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는 세상에 있는 물질、즉「재화」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그 자체에 어떤 윤리성을 부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재화를 사용하는 측면에 있어서는 여러 원칙과 방안을 제시、재화가 공동선을 증진시키는데 더 많이 사용될 수 있도록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을뿐만 아니라 윤리성도 부여하고 있다.

교회의 재화 또는 소유권에 관한 가르침은 수많은 문헌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특히 제2차 바티깐 공의회 문헌 중「현대세계의 사목헌장」과 교황회칙「민족들의 발전」「사회적 관심」「노동하는 인간」「노동헌장」등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 있다.

이들 문헌을 종합해 볼 때 교회는 재화에 대한 가르침을 주는데 있어 우선적인 기본전제로『하느님께서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모든 사람과 모든 민족이 이용하도록 창조하셨고 따라서 창조된 재화는 사랑을 동반하는 정의에 입각하여 공정하게 풍부히 나뉘어져야 한다』면서『누구나 이 재화를 사용함에 있어서 개인의 사유물로만 여기지 말고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유익을 줄 수 있도록 사용하라』는「재화의 보편적인 목적」을 항상 강조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교회는 이 같은 원칙에 입각、모든 사람은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넉넉한 재화를 소유할 권리를 가지며、빈곤의 극을 겪고 있는 사람은 필요한 것을 타인의 재화에서 취득할 권리를 가진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한 교회는 이러한 기본전제 아래서 역사적으로 항상 문제가 되어왔고、오늘날 한국사회에서도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사유재산권의 남용문제를 명확히 밝혀주고 있다.

즉、교회는 어디까지나 재화의 보편적인 목적성에 예속되어야 하며 그 목적을 방해하는 사유권은 남용이라고 가르치면서、공동선을 침해하고 재화의 보편적 목적성을 방해하는 사유권은 필요한 만큼 제한되고 규제되어야 한다는 지침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침 때문에 교회가 사유권을 반대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 교회는 사유권과 사유재산제도를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또한 사유권을 자유라는 기본권의 연장이라고 보고 있다.

단지、교회가 강조하는 것은 사유권이 남용될 경우、부동산 투기와 이에 따른 막대한 불로소득、사치와 과소비 등 중대한 사회 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유권의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는 차원인 것이다.

교회는 이와 더불어 사유재산을 사용하는 기본적인 윤리를 제시해 주고 있다.

첫째、재화는 아무리 자기의 것이라 할지라도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이므로 책임성있게 관리해야 하며、『기아로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먹을 것을 주지 않으면 그대가 그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는 교부들의 말씀처럼、각자의 능력대로 자기 재화를 나누어 주고 자립 발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사용해야한다.

둘째、그리스도인의 소명에 따라 물건을 사용함으로써 사치와 낭비에 빠지지 말고 자기의 발전과 타인과의 협력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셋째、신자들은 현대의 산업이나 기업체제에 뒤떨어지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발전시키고 건설해야 하며、유통경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서로 고른 혜택을 받도록 도와야 한다.

넷째、미래에 대한 준비로서 정당하고 적합한 저축을 할 의무가 있으며、투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한다는 차원에서 오늘과 내일의 사람들을 위한 충분한 노동의 기회와 수익을 보장하는 것에 기여하도록 한다.

교회는 이 같은 여러 가르침을 제시하는 것과 함께 재화의 축적과 사용이 이뤄지고 있는 사회의 구조적인 측면도 크게 강조하고 있다.

교회는 어떤 한 사람이 재화 축적과정에 있어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그 사회의 경제구조로 인해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고、궁국적으로는 공동선을 저해하는 현상이 오늘날의 현대세계에서도 비일비재 일어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신자들에게 잘못된 경제구조에 대한 끊임없는 경각심을 갖도록 요청하고 있으며、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와관련 교회는『경제발전은 인간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면서『과도한 경제력을 가진 소수의 인간이나 집단의 전제(專制)에 맡기거나 한 정치단체나 몇몇 강대국의 전제에 맡겨서는 안되며、가능한한 각계각층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발전 방향 제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일깨우고 있다.

예를들어 교회는『기업 안에서 각 사람은 각자의 직무에 따라 업무상 필요한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적절히 규정된 방법에 의하여 모든이가 기업 운영에 적극 참여하도록 촉진해야 한다』면서『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발언권이 약한 노동자들에게 경제생활의 올바른 질서를 수립하는데 이바지 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자유로이 조직할 권리와、아무런 보복의 위험없이 조합활동에 참여할 권리를 주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교회는 이같이 재화에 대한 교회의 시각、재화의 사유권과 남용、재화의 축적과정에 있어서의 협력 등을 세세히 제시해 온 것과 함께 한편으로는 항상『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수 없다』(마태7、24)、『너희는 있는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루가12、33)는 성서의 말씀을 상기시켜 왔다.

다시말해서 교회는 재화에 대한 그 사람의 마음가짐과 사용여부에 따라 재화가 하느님께 나아가는 수단이 될 수도 있고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긴장관계를 설명하면서「나눔」을 크게 강조해 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재화」자체에 대한 집착은 자신의 영혼을 해치며、그 재화의 노예가 될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가르쳐왔다고도 볼 수 있다.

현대세계의 사목헌장은 이와 관련『무수한 대중이 생활필수품도 소유하지 못하는데 비해 어떤 사람들은 호화로운 생활도 재화를 낭비하고 있으며、소수의 사람들은 막강한 결정권을 누리고 있는데 비해 다수의 사람들은 비인간적인 생활조건과 노동조건에 처해 있다』고 인간다움의 상실 현상들을 보고하면서『경제적으로 발전한 지역일수록 마치 경제의 지배를 받고 있고、개인 생활과 사회생활 거의 전부가 경제 만능주의에 물들어 있다』고 지적재화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에 부합되는 새로운 생각과 태도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