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부소장님께서 미결 남자 재소자 한명 상담을 부탁하셨다. 그는 백내장이 심하여 두 눈이 실명되어가는 사람이었다.
수술 비용을 부탁해줄 독지가도 부탁했다.
『저는 나이가 올해 54세 입니다. 이름은 김지수이고요. 하늘 아래 애미도 없는 아들 자식하나밖에 없는데 그애는 애비를 닮지않아 국민학교 밖에 안나왔지만 리어카 행상을 하다가 여고 출신 아가씨를 만나 새마을 회관에서 결혼식을 하여 지금은 손녀딸들을 낳았고 포장마차 하면서 잘살고 있다』고 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소매치기로 손버릇이 나빠 전과 5범인데 충청도 시골시장에서 부인 핸드백 속에 든 현금 2천원을 꺼내다가 잡혔습니다』했다. 그는 누범자인 관계로 징역 2년에다가 감호 10년을 선고 받았다. 요즘 세상은 전과 하나만 있게되면 전과 늘어나기는 매우 쉽다.
한때 경찰들이 껀수 올리기에 급급하여 억울한 일도 많았다. 1981년 전두환 대통령시절 「사회보호법」이란 못된 법이 제정됐다. 감호소는 안동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이상 산골로 들어가면 진보면에 청송 마을이 있다. 70여만평이 넘는 넓은 대지에 경비 교도대본부가 있고 교도소, 1감호소, 2감호소 세개의 큰 교정시설이 있고 완전히 산으로 둘러 싸여있는 외각지대이다. 일종의 빠삐용 감옥을 연상케 한다 그것은 전국 어디서 가도 당일로 다녀 올수 없는 멀고도 교통이 매우 불편한 곳이다.
같은 종류의 죄 또는 유사한 죄를 두번 이상 지은 자로 실형3년이상, 또는 금고이상의 형을 받고 3년이상 살았거나 그형의 일부를 살았거나 면제 받은자로 실형전과 세번 이상 인자가 최종형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받았거나 면제받은후 다시 동종이나 유사한 죄를 범한 상습성이 있다고 인정될때 그가 받은 징역을 다 마쳤어도 사회 보호법을 적용(감호소에 보냄)하여 보호감호 7년, 내지 10년을 적용해 오던것을 야당 국회의원들의 거센 반발로 말미암아 7년이하로 변경되었다.
사회보호법이 새로 제정된 당시엔 국가시책에 따라 한때 감호 처분을 많이 내리던것을 요즘은 많이 삼가하고 있는 셈이어서 참 고맙게 생각한다.
죄없는 직원들도 그곳으로 발령을 받으면 이산가족이 되어 가정을 떠나 똑같이 귀양살이를 하게된다. 전과자를 격리 시킨다고 해서 이 사회가 정화되는 것은 아님을 현실이 증명해주고 있다. 그 시설은 하루속히 생산 공장으로 운영되어 젊은이들에게 일거리를 주게해야 할것같다.
한세상 불우하게 태어나 부모의 얼굴조차 모르고 외롭게 성장하면서 소년원부터 드나들다가 상습이 되어 그곳에 가게된 젊은이들도 많다. 그곳에서 늙고 병들어 출소하게 되면 갈곳없는 노인들이 세상에서 천국에 가는 마지막 정거장과 같은 꽃동네로 보내진다. 그중에는 강요된 자백에 의해 억울하게 가게된 사람들도 있다.
김지수씨의 백내장 수술을 익명으로 공안과 원장님께서 잘 해주시어 1주일만에 광명을 다시찾게 되었다.그 재소자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웃어 본다며 밝게 웃었다. 그후 처음 맛본 따뜻한 인간애로 인해 영신의 눈까지 떠서 지금은 출소하여 독실한 천주교 신자가 되었다.
교도소사목 오랜 경험을 통하여 미루어볼때 격리나 구금보다는 적극적인 교화활동으로 하느님의 은총과 진정한 인간의 따뜻한 사랑에 의해 사람은 아주 쉽게 변화될 수 있음을 나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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