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0여년전 일이다. ○○교도소에서 구정을 앞두고 대낮에 도주 사건이 있었다. 주민이 협조해 주어 긴급 출동한 직원에 의해 다행하게도 빠른 시간에 잡히긴 했지만 알고보니 아주 큰일이 날뻔 했다.
교도소 철공장에서 칼을 몰래 만들어 가지고 구정날 크게 한탕할 목적으로 세사람이 모의하여 일어난 일이었다.
이런 경우 그 재소자는 독방에 들어가 묶여서 두달간 징벌을 받게되고, 또 재판부에 의해 형량이 추가된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예수 부활 대축일이 돌아오는 무렵이었다. 나는「죄는 미워도…」라는 말을 생각하며 그들이 비록 신자는 아니지만 무슨 방법으로든지 그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용기를 주고 싶었다. 적은 액수지만 교통비에서 1인당 2천원씩 영치금을 넣어 주려고했다.
그런데 교도소측에선 징벌중인데 주어야 옳으냐 등으로 논쟁이 있었던 끝에「수녀님의 정성을 봐서」통과 되었다고 한다.
며칠후 직원이 전화로 알려 주었는데 그 작은 나의 정성이 큰 효과를 보았다는 것이다. 그들이 숙연해 지면서『그 돈이 어떤 돈인데』하며 소중히 간직하고 착하게 살아 보겠다고 다짐해 보이면서 종교 서적을 읽게 해달라고 청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나의 작은 정성이 그들 마음에 전해진 것이다. 하찮게 보이는 적은 일도 진심에서 한 일이라면 소중하여 상대편 마음을 크게 움직일수 있다는 것과 아무리 흉악 무도한 죄인이라도 사람의 본심은 원래 착한 것임을 체험하게 되었다. 그는 다른 곳으로 이감가서 결국 천주교 신자가 되었다.
무슨 이유로 구속 되었든간에 경험에 비추어 볼때 출소하는 길은 대개 세가지로 볼수 있다. 첫째, 본래 착했던 사람이 들어와 감방 동지에게 더 큰 죄에 대한 기술을 배워 가지고 나오는 멸망의 길과 둘째, 구속된 후로 아무런 반성이나 노력없이 그저 만기 출소 날만 기다리며 서성거리다가 나오는 사람. 셋째, 원래 양심법도 모르는 무지 상태에서 밑바닥 생활을 하던 사람이 그곳에 들어와 무슨 종교로든지 진정으로 교화되어 생명의 길로 나오는 전화위복의 길 등이 있다.
전자의 두부류 사람의 경우 그들은 출소후 얼마 안가서 재범하고 틀림없이 또 들어올수 밖에 없다.
『십자가를 사랑과 믿음이로 받아 안으면 십자가가 나를 업고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지만 반대로 십자가를 피하면 더큰 십자가가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고통은 피하거나 그앞에 주저앉아 울것이 아니라 신앙으로 끌어 안고 뛰어 넘어 승화시키는데 큰 의미와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통은 보통 내탓으로 많이 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영신적 성장과 유익을 위하여 주변으로부터 주어질수도 있다고 본다. 또 어떤 경우엔 불행이나 질병을 우리 편에서 자초하는 수도 있다.
위의 경우엔 결국 자기가 빠질 함정을 스스로가 음모, 계획하고 희생과 수고까지 하며 구더이를 파고 있는 어둠의 아들들의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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