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몰라주고 잊어버리는 사람이 있어도 기뻐하라、네 정신과 육신이 못생겨도 기뻐하라, 사람들이 네 뜻을 반대해도 기뻐하라, 네 뜻이 정해지지 않아도 기뻐하라, 너를 믿어주지 않아도 기뻐하라, 너를 말째로 두어도 기뻐하라, 너를 한번도 참여시키지 않아도 기뻐하라, 너를 쓰지 않아도 기뻐하라, 너를 모든 사람보다 더 중히 여기지 않아도 기뻐하라, 네게 천한 일을 시켜도 기뻐하라』
창립자 성재덕(베드로ㆍ빠리외방전교회 소속) 신부의 이러한「기뻐하라 소비녀」가르침으로 영원하신 하느님의 현존을 묵상하는 서울 성가소비녀회는 1943년 12월 25일 서울에서 처음 설립한 한국인 수녀회이다.
서울 성가소비녀회는 일제 강점 말엽 치열한 제2차 세계대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명의 위협과 식량ㆍ교육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전사자ㆍ고아ㆍ무의무탁자 등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설립당시 서울 혜화동본당 방 한칸으로 버림받고 소외당한 이들에게 하느님의 사랑 방법을 모색한 성가소비녀회는 나자렛 성가정의 가난과 겸손에 가득한 예수ㆍ마리아ㆍ요셉을 본받아 침묵의 관상과 노동의 정신 속에 애주애인의 덕을 배우며 활동해 왔다.
그 동안 성가소비녀회는 불쌍한 이들과 가난한 이, 병든이, 무의무탁한 이들을 수용하고 간호ㆍ보호하는 사도직활동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신비체 가족을 이루려 각고의 노력들을 펼쳐 왔다.
그 좋은 예로 국내 최초로 서울 하월곡동에 위치한 성가병원을 오랜 식별기도 끝에 올해 7월 1일부터 무료자선병원으로 전환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결정 속에는 모든 회원들이 하느님의 작은 여종으로서 합당한 자세를 구하고 주님께서 친히 보여주신「내림의 신비」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내포돼 있다.
이「내림의 신비」는 서울 성가소비녀회를 다른 수도회와 구별짓는 영성으로『하느님과 본질이 같으신 분이시면서 굳이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 하지않고 오히려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으시고 종의 신분을 취하신(필립2, 5~7)』것을 말한다.
즉 예수가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면서도 세상에 내려와 인간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이 낮추심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순종한 것을 뜻한다.
「내림의 신비」를 늘 묵상하는 성가소비녀회는「너희가 여기있는 형제 중 가장 보잘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오25, 40)』하신 성서 말씀을 따라 세상에서 가장 미소한 형제들에게 희생적 봉사에 임하고 있다.
이로써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라는 인신과 예수 그리스도의「내림의 신비」를 깨우치려 진념하면서 작은 여종의 신비를 살고 있다.
1968년 본원을 현거주지인 서울 정릉동으로 옮긴 서울 성가소비녀회는 현재 총회원수가 4백12명이며 이 가운데 종신서원 수녀가 2백36명, 유기서원 수녀가 1백13명, 수련수녀 30명, 청원자와 지원자가 각각 11명, 21명에 달한다.
이들은 전국 교구의 본당 사목은 물론 양로원ㆍ결핵환자 요양원ㆍ가난한 집 혹은 환자들을 방문하며 그들이 필요로하는 봉사를 펴고 있다. 또한 병원ㆍ학교ㆍ해외교포ㆍ군종사목 등도 수녀회 창립의 고유 목적과 교회의 요청에 따라 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 성가소비녀회 회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작은 여종으로서 나자렛 성가정의 숨은 활동을 통해 겸손과 순종의 덕을 본받아 평범 속의 비범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예수ㆍ마리아ㆍ요셉을 수도회의 은사로 모시고 있는 이들은 예수께서 스스로 낮추심으로 인해 드러낸 사랑의 특성과 성모마리아께서 하느님 부르심에 종이 되시고, 성요셉의 의로운 종 역할을 생활 중에 실천해 왔다.
또한 이들은 최근 수도회 고유 목적을 쇄신시키고 거듭나기 위한 일환으로 서울 성가병원을 무료자선 병원으로 전환, 한국교회의 병원사목에서 소외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지상에서 보여주는 선두주자로 나서 새전기를 마련했다.
「내려감 없이는 결코 올라감이 있을 수 없다」는 자세로 성가소비녀들은「기뻐하라 소비녀」를 생각하고「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묵상결과를 토대로「내림」의 나무에 풍성한 주님의 은총열매가 맺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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