료를 필요한 만큼 넉넉히 사용하면서 그 과정을 재래식 방법대로 하는데서 나온다.
연간 수녀회 자체 소비용과 피정의 집 손님, 얼마간 구입을 원하는 신자들을 위해 수녀회가 제조하고 있는 고추장에는 고추2천관, 메주가루를 위한 쌀ㆍ콩 3가마, 엿기름을 위한 겉보리 2가마, 찹쌀 4가마가 소비되며, 콩 6백가마 분량의 메주를 쑤어내고 있다.
성모영보수녀회의 원장수녀로부터 30여 년간 내려오는 고추장 담그기 비법을 독자들을 위해 특별히 간추려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을 수확기부터 수녀들의 일손은 바빠지는데 용인에 있는 성모영보수녀원 농장에서 수확한 고추를 보름이상 말려 일일이 닦아내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메주가루는 쌀 콩을 버무려 찐 후 띄운다. 진이 나면 떼어 보름간 볕에서 말려 가루를 낸다. △겉보리를 사다 직접 엿기름을 길러 말린 후 빻아둔다. 가루는 채쳐 고운 것만 이용한다. △수녀들이 직접 말린 태양초를 빻아 고춧가루를 준비한다 △떡 반죽한 찹쌀가루와 이상의 재료를 잘 개어 배합한다.
만드는 순서는 특별히 다를 바 없어도 성모영보수녀회가 자신있게 강조하는 것은 메주가루, 엿기름가루 등 여러 재료를 수녀들이 직접, 정성껏 만들어 준비하며 말릴 것은 자연광에서 충분히 말리고 발효시킬 것은 자연상태에서 충분히 발효시키는 등 자연의 맛, 전통적인 맛내기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성모영보수녀회의 장 담그는 날은 사순절 기간 중 하루를 택일, 20~30여 명의 수녀들이 새벽부터 밤늦도록 원장수녀의 지휘아래 작업한다. 고추장ㆍ된장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은 4년 전부터의 일로, 피정의 집에서 장맛을 본 신자들의 요구가 컸기 때문이다.
현재는 깔끔하고 진한 맛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전국 각지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가격은 개량메주로 만든 시중상품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나 좋은 원료와 위생적 제조방법을 고려하면 비싼 것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재래식 메주는 1말에 1만2천원, 된장은 6㎏에 1만5천원, 2.5㎏에 6천원, 고추장은 각각 4만원ㆍ1만7천원에 팔고 있다.
성모영보수녀원은 노동정신ㆍ겸손을 모토로 하는 한국인수녀회로 76년 선종한 선종완 신부가 1960년 설립했다. 메추리알을 팔아 모은 자금으로 세워졌다고 해서 한때 「메추리수녀원」이라 불리기도 했던 성모영보수녀회는 「장」외에도 토종닭과 달걀 등으로도 유명하며 이 같은 농축산물과 장 종류를 팔아 수녀회 운영은 물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돕고 있다.
현재 서울ㆍ부산ㆍ광주ㆍ인천 등지에 20여 개 분원이 있다.
※문의=과천 영보수녀원(02)502~3166ㆍ4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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