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종(毅宗) 황제의 창고 속에서 우연히 서양악기 하나가 발견되었다. 이것은 마태오 리치 신부가 신종 황제에게 진공한 것이었다. 의종 황제는 이 악기 소리를 듣고 싶어하였으나 악기가 워낙 오래되어 샬 신부가 수리를 맡아하였으며 의종 황제는 그 악기와 비슷한 악기를 만들라고 명령하였다. 샬 신부는 하남성에서 선교하고 있던 서복원(徐福元) 수사를 북경으로 불러들여 그와 함께 서양악기를 만들었다.
샬 신부는 1638년 북경에서 약 1백50㎞떨어진 곳으로 선교 여행을 한 일이 있으며 이곳에서 50여명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성체성사를 주었다.
중국의 천주교가 순리적으로 발전한 것은 천문학자 샬 신부와 작퀘스로 신부의 덕(德)이었다. 1683년로 신부가 서세한 후에는 완전히 샬 신부 1인의 공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자성(李自成)이 반란을 일으켜 북경까지 점령하였으며 북경 예수회 부근에도 이자성의 반란군들이 관청과 민가에 마구 방화를 하여 온통 화염에 싸여 있었다. 샬 신부는 화살에 맞은 사람들을 예수회 수사원으로 끌어들여 치료를 해주었다.
예수회 수사원은 다행이 불에 타지않았는데 반란군들이 천주교 교당이 불에 타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는 길에서 불덩이를 일곱번이나 던졌는데 불은 저절로 꺼지고 예수회 수사원은 무사하였다.
예수회 수사원에서 50보쯤 떨어진 곳에 중국인들의 민간신앙인 묘우(廟宇)가 있었다. 수사원 대문안에 마른 건초 한다발 놓아두었는데 반란군들이 던진 불덩이가 날아와 건초에 불이 붙었는데 갑자기 일진 광풍이 불면서 불붙은 건초가 바람에 날아가 묘우 안에 민신 우상이 많이 있었는데 우상에 불이 붙어 묘우가 모두 소실되었다.
또한 샬 신부는 수사원 부근에 세집 하나를 얻어 천문학 등 과학서적 인쇄용 나무를 저장해 두었다. 당시는 목판 인쇄였으므로 나무가 많이 필요했다. 그 집에도 불이 붙었으나 살짝 지나가기만 하고 타지 않았다. 샬 신부는 흡천감 일을 그만두고 선교에만 전념하려고 했는데 이일이 있은 후 천주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천문학에 관한 일을 계속하기로 결심하였다 한다.
청(淸)은 이자성의 군대를 몰아냈으며 북경은 다시 청의 통치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청은 한인(漢人)들을 3일 이내에 북경에서 천출(遷出)하게 하였다.
샬 신부도 또한 마땅히 북경을 떠나야만 했다. 그래서 샬 신부는 민첩하게 서류를 작성하여 새로 수립된 청 정부에 제출하였다.
샬 신부가 작성하여 제출한 서류 내용은「자신은 유럽의 선교사인데 성서책 과학서적 성상들을 도저히 3일 이내에 완전히 옮길 수 없으며 또한 역법(曆法)을 개량하기 위한 서적과 인쇄용 각판(刻板)은 손상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사하기 곤란하다」라는 내용을 써서 새 정부에 제출하였는데 샬 신부의 청구가 허용되어 북경에 머무르게 되었다.
명(明) 황실에서는 유럽의 교우들과 로마 교황청에 구원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교우신 후궁들은 청나라 군사들에 의해 송치되어 북경 교외에 수금되었다.
샬 신부는 직접 그들을 방문할 수 없으므로 사람을 대신 보내어 그들을 위로하여 주었다.
청(淸) 정부의 흠천감 감정으로 임명
청은 한족(漢族)에게 만주식 복장을 하고 머리도 만주식으로 하나로 따서 늘어뜨리도록 강요하였다. 샬 신부도 어쩔 수 없이 만주식 옷을 착용하고 머리도 하나로 따서 늘이고 만주식 관모를 썼다.
한편 샬 신부는 1645년 역서(曆書)를 완성하였다.
샬 신부는 1645년 8월 10일에 지도 6장 의기(儀器) 3개 혼천의(渾天儀) 망원경 등을 정부에 기증하였으며 1644년 9월 1일 일식(日蝕) 시각을 예고한데로 정확하게 맞추었다.
중국 천문학에는 중국학파와 회회학파(回回學派) 두개의 학파가 있었는데 둘 다 일식 월식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였으며 역서를 만드는데 있어서도 계산을 잘못하여 틀리게 누적되어 손을 델 수 없을 정도였다.
황제는 샬 신부가 일식시간을 정확하게 맞추자 대단한 찬사를 보냈으며 천문학자들은 샬 신부에게 배우라고 명령을 내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