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많은 가톨릭신자들이 교회의 장례예절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갑작스런 상(喪)을 당했을때 당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우리나라의 전통상례(喪禮)는 중국의 주자가례(朱子家禮)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때문에 상당히 복잡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형식에 치우쳐 있으며 특히 그리스도인으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따라서 위령성월을 맞아 죽음에 대한 신앙적인 의미를 돼새겨 보면서 임종에서 탈상까지의 교회의 상례에 대한 절차 및 유의사항 등을 알아본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목적이 주님의 부르심에 기쁨으로 응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때 주님의 부르심에 자신을 탈바꿈시켜 답하는 것이 죽음이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자세는 보다 응답적이요 긍정적이어야 한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세상을 떠난 이들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우리들이다. 따라서 비록 죽음이 고통이요 큰 슬픔이지만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모든것을 닮아야 하고 뒤를 따라야 하므로 죽음마저도 그리스도와 같이 죽고 그리스도와 같이 부활해야 한다는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많은 신자들은 친지나 가족의 죽음에 직면했을때 죽은이의 영생을 위해 기도하기에 앞서 죽음 그 자체에 대해 크게 슬퍼하는가 하면 심지어 하느님의 존재까지 부인하는 경우가 있다.
교회는 신자들이 육신의 삶에 연연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죽음에 동참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을 통한 영원한 생명을 얻을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평소에 죽음을 깊이 묵상하면서 모든것을 주님께로 향하는 굳센 믿음을 보여 주고 영생을 위한 준비로서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할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것이다.
■임종
임종은 죽은이 뿐만 아니라 남아 있는 가족에게도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따라서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은 죽은이가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임종을 맞을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배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임종전 할일
병자의 임종이 임박하면 큰 소리로 운다거나 당황하지 말고 침착해야 한다. 아직 병자 성사를 받지 못했다면 급히 사제에게 연락을 하고 대세는 가족 또는 봉사자중 누구나 베풀수 있다. 이때 임종기도는 계속 바쳐야 한다.
▲임종후 할일
임종기도중이라도 병자가 운명하면 운명기도를 바치고 임종자의 양손을 가슴위에 얹고 고상이나 묵주를 쥐어준 다음 얇은 이불을 덮어 준다. 그리고 즉시 의사로 하여금 사망한 것을 확인케하고 소속 본당 연령회ㆍ선종봉사회 등에 알려 장례미사ㆍ묘지 등 장례에 필요한 여러가지 도움을 받도록 한다.
■상례(喪禮)
상례란 임종에서 탈상까지의 모든 예절을 말한다. 상례는 한 집안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 지역공동체의 일이기 때문에 상주(喪主)와 봉사자들은 서로 도와주면서 일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불필요한 허례허식이나 낭비를 피하고 그리스도교 정신에 맞는 경건한 상례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수시(收屍)및 밤샘기도
임종이 확인되면 깨끗한 솜으로 코와 귀를 막고 눈을 감기고 입을 다물게한 다음 손은 십자형으로 오른손이 위로 오게해 묵주를 감아 준다. 경직현상이 일어나기 전에 손발을 주물러 펴주고 가능하면 서늘한 곳에 비닐장판이나 나무판을 깔고 베개를 베고 모신다. 시신을 병풍ㆍ가리개 등으로 가리고 휘장을 친후에 종이ㆍ백포를 깐 상을 차리고 십자고상을 중심으로 옆에는 고인의 사진을 놓고 앞에는 양쪽에 촛불을 밝히고 향을 피운다. 휘장 중간쯤에 고인의 성ㆍ본명을 써서 붙이고 성수와 성수채를 준비한다.
가능한한 많은 신자들이 유족들과 함께 죽은이의 빈소를 지키며 끊임없이 밤샘기도를 바칠 것을 권유한다. 연도는 가능한한 끊임없이 바치는 것이 좋다.
▲염습(殮襲) 및 입관
시신을 정성껏 씻겨 옷을 입히는 과정이 염습이다. 따뜻한 물이나(쑥을 끓인 물도 좋다) 알콜로 시신을 깨끗이 닦은후 수의를 입힌다. 수의는 면직 등 자연섬유 계통으로 만들어 입히되 너무 호사스럽지않게 만들어 입히는데 평소 고인이 즐겨 입던 옷중에서 골라 단정하게 입히는 것도 좋다. 그러나 화학섬유계통의 옷은 절대 피해야 한다.
▲상가방문
단정한 옷차림과 기도하는 마음으로 상가를 찾아가 유족 또는 호상에게 어디에서 왔다는 것을 알린뒤 안내를 받아 시신이 있는 방으로 가서 시신에게 고개숙여 존경의 예를 한후 성수를 뿌리며 『주여, 고인(혹은 세례명)에게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소서』하고 기도를 한다. 여럿이 갔다면 그중 한사람이 성수를 뿌리고 나머지는 아멘으로 응답한다. 연도가 끝난후 성가를 부르고 다시 유족들에게 위로의 인사를 나눈다. 만일 연도를 바칠때 외교인 조객이 많은 경우에는 조문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 주는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죽은이만이 신자이고 유가족이 비신자일때는 그 집안 풍습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 하다. 다시말해 신자들이 상가집을 방문했을때 성수를 뿌리고 연도만을 바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유가족이 비신자일 경우엔 분향과 두번 절을 한후 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조의금도 금액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작은 정성을 표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분향제례 또는 연도가 끝난 후 상가집에서는 방문한 이들에게 술과 음식을 내놓게 마련인데 많은 신자들은 상가집의 번거러움을 덜어 주고자 거절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때에는 단순히 기도만 바치고 나오기 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음식을 나누면서 고인의 생전에 행한 선행들을 얘기하면서 유족들을 위로하는 것이 좋다.
▲출관
출관전 유족들은 관앞에서 촛불을 켜들고 모든 참석자는 고상을 향해 무릎꿇거나 서서 지침서에 있는 기도를 바친다. 출관예절후에는 그 지방풍습대로 행렬을 지어 시신을 성당으로 모셔간다. 맨앞에 십자가를 선두로 양쪽에 촛불을 켜들고 다음에는 고인의 영정을 모신 사람이 앞장선다. 관을 들때는 시신의 발이 앞으로 가도록 들고 유족들과 참석자들은 고인의 뒤를 따르면서 시편을 노래한다.
▲장례미사
장례미사는 모든 연중주일과 부활3일ㆍ대축일ㆍ대림시기ㆍ사순시기ㆍ부활시기의 주일에는 못드리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미사없이 장례식을 거행하는 경우 일단 성당에 들어 갔으면 말씀의 전례와 고별실(사도예절)은 반드시 거행해야 한다.
장례미사끝에는 고별식이 있는데 고별식은 교우들 단체가 마지막으로 떠나는 교우에게 인사하는 예식이다. 사제의 권고로 시작되는 고별식에는 성수를 뿌리고 향을 드리고, 송별가를 부른다. 따라서 고별식이 모든 장레식의 절정임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고별식은 장례식이 있을때만 할 수 있고 시신없이는 고별식을 거행하지 못한다.
▲묘지행렬
성당에서 고별식이 끝나면 유해는 영구차 또는 상여행렬로 묘지로 운구하게 되는데 이때 계속해서 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묘지에 도착하면 유해의 머리맡에 십자가를 들고 있거나 두고 유가족은 촛불을 들고 하관전 예절을 거행한다. 예절이 끝난후 관을 무던에 내리고 나면 참석자들은 무덤에 성수를 뿌린다.
▲탈상
보통 교회에서는 초상후 삼우제(죽은지 5일째)에 탈상을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탈상후라도 가능한한 영정과 초ㆍ향불로 준비된 상을 집안에 모셔두고 매일 위령기도를 바치는것이 좋다.
위령미사의 봉헌시기와 횟수는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보통 장례ㆍ상우제와 30일째에 그리고 매주기마다 봉헌하는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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