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남터성지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한국교회 최초의 한국인남자수도회로, 1953년 10월 30일 무아(無我) 방유룡 신부에 의해 창설됐다.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와 그 동료 순교자들을 수호자로 모선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순교정신으로 자기완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복음전파에 매진하는 수도공동체다.

창립자의 가르침과 회헌, 지도서에 나타나 있는 복자 수도회의 영성은 성서를 바탕으로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면을 많이 가미한「무사무욕(無邪無慾)의 면형사제(麵形司祭)가 돼 자기자신을 봉헌하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영성의 중심되는「면형사제」란 말의 뜻은 미사전례 중 봉헌예절시 누룩없는 순수한 빵이 봉헌되듯이 복자회 수도자들도 순수하게 정화된 자기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자는 정신이다. 순수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복자수도회는 순교자의 삶을 본받아 매순간 결단을 요구하는 순교정신으로 자기극복의 힘든 과정을 거치며 복음전파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방유룡 신부는 1946년 개성본당 주임 신부로 재임 중 한국인 수녀회인 한국순교복자수녀회를 창설한데 이어 곧바로 남자수도회 설립준비에 들어갔으나 6ㆍ25로 지연 돼 휴전성립 직후인 53년 10월 창립미사를 봉헌하게 됐다.

남자수도회 역시 방 신부가 당시 사목을 담당하고 있던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첫 지원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미사 봉헌으로 출범했는데 외국 본원의 원조아래 출범하는 외국수도회와 달리 순수 한국인수도회로 출범하는 어려움은 실로 컸다.

수도회 창립 초기 지원자들은 거처할 집이 없었으므로 제갇ㅎㅇ본당의 낡은 부속건물에서 생활을 시작했으며 54년부터 1년여 이상을 명동성당 구내 빈터에서 천막생활을 영위하며 수도회 창립에 따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56년 성북동 90번지에 건물(현재의 신학원)을 지어 복자회수도자들이 기도하며 활동할 수 있는 첫번째의 수도원을 마련한테 이어 첫 서원 미사가 봉헌된 57년에는 새남터성지에 첫번째 본원을 설립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어 교황청으로부터「한국에서 꼭 필요한 수도회」로 인가받은 59년의 제주교구서 서귀포분원 설립ㆍ61년 인천교구 만수동분원 설립ㆍ69년 수원교구 인천분원 설립ㆍ79년 제주분원의 피정 및 교육회관 축성ㆍ86년 새남터순교성인 기념성당 완공을 보는 등 계속 성장、발전해왔다.

1984년 수도회창립 후 첫 공식총회를 개최, 창립정신에 따른 새로운 발전적 생활결의를 다진 복자수도회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지체들로서 그리스도의 복음선포를 위하여 선한 인성과 깨끗한 양심 그러고 성숙한 인격 형성에 힘쓰며 교회를 위한 수도자로서의 자기 발전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특히 수호자인 성 안드레아와 그 동료순교자들이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의 가난한 자 되어 새로운 가치의 제물봉헌이 되었듯이 복자회 수도자들도 확장과 완성을 지향하는 교회의 뜻에 따라 완전한자 되기를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

현재 성직자 4명ㆍ종신서원자 16명ㆍ유기서원자 11명ㆍ신학생 19명을 비롯 청원자 지원자 수련자 등 모두 61명의 가족이 활동 중인 복자수도회는 회원파견을 요청하는 곳은 많지만 이들 회원의 절반이상이 교육을 받고 있는 상태라 회원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창설자의 정신을 따라 복음선포를 위한 본당사목ㆍ교육 및 의료사업을 주목표로 창설된 복자수도회는 인천ㆍ제주분원에서 피정의 집ㆍ기도의 집ㆍ농장 등을 관리 운영 하고 있으며 본당과 성시에 회원들을 피견, 본당사목과 교리교육ㆍ성지순례자에 대한 순교정신교육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의료사업에도 참여해 경기도 이천 성 안드레아신경정신병원(축성식문 9월예정)을 개원, 정신질환자 진료에 나섰다.

복자수도회는 88년부터 필리핀 마닐라의「라디오 베리따스」에 회원을 파견, 현재 2명의 수도자가 한국어방송일부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등 해외에도 진출하고 있다.

또한 57년 새남터순교성지 첫 분원 설립 이후 서울ㆍ인천ㆍ수원ㆍ제주교구에 7개의 분원을 설치하고 있는 복자수도회는 앞으로 대전교구의 요청에 따라 해미성지에 회원을 파견, 91년 3월경 해미분원을 설치해 성지관리 및 성지순례자들에게 순교정신을 교육할 계획이다.

입회자격은 30세미만의 영세한 고졸이상의 학력소지사이며 입회 후 사제지망자는 신학교에, 평수사 지망자는 교리신학원ㆍ수도자신학원에 각각 입학하게 된다.

입회자들 중 일반대학에도 진학해 특수과목을 전공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성소모임은 매월 셋째주일 오후2시 서울 성북구 성북2동 241~1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전화번호는 (02)745~0157, 744~4702